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점수를 못받았기 때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실제로 영어 점수가 경제학, 국제법, 국제정치학 점수와 비슷하다는 사실만 알려드립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점은 외국어가 외무고시 합격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합격 요소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혹자들이 이야기하듯이 영어에서는 무조건 80점대 혹은 적어도 70점대 후반을 맞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영어가 부족하다면 제2외국어나 경제학 등에서도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고, 다른 언어보다 친숙했기 때문입니다. 제 2외국어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외국어를 선택하라는 점입니다. 저는 대학에 와서 독일어를 따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독일어를 할지 일본어를 할지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때 군대에서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려고 마음을 먹고 독일어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같은 경우는 일본어가 더욱 접근하기가 쉬웠습니다. 결국 군대에서 독일어를 대략 3개월정도 공부하다가 다시 일본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노력입니다. 꾸준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영어도 그렇고 일본어도 그렇지만 많이 쓰고 많이 읽는 수밖에 없습니다. 단어를 외우기 위해서 단어장을 사다가 길을 가면서 계속 읽고 다녔습니다. 대략 10개월 정도를 길을 걸어가면서도 단어책을 들고 다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표현들은 자기전에 1페이지 정도씩 읽어보고 잠이 들었습니다.
외국어 학원은 꾸준하게 다녔습니다. 외시생이라면 대부분이 들으시는 정영한 선생님 수업도 들었고, 일본어는 민혜정 선생님 수업과 조은정 선생님 수업들을 들었습니다.
2.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의 생명은 논리입니다. 총론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특히 국제정치학에서는 논리가 중요합니다. 그와 덧붙여 '센스'가 필요한 과목이기도 합니다. 암기할 양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국제정치학은 그렇게 암기할 양이 많은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제정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서술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총론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국제정치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학자 이름을 많이 외우고, 책이름과 연도를 괄호안에 쓰는 것은 부차적인 사항입니다.
국제정치학 논문을 읽으면서 키워드나 학자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리가 명확하지 않으면 교수님들은 별로 읽고 싶어하시지 않습니다. 이랬다저랬다하는 글들에서 좋은 인상을 받을리 없겠지요. 저는 흔히 "맥락적 사고"의 중요성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왜 지금 시점에서 그와 같은 문제들이 나왔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 특히 외교관에게 있어서 소프트 파워가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 등에 대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국제정치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자기 나름의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학자가 쓴 글에서 따온 내용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으로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문체로 답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학자와 통계를 인용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일 뿐입니다.
따라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논문을 읽고 자기 나름대로 정리를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저는 스터디 그룹을 통해 60여편의 논문을 매주 4편씩 15주에 걸쳐서 읽었습니다. 단순히 읽어서는 생각을 정리할 수 없기에 스터디원간의 토의를 통해 의문사항을 정리하고, 논문들에 대한 비판을 하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논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외우려고 해서는 논리력이나 비판적 시각을 기를 수 없습니다. 논문을 읽고 논리적 모순이 있거나 근거가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내는 연습을 하게 되면 나중에 답안쓰는 연습을 하면서도 스스로 논리적인 모순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는 논문스터디가 끝난 다음에는 답안지 작성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한 답안작성 연습이었습니다. 매주일요일마다 스터디 구성원들이 각자 써온 답안에 대해서 다른 구성원들이 비평을 해주는 방식으로 스터디가 진행되었습니다. 비평을 듣는 입장에서는 논쟁을 통해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논리적 허점을 깨달을 수 있고, 비판을 하는 입장에서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국제법
