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야성
복지요결을 배우다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복지야성을 배웠습니다.
복지야성의 글들을 읽어보니 참 생각이 많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복지기계의 모순이었습니다.
약자를 줄여야 할 사회사업가가 약자가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의 글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입시 때가 생각났습니다.
보통 진로를 정할 때 사람들은 ‘전망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전망 있는 직업으로 사회복지사를 당연한 듯 말했고 저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전망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복지야성에 있는 글을 보니 사회복지사가 전망이 좋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지야성을 배우기 전까지는 사회복지사가 그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사람이 아니면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전망이 좋다 생각했었지만 복지야성을 배우고 나니 사회복지사가 전망이 좋으려면 약자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있어야 한다는 말로 다가와서 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혼란이 오기도 했습니다.
#주민을 만나며
오늘까지 모든 퇴고를 마쳐야 했기에 주민분들을 부지런히 만났습니다.
먼저 김정희님 댁에 가서 작가 소개에 들어갈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문집사업을 진행하면서 김정희님을 가장 많이 뵈었던 것 같습니다.
김정희님은 저와 만나면 항상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정말 자주 뵙지만 한 번도 저를 귀찮아한다거나, 어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를 어려워하지 않으시니 저도 편한 마음으로 김정희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김정희님이 괜히 주변분들께 인기가 많은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본 김정희님은 주변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분이셨습니다.
그런 김정희님의 모습을 닮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사람 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희님을 많이 뵈면서 김정희님만의 강점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 채수암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퇴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이 퇴고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주민분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채수암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채수암님의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주민분들께서 채수암님을 ‘바퀴벌레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부르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채수암님의 집에 물건들이 워낙 많다보니 바퀴벌레가 생긴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호칭이 붙게 된 것 같습니다. 채수암님이 물건들을 줍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주민분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주민분들이 부르던 호칭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각보를 통해 이런 채수암님의 마음을 알아주는 주민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2시에 황은선 친구를 만났습니다.
은선 친구에게 퇴고한 이야기를 보여주었고 고쳐야 할 것을 받아 적어 그 자리에서 완성된 내용을 확인받았습니다.
은선 친구는 1102동 조각보 문집사업에 참여해 준 유일한 학생이었습니다.
용기 내서 참여해 준 은선 친구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은선친구와 인사를 하기 전 작가 소개에 들어갈 사진도 받았고 이번 주에 있을 전시회와 다음 주 화요일에 있을 당사자 마침식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은선 친구는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제가 중학생이었다면 ‘과연 조각보 문집에 참여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을 때 뭔가 안했을 확률이 높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은선이는 조각보를 위해 흔쾌히 시간도 내어주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짝사랑하는 이야기까지 써도 된다고 허락해 주었습니다.
은선이의 용기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조각보를 통해 중학생인 은선이에게도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선 친구를 만난 후 바로 윤 숙님의 댁에 가서 이야기를 보여드렸습니다.
윤 숙님께서는 저를 위해 갓 만든 약밥과 음료수를 대접해 주셨습니다.
아침부터 정신이 없기도 했고 몸이 조금 안 좋았는데 주민분들을 만나며 치유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윤 숙님의 이야기는 따로 고칠 내용이 없어 작가 소개에 들어갈 내용과 사진을 부탁드렸습니다.
윤 숙님은 지금까지 형제들과 어떻게 지내왔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작가 소개에도 형제분들과 20년이 넘게 잘 지낸다는 이야기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하여 형제분들의 이야기도 담아보았습니다.
윤 숙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윤 숙님이 얼마나 형제들을 사랑하는지, 형제들은 윤 숙님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윤 숙님께서 형제들에게 그런 영향을 받았기에 주변 이웃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고 계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윤 숙님의 사진을 받을 차례였는데 마땅히 넣을 사진이 없다고 말씀하셔서 직접 찍기로 했습니다.
예쁜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는데 윤 숙님께서 사진이 마음에 안 드셨는지 뒷 배경에 나오는 곳을 정돈했습니다.
어느 정도 정돈이 끝나고 다시 한번 사진을 찍어 윤 숙님께 보여드렸습니다.
윤 숙님은 제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안 드셨는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서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예쁜 꽃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작가소개에 들어갈 사진들을 보면 책에 들어갈 사진이라서 그런지 배경이 예쁘고 곱게 나온 사진들을 보내주시는 것 같습니다.
