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본 책이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봅니다.
솔라리스는 참 재미있는 책입니다. 피와 살이 튀고, 외계인과 사랑이 공존하는 다소 가볍기도 하고, 읽는 재미도 쏠쏠한
SF와는 좀 다르지요. 시간 때우기용으로 술술 흥얼거리면서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인류가 미지의 행성에서 미지의 생명과 마주치는 것은 전형적인 SF의 구도이지만, 그 내면은 인간으로 향해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SF를 읽으면서 이 책만큼 무섭게 읽어본 책이 없습니다. 저는 솔라리스가
SF보다는 러브크래프트 류의 공포소설이 더 적당한 장르가 아닌가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어두운 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만나는 존재 중 가장 무서운 존재가 '인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문화에서 보면 사람이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익숙하고 예측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서 그 익숙함과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을 볼 때 인간은 약하게는 이질감을 그리고 보다 더 나아가서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보릅니다.
하물며 자신의 내면 속에서 자신이 꿈에서조차 상상하지도 못할 가장 은밀하게 숨겨왔던 스스로의 비밀과 공포가 현실의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난다면 저는 누구라도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공포를 맛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라리스는 바로 이런, 각자가 정말 마지막 내면 깊숙이 숨겨왔던 것을 직면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문득 제목은 기억이 안나는 어느 한 SF 단편소설이 생각이 납니다. 주인공들은 중성미자를 활용하여 과거로 가서 개인의
사생활들을 가감없이 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그 장치의 정보를 전 세계에 공개합니다. 이들을 잡으러 왔던 경찰은 체포하는
대신 이렇게 말하죠 "당신들이 영원히 지옥불에서 튀겨지기를 기도하겠다"고...
사람은 누구나 크던 작던 비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비밀들이 때로는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절망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밀은 전적으로 자신만의 것인 동시에 내면의 환영으로만 존재하기에 그 안에 도사린 탐욕과 불안, 그리고
은밀한 기쁨은 한단계 걸러진 상태로 나타납니다. 가장 명확한 형태인 꿈조차 오직 또 다른 비밀이 될 뿐입니다.
자신과, 그것도 가장 숨기고 싶은 자신과 직접 만나기에는 인간은 아직 너무도 약한 존재입니다. 솔라리스는 그런 인간이 연약함이
인간 자신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모든 인간은 현실을 보지만 대부분은 보고 싶어하는 현실만을 본다'라는
카이사르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현실을 '희망'과 '긍정' 이라는 단어로 포장함으로써 약하디 약한 내면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내면이 현실화 된 솔라리스야말로 가장 확실한 형태의 지옥의 모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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