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깬 새벽.
세상은 고요하고 어둑하다. 캄캄한 허공을 향해 ‘나 여기 있소’ 3:2 비율로 빛을 뿜어내고 있는 창가에 우두커니 서 빗소릴 듣는다.
비의 일생.
연신 눈앞을 스쳐 직선으로 추락하는 빗줄기를 본다. 손닿지 않는 어딘가에 떨어져 파편으로 분해되는 빗방울의 파열음을 듣는다. 추락과 파열의 몫을 감당한 후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은 듯 다시 바닥을 쓸어가며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빗물을 연상해본다. 고결하고도 애처로운 일생. 더럽혀진 세상을 정화하는 마지막 임무 뒤엔 정녕 안식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하나 둘 존재를 밝히는 창들.
어둠 저편에서 누군가 깨어났구나.
밤새 안녕했던 자신의 존재를 빛으로 드러내고 있구나.
노폐물로 얼룩진 얼굴을 씻고 정화된 세상으로 나아가려 하는구나.
또 하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점점이 밝혀지는 불빛에 세상이 열린다. 세상의 가장자리로 내몰리는 빗물의 이동을 방해하며 차들의 질주가 시작되고, 머그컵 한잔만큼의 명상이 흩어진다.
하루의 축복.
정화된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이에게 축복 있기를,
하루의 일상이 오염되지 않기를, 그리하여
무사히 창을 닫고 존재를 지우는 또 하나의 밤이 시작되기를.
첫댓글 새벽 감성 끝판왕이십니다~👍
장대비에도 무사 귀가한- 배달 끝판왕이 된 하루였습니다. 홀릭님 덕분입니닷.
캬~.생신 축하드립니다.🥳👏🏻👏🏻👏🏻
무쟈게 감사합니다.
헌디 생신이라고 하시니, 고려-장이라도 준비해야 허나 고민됩니다.
내년 버스-데이엔... 걍 생일이라고 해주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