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라판따까는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3년씩이나 받았으나, 쓸데없는 생각들로 마음과 몸을 다스리지 못했던 까닭에, 부처님의 단 한 가지 가르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감당할 수 없는 열등의식과 절망 속에서 수행자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그는 마치, ‘개밥그릇 속의 도토리와도 같은 신세’가 되어 하루하루를 아니, 시간시간을 죽지 못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부처님께 귀의하여 그런 그를 불쌍히 여기고 보살피며 수행하던 그의 친형마저도, 출라판따까가 성불은커녕 수행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여, ‘집으로 돌아가 농사나 지으며 살다가 다음생에나 성불로 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충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친형에게마저 그런 충고를 받은 출라판따까는, 믿고 의지했던 형에게마저도 버림받았음을 슬퍼하고 절망하며, 사원을 빠져나와 황야를 헤매다가 가시나무 밑에 주저앉아 소리죽여 울던 끝에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는데, 그때 그런 사정을 알고 계셨던 부처님께서는 사원 귀퉁이에 세워져 있던 청소 빗자루를 드신 채 출라판따까를 찾으시어 그 빗자루를 손에 쥐여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출라판따까여, 그대가 영원히 행복하고 편안하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면, 그대의 형은 물론 그 어떤 이들의 생각이나 말에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파멸로 몰고 가선 안 되느니라.” “?” “더하여 출라판따까여, 그대는 그대의 어리석음을 탓하고 절망해서는 안 되나니, 왜냐하면 어느 사람이나 다 그런 어리석음에서 시작하여 깨달음을 이루는 까닭이니라.” “?” “그러니 그대는 오늘부터 항상 ‘쓸어내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해야 한다.’라는 말만을 되뇌며, 그 어느 때 그 어느 곳이라도 불필요한 것들로 어질러져 있거나 지저분해져 있으면, 쓸어내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해야 할 것이니라.” “?” “그러므로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서 있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잠들 때나, 잠이 들어 일어날 때까지도, 일어나 움직이는 순간순간마다 놓치지 않고, ‘쓸어내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고 또 깨끗이 해야 한다.’라는 말을 되뇌면서 생활한다면 머잖아 그대 역시 부처가 될 수 있는 지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니라.” “!”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용기와 희망을 되찾은 출라판따까는 사원 안팎 구석구석은 물론, 그 어느 곳이라도 지저분하다든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곳이면 쓸고 정리하며 깨끗이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부처님께서 쓸어내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라시던 그 가르치심은, 내 주변만이 아닌 내 몸과 마음의 지저분함을 청소하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라시는 가르치심이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부처님께 달려가 여쭸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일러주셨던 말씀의 뜻은 제 주변이나 사원 안팎만이 아니라, 저에겐 꼭 필요 없는 몸과 마음과 생각들을 쓸어내고 정리하여 깨끗이 하라는 뜻으로 이해했사온데, 이런 저의 생각이 맞사옵니까?” “출라판따까여 참으로 잘 이해하였구나.” “부처님이시여.” “마음과 생각이란 거의 전부가 몸과 마음의 욕심에서 일어남이니, 일단 그 욕심을 쓸어내면 쓸데없는 망상(妄想)과 성내는 성품을 쓸어내게 될 것이요, 그런 망상(亡想)과 성냄을 쓸어내면 어리석음도 쓸어내게 될 것이니, 그렇게 불필요한 것들을 다 쓸어낸 몸과 마음과 생각이어야 시간시간이 편하여 자유로워짐은 물론 비로소 완전한 삶을 위한 수행의 첫걸음을 내디게 될 것이니라.”
그리하여 출라판따까는 욕심인 탐욕(貪慾)과 성냄인 분노(忿怒)와 어리석음인 우매(愚昧)를 뜻하는 탐진치(貪瞋痴) 세 가지 삼독(三毒)을 쓸어내어, 몸과 마음을 맑고 건강하게 정리함으로 깨달음에 들어서면서 성불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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