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성화의 날을 맞이 하면서 지난 사제 연수 기간중 강사님이 읽어 주신 한 신자의 기도 글을 올려 드립니다.
당신의 사제를 사랑해주세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매년 많은 사제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합니다. 사제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도, 하느님께서 부르신 삶의 소명을 믿지 않기 때문도 아닙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사제직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제가 교회를 떠나 사제직을 그만두는 바로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사제가 경험하고 있는 극도의 정신적 피로 (어려움: 소진) 때문입니다.
사제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사람들을 위해 영적인 짐을 짊어 진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밤중에 일어나 믿음의 가족, 신앙공동체를 위해 기도합니다.
한밤중 가슴 깊이 누군가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설칩니다.
사람들의 부재나 혹은 거리감 등에 대한 이런 저런 걱정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다가올 주일 메시지, 강론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어떻게 이를 적용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합니다.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는 것은 일상입니다.
늘 더 잘해야 한다거나 혹은 아무튼 교회의 어떤 부분에서라도 더 좋아져야 한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듣습니다.
사제는 자신의 삶을 통째로 사람들에게 헌신하지만,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폭풍의 조짐이 보이면,
아무런 대화 없이 사제에게서 등을 돌리기가 다반사입니다.
사제는 늘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사제는 또한 늘 가십거리(험담)의 대상입니다.
그럼에도
사제는 깨어진 결혼과 가정을 중재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사제는 상실의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사제는 각 사람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각자가 삶이라는 바다를 잘 항해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합니다.
사제는 영적인 정진을 열망합니다.
그럼으로 사제는 영적으로 가장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 찾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
사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사제가 육적인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과 싸우면서도
동시에 하느님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성장하고자 고전분투하는 가운데 이루어 집니다.
사제는 게시판에 악플이 달린 아픈 글들을 읽습니다.
사제는 사람들의 소근거리는 뒷담화를 듣습니다.
사제는 많은 부정적인 것들을 감내합니다.
그럼에도,
사제는 늑대들과 맞서 싸우면서 끊임없이 양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사제는 쏟아 붓고 또 쏟아 붓습니다.
그러나 뭔가 안으로 흘러 들어와 채워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어느 순간,
내면이 텅 비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사제들을 계속 이렇게 하고 있는 걸까요? –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
바로 당신 – 지독할 정도로 내면이 허기진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바로 당신 – 열정을 다해 자유롭게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는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바로 당신 – 예수님을 따르고자 애쓰고 있는 십대 청소년,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바로 당신 – 그리스도 안에서 찾은 희망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바로 당신 – 평화를 찾아, 희망을 찾아 그리고 공동체를 찾아 용기 내어 처음으로
교회의 문을 두드린 당신, 그리고 스스로 교회안으로 걸어 들어온 당신,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사제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사제와 함께 섬겨주십시오.
사제와 대화해 주세요.
사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세요.
사제도 “사람”입니다.
사제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