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기까지 10년은 넘게 걸린 것 같다는 “소나기, 그 후”
전창수 지음
처음에 이 시를 언제 썼는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 나는 이 시를 가지고 고민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쳤지만, 좀처럼 완성이 되지 않았다.
이 시를 버리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칼날 같은 방울”에 있었다. 처음에는 이 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빗방울이었다. 이 표현을 좀더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몇 번을 고쳤다. 마음에 드는 시가 완성되기까지, 꽤 많은 고민과 꽤 많은 수정을 거쳤고, 결국은 “소나기, 그 후”가 탄생하였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빗방울의 투박함보다는 좀더 의미 있고, 좀더 간략하면서도 의미가 확장되는 시어를 많이 고민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삶들이 다른 모습으로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떠올랐고, 그 삶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무지개처럼 보였다. 그래서, 이 시가 쓰여졌다.
요즘은 이렇게 오래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하게 요즘 쓰는 시가 잘 쓰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오래 생각하기 힘들다. 요즘 쓰는 시는 그냥 “감각적”으로 쓰는 시라,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이미 생각은 “소나기, 그 후”를 쓸 때 즈음에 마친 것 같다. 아마, 그때쯤에 내 시의 방향도 정한 듯 하다.
그래서, 소나기, 그 후는 내 시를 확장시켜주는 계기가 되었고, 내 삶에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준 시였다. 내 삶은 그렇게 또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시를 통해서 성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