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_한용운
봄물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한 달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습니다.
속 타는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은 하릴없이 흐르기만 합니다.
6월 18일, 1103동으로 면접 보러 가는 길에 시원한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한 여름 날, 추억과 낭만 쌓아갈 이곳에서 뜨겁게 보낼 준비가 되었느냐는 물음 같았습니다.
8월 16일, 1103동을 떠나는 길에 따스한 사랑비가 내립니다.
한 여름 날, 추억과 낭만으로 흠뻑 젖은 가슴안고 이제 저의 곳에 돌아가려합니다.
뜨거운 태양 빛 아래서 지나보낸 한 달을 곰곰이 곱씹으면, 한 단어가 떠오릅니다.
‘사랑’.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한 켠에 두고두고 남을 사랑일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 봄물보다 깊은 사랑
‘한 여름날의 낭만 잔치’라는 과업으로 1103동 이웃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와보는 낯선 동네, 처음 만나는 사람들.
모든 게 새로운 이곳에서, 누구를 만나야 할까,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
찾아가도 될까? 거절 하시면 어떡하지?
막막함과 두려움에 댁 앞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를 몇 번이고 했습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걱정을 사서 한다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여러분은 처음 보는 낯선 두 학생을,
봄처럼 따스한 미소로 반겨주셨습니다.
볕처럼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셨습니다.
별처럼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주셨습니다.
귀하게 여겨주시고 사랑으로 살펴주시던 눈길을 기억합니다.
딸처럼, 손녀처럼 보듬어주시던 손길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얼어 있던 마음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온, 깊은 봄물이 마음에 흐릅니다.
봄물보다 깊은 여러분의 사랑에 고맙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가을 산보다 높은 사랑
‘한 여름날의 낭만 잔치’라는 과업으로 1103동 가운데 이웃 인정 살아나기를 바랐습니다.
이웃들이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며, 정을 주고받는 사람살이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살아가고 계시는 1103동 이웃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서로 사랑 주고, 사랑 받는 모습 보았습니다.
“우리는 한 식구 같아.”
“여기는 서울이지만, 시골집 같지.”
“우리가 갈 수가 없잖아 고향에. 그래도 여기가 제2의 고향이지.”
애정으로 당신 삶터를 가꾸어 가시며,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제가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보고, 가슴에 새겼습니다.
“이러므로 사회사업가로서 꿈꾸는 세상은 문제가 없는 곳이 아니라,
그래도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 만한 곳,
고운 정이든 미운 정이든 정붙이고 살 만한 곳,
‘사람 냄새’ 나는 곳, 인간적인 세상입니다.“
도시가 삭막하다고 합니다. 인정이 메말랐다고 합니다.
너와 나를 가르려는 수많은 어려움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마다, 여러분을 기억하겠습니다.
1103동 좋은 이웃들의 삶과 사람살이를 떠올리겠습니다.
도시에도 인정이 있다고,
너와 나를 가르려는 상황에도 ‘우리’로 살아갈 수 있다고 묵묵히 외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높은 가을 산에, 울긋불긋 단풍 물들 듯 정든 이곳에서,
여러분께 보고 배운 대로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달보다 빛난 사랑
15층, 7층, 13층, 3층, 11층에서 모였습니다.
아무것도 준비할 것 없다고 하셨지만,
함께하는 이웃들을 떠올리며 귀한 음식들 한 상 가득 차리셨습니다.
껍질을 일일이 벗겨놓은 감자, 쫀득쫀득 옥수수, 달콤 아삭 복숭아, 시원한 수박, 큼지막한 계란, 매콤 달콤 떡볶이, 쫄깃하고 바삭한 부침개, 사르르 녹는 빵….
푸짐하게 차리시고 이웃들을 알뜰살뜰히 챙기셨습니다.
먹어라. 또 먹어라. 잡사봐라. 더 있으니 마음껏 먹어라.
아무런 조건 없이 그저 사랑으로 섬기셨습니다.
그렇게 풍성한 음식 곁들여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셨습니다.
위로와 격려, 칭찬과 감사가 오갔습니다. 참 정겨웠지요.
이웃들이 고맙다. 맛나다. 행복하다. 말씀하셨습니다.
떠날 때는 또 오겠다는 약속의 말을 남기셨습니다.
다섯 개의 모임, 모인 곳도, 사람도, 음식도 다 달랐지만,
돌아보니 그 모습, 그 이야기가 참 많이 닮았습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그래도 곁에 함께하는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만한 사회,
불편하거나 갈등이 있을지라도, 그래도 혼자는 아닌 세상.‘
여러분이 살아가는 그 모습, 그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제가 나아갈 길과 방향을 확인하고 확신합니다.
길고 긴 인생길 가운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듯 할 때.
