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넘어 3주차 새벽 전철 갈아타는 것도 익숙할만한데
사람들 무리가 뛰엄뛰엄한 휴일 새벽 시간대는
어느 방향이 제방향인지 멍할 때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접하는 현장일은 신선감은 어느 새 멀어지고
몸도 맘도 고단함에 젖어드네요
각반을 차며 오늘 하루 발바닥과 두 다리에
안전한 하루를 부탁합니다.
안전화를 갈아신고 안전모착용까지 마무리되면
하루의 시작입니다
갑자기 화재같은 위급상황이 생겨
사망자의 신분파악이 안되는 것이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며
작업에 필요하지 않는 신분증과 지갑은 두고
옷을 갈아입기 때문에 대개의 노동자들이 신원파악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일하는 곳의 건물이 67층의 파크온 빌딩이며
저는 55~63층을 오가며 전기 일을 합니다.
한강을 잇는 다리 6~7개룰 멋지게 조망하며
잠시 쉼을 갖기도 합니다.
막대한 에너지와 거대한 부가 쌓이고 집중됨을
높이가 보여주는 것에 놀라기도 하지만
비상상황에 과연 사람을 위한 장치와 설계는
괜찮은지 생각하다 이내 바쁜 작업에 생각을 놓곤합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2대가 수백 명의 일꾼들의 발이 되다 보니
출퇴근 점심시간에 지체로 인한 불편과 짜증이
두려움과 공포의 상황까지 되기도 합니다.
지난주 퇴근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저를 포함 많은 사람이 한 시간 넘게 숫자판만 쳐다보고
분노와 한숨이 동시다발로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119에 구조 아닌 도움을 요청해야하나 까지 이야기 했습니다.
건물 중앙에 6대의 엘리베이터가
터치스크린 패드로 된 트윈 엘베
(자기가 가고자 하는 층수를 누르면 6대중 아무거나 움직이는 체계)가
깔끔하게 있지만 공사 노동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보며
이것이 노동현장에서의 노동자들의 위치라 여겨집니다.
이른 새벽 전철 출입문 밖에
도착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과 안내방송을 들으며
어제 같은 평온한 날을 기대하며
또 하루를 지하터널을 박차고 찬란한 세상을 향하여 앞으로 나갑니다.
일당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 땅의 건설 노동자들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