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 2
어제에 이어서 오늘은 ‘번뇌마煩惱魔’입니다.
‘번뇌마煩惱魔’는 좋은 경계와
나쁜 경계가 번갈아 일어나면서
중생의 시비와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번뇌마煩惱魔는 중생들이 갖고 있는
온갖 번뇌를 마구니로 표현한 것입니다.
온갖 경계에 대하여 끊임없이 시비하고
분별하며 사는 중생들은 끝내 깨달음을 얻지 못합니다.
여러 경經과 논論에서
네 가지 마구니 경계를 없애는 법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 뜻을 간추려 말하겠습니다.
첫째
모든 법이
불생불멸임을 알면 사마死魔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둘째
교만한 마음을 없애면 천마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셋째
중생의 몸과 마음은
‘허깨비 같아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철저히 관하면 음마陰魔를 없앨 수 있습니다.
넷째
모든 시비와 분별이 공성空性인줄 알면
번뇌마를 없앨 수 있습니다.
서산 스님은
마구니 경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경계에 무심한 것이 부처님의 도이고
알음알이로 분별하는 것은 마魔의 경계이다.
사마死魔는 ‘죽음’이라는 마구니를 말합니다.
땅(지地)과 물(수水), 불(화火), 바람(풍風)이라는
네 가지 인연이 모여 만들어진 사람의 몸(사대육신四大六身)은
그 인연이 흩어지면 죽게 됩니다.
사대육신四大六身 죽게 되면
‘수행자의 목숨과도 같은
부처님의 지혜(慧命)’를 닦아갈 수 없으니,
이 ‘죽음’을 마구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다음은 ‘천마天魔’란
신통이나 좋은 경계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고,
그러나
부처님의 바른 법 가운데에는 본디 이런 마음들이 없습니다.
공양을 후하게 올리는 큰 시주로
수행자의 마음을 흔들기도 하고,
수행자를 집적대어 화를 내게 하거나
근심거리를 잔뜩 안겨다 주기도 합니다.
전생에 지어놓은 잡스런 복덕으로
삿된 견해를 갖추게 된 천마는
부처님의 다이아몬드와 같은 지혜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에이 설마, 그럴 리가.” 하고,
자신과의 싸움,
“설마” 와의 싸움에 져서 중도에서 좌절하고 포기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설마”는 우리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가
우리가 세운 목표를 중도에서 좌절하게 하고
포기하게 하는 악마惡魔라고 하는데,
이 “설마”라는 악마와의 싸움에서 타협하고 애써 안심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설마를 사전에서는
“아무리 그러하다 하더라도.”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만
설마는 사전에서 설명하듯 그런 뜻이 아니라,
설마는 끊을절折, 꺾을절折, 타협할절折과
마귀마魔, 귀신마魔, 마라魔羅 마魔라는
뜻을 지닌 문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설마라는 악마惡魔는
인간의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다가
사람의 기氣를 꺾기도 하고,
중도에 목표를 포기하도록 회유하여
자신 스스로 자신의 의지意志를 끊어버리게 하는
악마惡魔라고 합니다.
끊을절折, 꺾을절折은 '설'로도 발음이 되기에
“절마” 또는 "설마折魔" 로 불리는 것입니다.
〈선가귀감〉을 보면
“마군이란 생사를 좋아하는 귀신의 이름이고,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사천 번뇌이다.
팔만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사천 번뇌망상이다.
마魔는 본래 종자가 없지만,
수행하는 이가 바른 생각을 잃는 데서
그 근원이 파생되는 것이다.
중생은 그 환경에 순종하므로 탈이 없고,
도인은 그 환경에 역행이므로 마가 들게 된다.
그래서 '도가 높을수록 마가 억세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 중략 .....그러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마魔의 온갖 재주가 도리어 물을 베려는 것이나,
햇빛을 불어 끄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옛말에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魔가 들어온다.’고 하시니라.”
이 말씀은 마魔에 대한 경계의 말씀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이 말씀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아무리 귀신이 날뛰고,
마魔가 기승을 부린다 해도
우리 불자님들의 마음에 불심으로 충만하여 있으면
그 마魔마들은 발붙일 곳이 없을 겁니다.
반대로 우리의 가정과 우리 자신을 보호하려 해도
우리의 마음에 틈이 생기면
그 능력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점 잘 참고 하시고 잊으시면 안 됩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2024년 10월 29일 오전 06:03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