이유모를 답답함에 한 숨 내뱉기도 힘겨울 때.
그럴 때면, 가만히 고개 들어 깊은 밤 비추는 환한 달 바라보겠습니다.
그리고 달보다 빛나던 여러분의 사랑 떠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돌보다 굳은 사랑
여러분은 살아있는 교과서입니다.
풍파와 세월을 지나오며 견고해진 지혜가 담겨 있는 교과서입니다.
여러분은 깊은 우물입니다.
깊은 곳에서 흘러오는 사랑에 마른 마음 축일 수 있는, 누구라도 들러 갈 수 있는 우물입니다.
여러분은 넓은 초원입니다.
누구에게나 너른 품 내어주시니 그 안에서 마음껏 뛰놀고 쉬어 갑니다.
긴 세월 가운데, 단단하게 다져진 굳은 사랑 나누어주셨던 여러분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이선이 통장님,
통장님. 이선이 통장님.
통장님 댁에 갈 때면 늘 고향집에 있는 듯했어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무슨 일이 없어도 표현할 수 없는 평온함이 밀려왔어요.
그렇게 가만히 쉬다 가곤 했지요.
통장님께서 저희를 진심으로 그렇게 맞아주셔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진심으로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사랑 주셔서 그랬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훗날 사회복지사가 되어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만난다면 통장님처럼 진심 다해 만나고 싶어요.
이런저런 어려움들 꺼내 놓지 않아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가만히 쉬다 갈 수 있는 고향집 같은 평온한 사람이고 싶어요. 그렇게 존재의 귀함을 아는 사람이고 싶어요.
통장님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언젠가 통장님께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이웃들의 관계를 잇는 '일'을 맡았지만, 통장님께 그런 일이 맡겨진 것은 아니고, 좋은 마음으로 이웃들을 돕고자 하지만 쓴 소리 들을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통장님이 이웃들을 섬기고 관계를 만들려 애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쭌 적이 있지요.
그때 통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베풀다 보면, 베푸는 즐거움이란 게 있어요. 손해 본다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지.
베푼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하는 거예요."
그리고 통장님 고향집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통장님의 고향집은 늘 문이 활짝 열려 있어서, 동네 사람들이 언제든 편하게 들어와 커피와 차를 마시고 간다고 하셨어요.
통장님의 어머니께서 그렇게 이웃들과 나누는 일을 즐겨 하신다고 하셨지요.
자녀는 부모님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통장님의 부모님이 어떤 분이실지 감히 그려봅니다.
언젠가 저에게도 자녀가 있다면 나누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지나온 걸음들을 되짚어 보니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나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참 행복했어요.
넓은 세상 한가운데 혼자 있는 듯하고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만 같을 때. 사무치는 외로움이 밀려올 때면, 아무 조건 없이 곁에 함께해주셨던 통장님과 1103동 좋은 이웃들 떠올릴게요.
차고 넘치도록 받았던 사랑들 기억할게요.
그 사랑으로 힘 얻어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날게요.
통장님. 딸내미 언제든 다시 찾아와도 되지요?
통장님께 배워야 할 지혜 보따리가 너무 많이 남았어요.
다시 만난 날, 따뜻하게 안아주고 안기기를 바라요.
뜨거운 태양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간질일 때 즈음 다시 만나요.
통장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안녕히계세요.
장재희 님,
장재희 님은 다섯 개의 모임에 숨은 주역입니다.
매 모임 때마다 13층, 7층, 11층, 3층…. 곳곳을 부지런히 다니시며 이웃집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장재희 님은 늘 다른 분들을 세우셨습니다.
고경자 님은 글씨를 참 예쁘게 쓴다, 한숙자님은 그림을 잘 그리신다, 통장님은 품이 넓어서 다른 이들을 아우를 줄 안다, 김수옥님은 열정이 있어 뭐든 잘한다, 신옥녀님은 화통하시고 성격도 좋아 인기가 많다….
그렇게 이웃들을 섬기고 세우는 일에 앞장 서셨습니다.
이웃들은 장재희 님을 ‘효녀딸’이라고 불렀습니다.
장재희 님이 최정임님을 지극히 살피시기 때문입니다.
이웃들은 장재희 님을 ‘소녀’같다고 했습니다.
소녀처럼 맑고 순수한 마음씨를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모임에 갈 때마다, 장재희 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면 이웃들은
“장재희는 어디갔나?” 꼭 찾으셨습니다.
늘 보이지 않게 섬기시는 장재희 님이지만, 이웃들도 장재희 님의 마음을 아는 겁니다.
이웃들 곁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분이신 겁니다.
그런 장재희 님께 사랑 듬뿍 받았습니다. 영광입니다.
