연수 학생, 채영 학생에게
두 분이 처음 복지관에 왔을 때를 기억합니다.
설렘과 긴장, 그리고 ‘무엇을 배우게 될까’ 하는 기대가 함께 담긴 표정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한 달이 지난 지금은 그 표정 속에 한층 단단해진 마음과 자신감이 더해져 있습니다.
비가 오던 잔칫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테이블을 옮기고 준비물을 챙기던 두 분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초대받은 주민분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처음엔 조금 낯설었던 자리도 금세 웃음과 대화로 가득 찼습니다. 그 자리는 단순한 잔치가 아니라, 두 분이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당사자가 주인되게 거든 자리였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정말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주신 주민분들의 표정 속에는, 두 분이 거들어 만든 따뜻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들이.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당사자가 주인되는 나들이로 잘 거들었습니다. 아침부터 각자 이웃과 나눠먹을 음식도 챙겨오시고, 계곡 나들이에 필요한 준비물도 챙겨오셨습니다. 서로 도우며 짐을 나르던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이미 그 자리는 두 학생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주성과 공생성을 잘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홍 씨 어르신은 새벽부터 방앗간에 들러 절편을 준비해 오셨고, 장 씨 어르신은 수술 직후에도 본인의 일정도 뒤로 한 채 이웃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참여해주셨습니다. 황 씨 어르신은 부탁드린 물품을 잘 준비해오셨고, 박 씨 어르신은 나들이 내내 주민분들의 사진을 찍어주시면서 계곡에서의 중요한 4가지 포인트를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잘 이뤄질 수 있었던 건 채영, 연수 학생이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성심껏 거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들이 모여 관계를 맺고, 추억을 쌓아가면서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순간은 당사자 수료식입니다. 두 분이 정성껏 준비한 사진첩, 영상, 그리고 주민분들에게 정성껏 쓴 편지 덕분에 감사와 감동이 넘쳤습니다. 편지를 읽고 주민분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그동안 애썼다, 고마웠다 인사 나눌 때 벅찬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한 달동안 채영, 연수 학생이 주민분들을 어떻게 만났고, 실습했는지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한 달 동안 두 분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사회사업의 본질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도 이웃과 인정이 생동하는 모습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학생이 잘 뿌려준 관계의 씨앗을 앞으로 저희가 더욱 지역사회 곳곳에 퍼질 수 있게 성심껏 거들겠습니다.
수료사를 마무리하며, 두 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연수 학생은 끝까지 한결같이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힘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의견을 묻고, 의논하며 다음 계획에 잘 반영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덕분에 나들이와 잔치가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모두의 의견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태도는 앞으로 사회사업 현장에서 큰 강점이 될 것입니다.
채영 학생은 관계 속에서 분위기를 살리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잔치와 나들이에서 웃음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주민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 실습일지 속에서 그 경험과 의미를 꼼꼼히 정리하는 모습도 훌륭했습니다.
실습은 오늘로 끝나지만, 두 분이 배우고 경험한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현장에 나왔을 때도, 오늘처럼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는 실천을 마음껏 누리길 바랍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도와 이런저런 문제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누구나 살만하고, 정겹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은 동네를 만드는 일에 힘써주길 기대합니다.
연수 학생, 채영 학생. 한 달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두 분의 따뜻한 마음과 부지런한 발걸음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방화11에서의 이 시간이 두 분의 사회사업 인생에서 오래도록 힘이 되길 바랍니다. 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5년 8월 1일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선배사회사업가 권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