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는 기존의 자판 배열을 평가하는 데 분석을 활용했다면, 새로운 자판을 만들거나 자판을 최적화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2014나 3-2015의 홑받침 위치입니다. 기존의 홑받침 위치는 그대로 두고, ㄷ, ㅈ, ㅊ, ㅋ, ㅌ, ㅍ의 위치를 조절하는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탐색하는 방법을 사용하겠습니다. 편의상 'ㅈ' 위치는 고정한다고 가정합시다.
최초의 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종혁님의 안에서 따 오고, 3-2014에 발표된 그대로입니다. 이 자판의 피로도는 1.0584입니다.

피로도 1.0564로 감소한 자판입니다. 0.002 줄었네요. 깨알같은 차이입니다만 감소하긴 했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운데 줄에 위치하는 것이 더 편한 것이 아니냐? 빈번하게 쓰이는 ㄷ이 아래로 내려가고 ㅍ이 오히려 편한 위치로 올라간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분명, 빈도만으로 생각하고, 키보드 글쇠 하나하나의 편안함만 생각한다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제 분석의 용어로 말하면, 글쇠 위치에 의한 피로도가 높아지겠죠.
하지만 감안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모음을 치고 받침을 입력할 때 갈마들이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이 엉킬 수도 있습니다. 자주 입력하는 모음(ㅣ, ㅏ) 위치에 자주 쓰는 받침이 같이 있으면, 연타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위치가 변경되어 불편해진 만큼, 전후 관계를 감안할 때 그만큼 손가락의 피로가 줄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니다, 그래도 납득 못 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배치도 있겠네요.

바로 전의 배치에 비해 ㄷ과 ㅌ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위의 배치와 피로도 차이는 0.0005 정도로 정말 깨알같습니다.
그럼, 심심풀이삼아 최악의 배치를 볼까요?

피로도 1.0624입니다. 최초 배치에 비해 피로도가 0.004 늘었네요.
사실 모두 빈도가 낮은 글쇠들이라 어떻게 바꾸든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방법을 통해 자판을 최적화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첫댓글 3-2014에서 받침 ㄷ과 ㅌ 자리를 맞바꾸면 좀 더 나을 듯하여 고민하긴 했습니다. 타수 비율이 낮은 받침들이다 보니 눈꼽만큼 타자 효율을 올리는 것보다 눈에 잘 들어오는 꼴로 받침들을 놓는 편이 나은 듯합니다. 신세벌식 2012에서도 그런 고민을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그거나 그거나 같아요. 어차피 새로 적응해야 하고, 관련 있는 글쇠끼리는 인접해 있구요.
믿음 이나 딛고 에서는 같은 손가락 같은 글쇠 연타가 같은 손가락 다른 글쇠 연타보다 낫지 않은가요? 좀 혼란스럽네요.
생각해 보니 예시가 잘못된 것 같네요. 자세히 분석해 봐야 할 것 같은데... 어차피 미세한 차이라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