헤어진다는 이야기에, 장재희 님 소녀 같은 맑은 눈망울에 눈물이 고였어요. 그 눈물 바라보니 가슴이 저려왔어요.
장재희 님, 그 넓은 품 한 가득 저희 품어주시고 삶의 자리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장재희 님과 함께 하던 날, 모든 순간 기쁨이고 행복이었어요.
사랑합니다. 다시 만나요. 그때는 더 신나게, 더 활짝 웃으며 만나요.
안녕히계세요 장재희 님. 고맙습니다.
지금처럼, 이웃들과 사랑 나누며 살아가고 계시기를 바라요.
김수옥 님,
함께 하면, 유쾌하고 경쾌한 힘이 솟아나는 김수옥님.
김수옥 님은 뚝딱뚝딱 무엇이든 금방 해내는 능력을 가지셨습니다.
그 능력으로 이웃들을 섬기셨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여름날 하루 종일 부침개를 부치셨고,
공부하시다가 이웃 모임에 가져다 줄 옥수수를 금방 쪄오셨습니다.
이웃에게 다듬어 놓은 옥수수 수염을 선물해주시기도 했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웃음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아낌없이 나누어주시던 김수옥님의 넉넉한 품에 이웃 모임이 풍성했습니다.
저희도 정성껏 살펴주셨지요.
김수옥님은 한 여름날에 찾아 온 선물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옥녀님,
‘우리 7층같이 좋은 디가 없었어. 여기는 한 집 식구 같았지.’하며 행복했던 기억을 나눠주시던 신옥녀님.
화통하신 신옥녀의 이웃 모임은 단박에 성사되었습니다.
“그럴 거 뭐 있어. 그냥 우리 집에서 모이면 되지. 도와줄 거 없어. 앉아 있기만 해.“
신옥녀님 모임 날에 폭염 경보가 울렸습니다.
그러나 폭염도 이웃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댁이 꽉 차게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꽃 피우셨습니다.
신옥녀님이 이렇게 많이 모이니 좋다~하시며 덩실덩실 어깨 춤 추셨습니다.
한 상 가득 차리셨음에도 아무것도 준 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라도 활짝 열려있는 신옥녀님 댁.
언제라도 이웃들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시는 신옥녀님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최정임님,
최정임님께서 참 예뻐해주셨습니다.
최정임님께서 가는 날이 언제냐고 참 많이 물으셨습니다.
정이 들어 어떡하냐고 하셨습니다.
이웃들과 어울려 사시는 최정임님.
모임에서 이웃들이 최정임님 얼굴에 생기가 돈다고 하셨습니다.
최정임님이 이렇게 모여 이야기 나누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다는 말처럼, 최정임님 환한 웃음만 봐도 제 마음이 따뜻하고 기뻤습니다.
최정임님의 따뜻한 미소, 잊지 못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이정민님,
이정민님은 이웃 모임 마다 함께하시며,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늘 활짝 웃고 계시던 이정민님은 긍정의 힘을 갖고 계십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마음을 표현하시는 이정민님 곁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게 행복이지, 이게 사람 사는 거지. 말씀하시던 이정민님.
행복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웃들과 소박하게 정을 나누는 사람 사는 맛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고경자 님,
호탕하시고 정이 많으신 고경자 님.
고경자 님께서 13층 모임으로 많이 애쓰셨습니다.
모임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들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고경자 님은 못한다 안한다 하지 않으셨습니다.
땀 뻘뻘 흘리시며 이웃집을 다니셨습니다.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마를 새 없이 발걸음 하셨지요.
수영 다녀오시는 길에 저녁에 가면 절대 못 먹는다는 인기 많은 떡볶이와 순대도 사오셨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이루어주신 고경자 님 덕분에 이웃들이 어울리시며 삶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전춘자님께서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동네를 위해 내 일같이 잘 해주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웃들이 떠나간 자리, 서로를 향한 고마움이 남았습니다. 고경자님 덕분입니다.
출세해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셨지요.
고경자님과 이웃들이 어려움은 나눠안고 기쁨은 나눠주며 살아가시는 모습을 통해 가르쳐 주신 것들, 보고 배운 것들 잘 담아 좋은 사회복지사 되겠습니다.
고경자님께서 흘리시던 땀방울에 부끄럽지 않은 사회복지사 되겠습니다.
꼭 다시 만나요.
고경자 님, 고맙습니다.
한숙자님,
참 고우신 한숙자님.
한숙자님 댁에는 한숙자님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구석구석 새겨져 있습니다.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 가방 만들기…. 손재주가 뛰어나십니다.
곱게 차려입고 찍은 사진들 보여주셨지요.
혼자 계신 사진이 없었습니다. 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활짝 피어 있는 한숙자님 얼굴이 단번에 보였습니다.