윤 숙님과 해야 할 것들을 다 끝낸 후 윤 숙님께도 당사자 마침식과 전시회를 설명드리고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복지관에 오는 틈틈이 여는 말과 맺음말을 작성했습니다.
이런 글들을 처음 작성해 보는 것이라 어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며 열심히 작성했습니다.
5시엔 정막례님도 뵈었습니다. 정막레님께도 이야기를 보여드렸습니다.
정막례님께서도 글이 괜찮다며 좋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막례님께도 사진을 받았습니다.
정막례님은 옆을 보는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작가느낌이 물신 났습니다.
정막례님을 지난번에 뵈었을 때 당사자 마침식에 참여하기 어려우신 시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의 일정과 조율해 보니 정막례님께서 시간을 조금 내주셔야 당사자 마침식이 가능할 것 같아 시간 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정막례님께서는 최대한 맞춰보시겠다고 말씀해 주시고 탁구를 하러 가셨습니다.
정막례님께서는 바쁘신 와중에서도 조각보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시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민분들께서도 조각보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책을 만들며
내일은 출판사에 글을 보내줘야 해서 오늘 모든 이야기를 완성해야 했습니다.
여는 말, 맺는 말도 적었고 발간사와 축사도 받았습니다.
조각보에 들어갈 글들을 완성하고 그림들을 모아보니 꽤 많은 양이었습니다.
11개의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배열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주제가 비슷한 글끼리 모았더니 3개의 묶음이 나왔습니다.
친구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를 한 묶음으로 묶었고 취미 이야기 한 묶음, 가족 이야기를 한 묶음으로 묶었습니다.
주제대로 묶으니 대충 어떤 식으로 배열해야 할지가 보였습니다.
첫사랑 이야기와 동생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로 맨 마지막을 장식할지 고민하다가 눈물이 안날 수가 없는 동생 이야기를 넣었습니다.
이야기들을 다 넣은 후 이야기들이 같은 방향에 있도록 중간중간 2동 주민분의 그림들도 넣었습니다.
그림은 볼 때마다 감탄스러웠습니다.
멋지고 예쁜 그림까지 넣으니 점점 조각보가 완성되어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쪽수도 적고, 오타가 있는지 찾기도 하고 책이 잘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려고 프린트도 해보았습니다.
정식적으로 완성된 책은 아니었지만 저의 노력이 들어간 책을 보니 감격스러웠습니다.
이 책에 그동안의 노력과 고생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니 책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책에 애정이 생기는데 주민분들께서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쁘실기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완성된 책을 받는 주민분들의 표정이 참 궁금했습니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빨리 끝내야 빨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마음이 점점 더 급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이곳저곳 다니면서 잠을 많이 못 잤더니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더 지쳐만 갔고 일을 하는 데 있어 효율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동료 실습생들이 집에 가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완성되어가는 책의 모습을 보니 힘이 났습니다. 책이 저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고 점점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힘을 내 완성단계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자꾸만 바꿀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저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고치고 또 고쳐 결국 완성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이 지치긴했지만 책을 받고 기뻐할 주민분들을 생각하며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저와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노력한 만큼 조각보가 주민분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주민이 들려주신 이야기에서 발견한 주민의 강점, 깨닫게 된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
주민과 함께하는 퇴고 과정과 작가 소개를 다듬는 일 그 일에 담긴 의미,
사진을 예쁘게 찍고자 하는 분의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갓 만든 간식을 내어주신 주민의 마음에서 깨달은 바, 감사한 점,
주민들의 반응과 그에 담긴 의미,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실습 일지에 그저 시간 순서대로 '했던 일'만 기록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예비 사회사업가로서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의도로 오늘 하루를 보냈는지 찾기 어렵습니다.
만난 분들과 상황에서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찾기 어렵습니다.
수빈 선생님의 피곤한 몸과 지친 마음만 드러나 보입니다.
오늘 하루가 그런 의미로만 남은 것인지... 아쉽습니다.
일지를 길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시간 순서대로 있었던 일을 전부 나열하지 않아도 됩니다.
민수빈 선생님 실습 일지는 곧 예비 사회사업가 기록입니다.
사회사업가 기록답게 작성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