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챌린지'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한국어로 생산된 정보가 거의 없기에,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고자 한다(한때 스티밋에서 유행했던 '흑백 챌린지'나 '네임 챌린지' 등과 같은, 그런 챌린지와는 상관없음).
스위스 챌린지, 정식 명칭은 'Swiss Challenge System'이며, 인프라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방식 중 하나이다. 나름 혁신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정말 그런지 살펴보자.
인프라 프로젝트는 돈이 많이 든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
도로를 닦고 교량을 놓고 공항을 짓는 등의 역할은 그래서 정부, 곧 public sector가 맡는다.
그런데 인프라 수요는 증가하지만, 투입할 수 있는 재정은 한정적이다.
선진국/중진국이라도 그래서 예산배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하물며 개도국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ECA나 ODA 자금이 투입되지만, 여전히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래서 나온 게 PPP (Public-Private-Partnership) scheme이다.
정부 대신 민간부문(private sector)에서 fund를 투입하여 인프라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PPP scheme하에서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USP (Unsolicited Proposal, 청하지 않은 제안)이다.
즉, 정부에서 먼저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공개입찰로 내놓는 것이 기존 방식이라면, USP는 민간에서 먼저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그에 대한 개발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민간에서 제출한 USP를 정부에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 USP를 다시는 내지 말라고 금지
- USP에 담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돈(또는 이에 상응하는 benefit)을 주고 산 후, 이를 가지고 공개경쟁입찰로 진입
- USP에 담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공개경쟁입찰로 진입하되, 제안한 민간기업(the original proponent)에 advantage 부여
바로 3번 방식이 The Swiss Challenge System의 기본 컨셉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느 지역에 항공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감지한 A기업. 이를 조사하여 적절한 부지를 선정하고, 2층짜리 여객터미널을 가진 공항을 2000억원에 짓겠다는 내용으로 제안서(USP)를 만들어 정부기관에 제출하였다.
정부에서도 해당 지역에 공항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터라, 위원회를 구성하여 A기업의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하였다. 그 결과,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에 그 지역의 공항건설 프로젝트를 공개입찰로 전환한다.
제안서 모집기간은 60일.
그 기간동안 아무도 제안서(counter-proposal)를 안내면 자동으로 A기업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B기업이 counter-proposal을 낸 것!
정부 위원회에서 심사해보니 B기업은 동일한 스펙의 공항을 1800억원에 짓겠다고 제안했다. 이럴 경우, 일반 경쟁입찰에서는 B기업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Swiss Challenge System에서는 original proponent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다.
이런 상황이므로 original proponent에게 무척 유리한 상황.
그래서 Private Sector에서 먼저 활발하게 제안과 자금이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게 바로 Swiss Challenge System의 탄생배경이다.
이를 채택한 대표적인 나라가 칠레, 필리핀, 남아공, 인도, 그리고 대한민국이다.
링크:
https://steemit.com/kr-writing/@sujisyndrome/business-swiss-challe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