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서서.
오후 4시가 넘어 나와 아내는 카보 다 호카(Cabo da Roca)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있었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이다. 포르투갈은 해양성 기후여서 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 카보 다 호카는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 끝에 위치한다. 서경 9°30', 북위 38°47'에 위치하고 있고 해발은 140m이다. 그러므로 카보 다 호카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다. 절벽 아래로는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소용돌이친다.
카보 다 호카에는 배의 안전운행을 위한 등대가 가장 먼저 세워졌다. 그렇지만 현대적인 장비와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는 현대에 등대가 가지는 의미는 예전만 못하다. 사람들은 절벽 끝에 있는 십자가 달린 표지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곳에 가서 자신이 육지의 끝에 왔다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다. 이 표지석은 1979년 신트라 시에서 세웠다.
그곳에는 포르투갈 최고 시인 카몽이스(Luis de Camões: 1524-1580)의 시 일부가 적혀 있다. “이곳에서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 (Aqui...... onde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ça......)” 그 아래로 “유럽대륙의 가장 서쪽 끝 (Ponta mais ocidental do continente Europeu)”이라는 문장도 보인다. 그 아래 신트라 문장(紋章)이 양각되어 있다.
서쪽 하늘로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기 시작한다. 경인년을 마감하는 해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호카곶에 와서 2010년을 마감하는 감회가 남달랐다. 저 멀리 바다로 나갔다 돌아오는 선원들이 이곳 호카곶의 등대를 바라보며 육지가 가까웠음을 알았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진다. 또 아프리카로 인도로 아메리카로 진출했던 항해사와 선원들의 용기에 감탄하기도 한다.
호카곶은 또 바람이 많이 불어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것 같다. 주변이 온통 키 작은 식물만 자라고 있다. 겨울이지만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여기저기 들꽃이 피어 있다. 파란 들판에 노란색 계열의 민들레꽃, 흰색 계열의 자잘한 꽃이 보인다. 한겨울에 꽃을 볼 수 있는 걸 보면 포르투갈이 따뜻하다는 얘기다. 그것은 멕시코 난류가 대서양을 건너 유럽으로 밀려오기 때문이다.
첫댓글 .포르투칼 서쪽육지끝 카보다 호크에서
대서양 바다너머를 바라보며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기다리다 검은 돛을단 남편의 배를 보며 절규하는 여인을 그려낸 아밀리아
로디리게스의 검은 돛배(Barco Negro)를
디시 들어 봅니다.
차아암 슬프고 애절한 曲입니다.
저도 카보다호크에서 이노래를 들을수 있겠지요~~
애절한 이야기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