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이나 행운은 사람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해 인사를 이렇게 드립니다. 새해에는 아름다운 인연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설을 맞아 덕담으로 시작한 여덟 번째 에피소드.
옴마푸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스튜디오를 벗어나 찾아간 곳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실.
따라서 더블 게스트의 1인은 한예종 총장인 김대진 피아니스트, 다른 1인은 그의 제자 박재홍 피아니스트로 결정됐다.
스승과 제자는 12분짜리 슈벨 ‘론도 A장조 D.951’로 시청자에게 인사를 올린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MC가 날린 훈훈한 설 덕담 뒤에 이어진 12분짜리 협주곡.
‘클래식에 진심이 아닌 시청자라면 이쯤에서 채널을 확 돌릴 수도 있겠구나’
잠깐 딴 생각을 해본다.
스승과 제자의 동반 캐스팅이니 재미는 포기한 셈?
그럼 이번 옴마푸는 재미 대신 무얼 줄 것인가... 궁금한 마음으로 시청을 이어간다.
‘악마쌤’이란 별명처럼 곁눈질이 날카로워 보이는 스승은 총장스러운 차림으로 출연해 얼핏 음악가라기보다는 행정가 느낌을 물씬 풍긴다. 하긴 꼰대가 아니고서야 어찌 총장 자릴 감당할 수 있으랴.
그에 반해 제자는 금방 수업을 받다 뛰어온 것처럼 편안한 복장이다. 감히 스승님 앞이라 셔츠의 앞단추 한두 개조차 풀지 못하고 모두 꼭꼭 여몄다. 제자는 길고 가느다란 눈에 두텁고 붉은 입술이 무척 인상적이다.
'앙증맞은 못난이(?) 인형의 실-모델로는 최고가 아닐까'
또 딴 생각.
스승과의 동반 출연?
제자는 피곤해!
중학 2년 때부터 스승으로 모셨다니 립-서비스가 빠질 수 없는 노릇이다.
“엉망이었던 저를 포기하지 않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당시 너무 무섭기도 했지만(요 부분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따듯하고.
늘~~ 학생들 생각뿐이셨고,
저희가 준비를 못 해갔을 때나 혼내시는 거지 절~대~ 그냥은 혼내지 않으셨던...”
함께 연주했던 라흐마니 협주곡 3번에 대해서도 립-서비스는 이어진다.
“선생님이 제 음악을 누구보다 제일 잘 아시니까... 내비게이션처럼 편하게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염없는 제자의 서비스에 MC와 스승이 민망한 표정으로 동시에 입을 뗀다.
“너무 모범답안만 얘기해서...”
“(절대) 제가 시킨 거 아닙니다!”
인터뷰 중 무릎 탁! 맞장구쳤던 대목은 김대진 총장의
“실기와 이론은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네!
영문법에 정통했던 라떼 학생들이 외국인 앞에선 입을 못 뗀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
소프님은 장난꾸러기.
게스트 등장 때부터 오래 참고 계셨던 멘트를 결국 날리신다.
“저~ 젊은(25세) 제자님, 잠시 일어나 주시겠...?”
일어나니 길기는 길다. 187이란다. (소프님 기억엔) 국내 최장신 피아니스트다. 또 장신에 어울리게 허벅지도 굵고 손가락도 두툼하다. 저 풍채에 난곡 라흐마니 3번이 가능하다니! (박재홍님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으로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옴마푸 중 최장 연주 기록 달성.
엔딩 연주는 드뷔시 ‘작은 모음곡’ 중 3분 40초짜리 1악장(조각 배)과 3분짜리 4악장(발레).
오프닝 연주까지 포함해 1시간의 인터뷰 중 연주시간만 17분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발을 꼴 수 있는 스승에 비해) 어려운 자리의 제자로선 차라리 이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제작진의 숨은 배려?
(임뽕으로서의) 옴마푸 8화 총평
- 원래의 찰랑 컬로 돌아오신 소프님. 7화의 단아한 묶음머리를 몇 회만 더 보여주시징. ㅠ.ㅠ
- 하이힐도 신으시는구낫! 12? 15?
- 지루함 타파를 위한 처절한 농담신공 발휘. 안습!
첫댓글 저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낭만님은 역시 다른 관점으로 보셨네요
설마... 제 관점이 낭만스럽지 못했나요?
스튜디오밖은 율리아 레즈네바가 처음였어요.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며 보셨군요. ㅎ ㅎ
이번주 목요일 2부가 무척 기다려져요.
김대진 총장님 . . 소프님한테서 눈을 안떼시던데
속으로. .'이 친구. . 우리 학교로 데려와야겠어~'
하신건 아닌지. . 후후 😃
아, 그러네요. 레즈네바 때 예당 출장이 있었네요.
여전히 무뎌지지 않은 울 방장님의 날카로운 지적질, 감사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