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새로운 고민을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한 곳에서 아이들을 오래 만나면서 뭔지 모를 답답함이 쌓여갔습니다.
권태를 자주 느꼈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 관계에 함부로 개입하려고 했던 것.
그 관계를 해결해주고 싶다는 오만함.
아이들 문제 하나에 헤어나오지 못한 어리석음에서 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게 오만함인지 어리석음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부족했지만요.
그래서 방화11에서 꼭 실습하고 싶었습니다.
실습시간이 많다는 것, 자기소개서 양식이 엄청 길다는 점 뭐 하나 망설일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방화11 홈페이지에서 사진, 영상, 책들을 한참 찾아보았습니다.
중심을 잘 세워서 뜻있게 일하시는 사회사업가 선생님들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선생님들께 배우면서 제대로 실습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땐 사회사업, 복지요결이 뭔지도 몰랐지만 기회가 있다면 뭐든 해봐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하며 욕심과 오만함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자세와 태도 다듬었습니다.
공부한 후 아이들을 만나니, 아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감동이고 기쁨이고 고마움이었습니다.
아이들 만나면서 사회사업 몸과 마음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공부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강점만 보려고 할 때 아이들도 행복했겠지만, 제가 더 행복했습니다.
단기사화사업 하며 알았습니다.
그깟 문제 하나쯤 혹은 그렇게 보이는 것들은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강점 속에서 물처럼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여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집에서 일지를 쓸 때면, 아이들과 나눴던 말 한마디 한마디 생각나서 혼자 막 웃었습니다.
아직 진로에 대해서, 저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더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행복한 고민입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방향은 확실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돕는 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 이 마음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2. 강점만 바라봐주어 고맙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정신과를 찾아갔었습니다.
병원 갔던 첫날 버스 안에서 울었습니다.
받은 약봉투를 보며 ‘아 내가 정말 환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병원에서도, 상담에서도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가 여기 있을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단기사회사업 안에서 받은 위로는 조금 달랐습니다.
‘강한 사람이다.’, ‘단단한 사람 같다’는 말.
그 말이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제 강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간혹 저의 우울이 티가 났을지 모르겠습니다.
숨기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티날 때마다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런 순간에도 제 강점만 봐주신 선생님들, 동료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3. 소중한 인연이 생겼습니다.
제가 활동했던 공항동 팀은 처음이 많았습니다.
처음 슈퍼바이저를 해보셨다는 해웅 선생님.
세 친구 빼고는 복지관과의 관계가 처음인 아이들.
단기사회사업 처음해본 저와 동현 오빠.
그래서 더 설레고 모험이었습니다.
처음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다행입니다.
부족한 것들은 서로 채웠습니다.
처음을 유독 낯설어하는 저에게 따뜻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실습하며 만난 모든 인연이 소중합니다.
따뜻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재경
한결같이 웃고 안아주고 응원해주는 한나
스스럼없는 모습으로 저의 무거움 확 날아가게 하는 주연
친동생 예뻐해주듯이 사랑 많이 주는 민영 언니.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현지 언니.
항상 보게 되고, 보면 배우게 되는 채훈 오빠.
내 마음 잘 알아주고 문득 묵직한 한 마디 해주는 나영 언니.
이미 친한데도 더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은주 언니.
항상 강점만 바라봐주고 상대를 우선으로 챙겨주는 지우.
어떤 것이든 편하게 물어봐주고 챙겨주는 지은.
같이 있으면 웃게 되고 좋은 에너지 주는 매력적인 선우.
지칠 때 함께 걸어주셨던 한별 선생님.
언제나 웃어주시고 대화할 때 즐거운 성빈 선생님.
“연빈아” 불러주는 한마디에 따뜻함이 전해지는 대익 선생님.
항상 어른다움과 사회사업가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정해웅 선생님.
머릿속이 복잡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옆에서 정리해주고 늘 함께해준 동현 오빠.
코로나 상황에서도 사회사업 안전하게, 재밌게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지역사회 어른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더 활기차게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준 길 위의 학교 친구들.
작비 레몬비트 손오공 히유님 핫도그 k-잼 M.J 그리고 강민 승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