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괭이갈매기 깃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경희대 연구진 국제학술지 게재
17마리 가슴깃서 73개 170g 발견
기름막 흡수… 방수·보온성 저하
독도와 울릉도에 서식하는 괭이갈매기 깃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은 유기오염물질과 흡착해 건강을 해치고 털의 보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3일 국제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 11월호에 실린 ‘한국 괭이갈매기 깃털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첫 보고’ 논문에 따르면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연구진이 지난해 6월 독도와 울릉도에서 포획한 괭이갈매기 17마리에서 미세플라스틱 170g, 73개가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은 갈매기는 단 한마리도 없었다. 괭이갈매기들이 평균 490g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몸무게의 2%를 미세플라스틱이 차지하고 있었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 5㎜ 미만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한다. 이번에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PE)이 26개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폴리프로필렌(PP) 21개 ▲폴리스타이렌(PS) 10개 등이 나왔다.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은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아 부력이 크다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해수면 위에 떠있는 바닷새의 깃털에 붙기 쉽다.
새의 깃털은 방수와 보온을 위해 기름막으로 덮여 있는데, 미세플라스틱이 기름막을 흡수해 생존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또 깃털에 붙은 미세플라스틱이 유기오염물질이나 독성화학물질과 흡착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독도와 울릉도에 서식하는 괭이갈매기 깃털에 미세플라스틱이 이토록 많이 나왔을까.
독도와 울릉도는 태평양 서부 타이완섬 동쪽에서 시작해 일본으로 흐르는 ‘구오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는데, 이 해류는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조류연구소 연구진은 “아직 깃털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2차 피해는 보고된 적 없지만 유기오염물질 노출과 독성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생태독성학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괭이갈매기는 이름처럼 울음소리가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난도(卵島),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鴻島),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가 집단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