국제법은 '암기'가 필요한 과목입니다. 이는 단순한 노력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물론 논리적인 답안은 필수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필요한 조문과 판례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법 지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김대순선생님의 국제법론을 열심히 정독한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분적인 지식들, 조문들, 판례들을 복합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제법에 있어서는 조문의 암기가 필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제법 조문들을 입에서 줄줄나올 정도로 암기할 수 있다면 2차시험을 준비하는 막판 시기에 있어서 시간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략 12월까지 밥먹으로 다니면서 국제조약집에서 필요한 조문들을 복사해서 들고 다니면서 외웠습니다. 국제 경제법의 경우는 보조금 협정을 제외한 나머지 필요한 조문들을 거의 암기했습니다. 국제법 같은 경우는 유엔헌장, 조약법, 해양법, 외교관계 비엔나 협약 에 있는 조문들을 암기했습니다. 국제법 조문들은 꾸준하게 암기하지 않으면 자꾸 까먹기 때문에 계속해서 보았습니다. 밥먹으러 고시식당을 가거나, 고시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조문들을 읽었고, 독서실에서 잠시 머리를 식히러 나왔을 때에도 조문집을 복사한 종이들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김대순 선생님 국제법론이나 17인공저 국제경제법의 회독수는 4번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확실한 조문과 판례들에 대한 암기에 덧붙여 국제법의 논리를 깨닫는데 있어서 적은 회독수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4. 경제학
경제학은 학교수업의 덕을 많이 본 과목이었습니다. 미,거시를 듣는 과정에서 교수님들이 출제하신 기존 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를 친구와 둘이서 머리를 맞대가며 풀어보았습니다.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기출문제의 특성상 정답이 같이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에 모범답안(?)이 없는 상태에서 고민을 하며 문제들을 풀어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학 문제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2차시험문제들을 내신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교수님들이 출제하신 중간,기말고사들을 혼자힘으로 고민해본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는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학원강의에서 나오는 모의고사문제들처럼 틀에 박힌 형태의 모형들을 가지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고민해보고, 이 모형, 저모형 가져다가 써보기도 하고, 단순히 직관만을 이용해서 문제를 풀어보기도 하면서 다양한 접근들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경제학 역시 기본서들에 대한 회독수는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경제학은 문제들을 많이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준구 선생님 책에 나오는 연습문제들과 정운찬 선생님 책에 나오는 연습문제들을 반복하여 풀었습니다. 그에 덧붙여 중간,기말 고사때마다 이승훈, 김완진, 이준구 선생님께서 출제하신 역대 기출문제들을 가져다가 혼자서 풀어보았습니다. 학원 GS 모의고사에 출제되는 문제들의 유형도 이러한 기출문제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학원 GS모의고사들도 예습을 하지 않고 모의고사 시간에 맞추어서 풀려고 노력했고(사실 경제학 학원 강의는 GS3순환만 들었습니다.), 혼자힘으로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경제학은 암기가 그렇게 중요한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내용만 잘 숙지하고 있으면 직관을 동원하든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범 답안을 보고 자신이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거나 수식이나 그래프를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들을 잘 feedback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저의 허접한(?) 합격기가 끝이 났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한가지입니다. 복합적이고 맥락적인 사고를 하라는 것입니다. 시험문제들을 받아들고 나서 왜 이 시점에서 이 문제를 내야했던 것인가를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2007년 외무고시 2차 시험 문제들이 평이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평이한 문제에 대해서 평이한 대답을 해서는 좋은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의 생각과 고민이 담긴 답안을 성심성의껏, 논리적으로 전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제위원의 입장에서 찬찬히 어떤 답안에 좋은 점수를 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2007년 기출문제들을 다시한번 살펴보십시오 과연 그 문제들이 평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들인지.
첫댓글 좋은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합격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심성의껏 쓰신 합격기 정말 감사합니다.
바로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합격 축하드립니다!!
질문: 스터디는 어떻게 구하셨나요?
..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평이함 속의 창의성, 복합적이되 맥락적인 사고.. 감사합니다.!
힘내자님 스터디는 인터넷으로 구했습니다. 아는 사람들이랑 스터디를 하면 왠지 루즈해지는 느낌이 들어서요.^^
와 정말 치열하게 하셨네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합격기와 답변 감사드려요~! 정말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_<
축하드려요, 선배님! ^^ㅋ
합격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합격 축하드려요~ 올려주신 합격 수기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각 부분별로 꼭 필요한 내용을 적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축하드려요 그런데 외고를 나오지 않아도 외시에 합격할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정말 축하드려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훌륭한 공무원이 되어주세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합격하고 싶습니다. 나라를 위해 힘써 일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