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7-12
그때에 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8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9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10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1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활동을 요약하는 오늘 복음은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오고 있음을 전합니다. “큰 무리”라는 표현이 두 번 반복되며, 적어도 외적으로는 지금까지 예수님의 활동이 성공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무리는 “갈릴래아에서 ……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 곧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의 거주 지역을 가리지 않고온 이스라엘 방방곡곡에서 몰려들었습니다. 이는 어제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이 헤로데 당원들과 예수님을 없애기로 모의한 모습과 대비됩니다.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이 뜻밖입니다.
그분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을 피하시려고 제자들에게 거룻배 한 척을 준비하라고 이르십니다. 예수님께서 많은 이를 고쳐 주셨기에, 누구나 그분께 손을 대려고 밀려든 것입니다.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영들은 예수님을 보기만 하면 엎드려 소리 지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칭호가 처음 나옵니다. 더러운 영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침은 신앙에서 나온 고백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나온 외침일 뿐입니다.예수님께서는 더러운 영들을 통하여 당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시는 듯합니다.
그래서 당신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꾸짖으십니다. 예수님의 정체는 ‘십자가 죽음과 부활 안에서’ 비로소 온전히 이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님이 누구이신지를 깨닫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 우리도 십자가 죽음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