어울려 살아가시는 한숙자님 모습에 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한숙자님께서 댁에서 자고가라고 하셨지요.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흔쾌히 내어주시던 한숙자님.
꼬옥 안아주시고 손잡아주시던 한숙자님.
그 사랑 잊지 못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김삼례님,
김삼례님은 면접 때 처음 뵀습니다.
온화하신 김삼례님과 함께할 때면 마음이 평안해지는 듯 했습니다.
김삼례님께서 의미 있는 일, 잘 배우고 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셨습니다.
불쑥 찾아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면, 언제라도 찾아오면 좋다고 하셨습니다.
손녀처럼 사랑 주셔서 고맙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넓은 품에 안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든든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진순님,
이웃들을 위해 댁을 흔쾌히 내어주셨던 김진순님.
바쁜 약속들과 일들 있지만, 별 거 아니라며 이웃들을 위해 섬겨주신 김진순님 덕분에 13층 모임이 풍성했습니다.
고경자 님의 든든한 이웃 김진순님이 계시는 13층에서 정겨운 사람살이 잘 누렸습니다.
품을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이 많으신 김진순님. 웃음도 눈물도 많으신 김진순님을 보며 참 따뜻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물 흘려주시고 싱긋 웃어주시던 그 눈빛 잊지 못할 겁니다.
귀한 존재로 바라봐주시던 김진순님을 두고두고 기억할겁니다. 고맙습니다.
한학실님,
사람은 다 좋다던 한학실님.
아플 때일수록 이곳저곳 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어야 한다던 한학실님.
그런 한학실님 곁에 좋은 이웃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있는 모습이 참 정겨웠습니다.
한학실님 댁이 시원했습니다. 에어컨에 선풍기까지 틀어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에어컨을 켤때면 늘 문을 닫으셨던 한학실 님이 에어컨을 킨 채로
문을 활짝 열어두셨습니다. 그리고 문 쪽에서 소리가 들릴 때마다 고개를 휙 돌리셨지요.
아.
문이 닫혀 있어 모임을 안 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혹 문을 닫아 두면 늦게 찾아온 이웃의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진 않을까 싶은 마음에,
지나가다가도 문밖으로 새어 나오는 이웃들 이야기 소리에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셨던 겁니다.
한학실님의 따뜻한 마음, 고맙습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지만, 내가 사는 이 곳이 제 2의 고향이라고 말씀하시던 한학실님.
한학실님과 좋은 이웃이 사시는 이곳은 저에게도 그립고 정든 고향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정, 넘치도록 부어주시고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참 따뜻한 한 달이었어요.
고맙습니다.
김동영님,
김동영님과의 첫 만남, 내내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셨습니다.
좋은 일이라며 단번에 댁을 내어주셨습니다.
덕분에 홍은희 님이 부담을 덜으셨을 겁니다.
손님은 무슨 손님~ 한 식구인데! 라고 말씀하시던 김동영님.
11층 모임 날, ‘나는 다 와도 돼. 좋아’ 하시며 찾아오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모임에서 복숭아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웃들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풍성했습니다. 풍요로웠습니다.
김동영님은 마음이 더욱 부자인 사람입니다.
홍은희 님이 앞으로 무슨일 있으면 권사님이랑 하면 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든든한 이웃, 좋은 이웃이 되어주시는 김동영님. 고맙습니다.
아낌없이 쏟아주시던 따뜻한 한 마디, 토닥여주시던 손길 잊지 못할 겁니다.
김동영님 고맙습니다.
홍은희님,
싱글생글 웃음이 참 예쁘신 홍은희님. 좋은 일 한다며 응원, 격려해주시던 첫 만남을 기억합니다. 반장님으로 이런저런 부담이 있으셨습니다. 책임감도 있으셨습니다.
모임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 있었지만 그럼에도 해보려고 하셨습니다.
수박 모임으로 시작하려 했던 모임이 김동영님과 함께 이루니 더욱 풍성했습니다.
홍은희님.
‘나도 국수 잘 삶아요. 우리 집에서 국수라도 대접하며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게 소원이야. 그게 사람사는 거지‘ 말씀하셨지요.
그런데 이미 그렇게 이루셨습니다
홍은희님께서 이루신 11층 모임 얼마나 정겹고 사람 사는 것 같았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이웃 인정과 애정 잘 누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또 고맙습니다.
#마지막 이야기, 이대로 사랑, 이렇게 사랑
참 좋은날, 당신을 만났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기술로 되지 않는 다는 것 알았습니다.
사랑으로 하는 겁니다.
이젠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될, 소중했고 푸르던 날들 가슴 깊이 새기고,
후회도 부끄럼도 없이, 이대로 사랑하고, 이렇게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1103동 참 좋은 이웃 여러분.
여러분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한 켠에 오래도록 남을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