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 피해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판사도 보이스피싱을 당할 정도니 그 피해의 심각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겠다.
보이스피싱 가해자는 잡히는지 잡힌다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한 번 알아보자. 미리 말해 두지만 이 글은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므로 법리를 따지려거든 수많은 보이스피싱 논문이나 판례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먼저 보이스피싱 가해범은 거의 잡히지 않는다. 주로 중국 등 해외 현지에서 범행이 이루어지므로 잡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 물론 가끔 신상이 노출된 상태로 멋모르고 국내로 들어왔다가 잡히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운좋은 경우이다.
이쯤되면 보이스피싱 범인으로 처벌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말할 것도 없이 국내에서 단순 알바로 착각하고 대포통장을 운반하거나 돈을 인출하여 송금하는 국내에 있는 불쌍한 알바생들이다.
일부의 사람은 보이스피싱 알바를 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도 한다. 어짜피 돈이 필요해서 한 일이고, 일당도 꽤 짭짤하다. 이런 사람은 세상물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회경험자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놀랍게도 이런 일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아예 일을 배워 스스로 보이스피싱 총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설프게 국내에서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고 잡히곤 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알바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 피싱인지 모르고 한다. 주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철부지나 대학생, 군대를 막 전역한 사회초년생들이다.
‘아프니깐 청춘이다’나 ‘열정페이’라는 말이 도는 것처럼 요즘 청년들은 너무 힘들다. 당연히 취직이 어려워서 힘들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그러다가 꽤 좋은 조건의 알바를 구한다. 물론 큰 이득에는 대가가 따르지만 이들은 잘 모른다. 마치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빛을 쫒는 불나방마냥...
보이스피싱 총책들이 알바를 유인하는 방법도 대단하다. 코로나로 면접이 어려우니 전화면접을 통해 입사여부를 결정한단다. 그리고 코로나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고 바로 카톡으로 업무를 지시할테니 시키는 업무만 하면 된다고 한다. 일당은 10만 원에서 20만 원...특별 수당도 있고 일만 잘하면 정직원이 될 수 있다고 꼬득인다.
하는 일은 중견회사에서 국내 유명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주는데 단순 심부름만 하면 된다거나 불법 스포츠 토토로 번 돈을 전달해 주면 된다고 하는 놈들도 있다. 이런 일이 불법이기는 하지만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인한 범행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보이스피싱이 중국이나 해외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국내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해외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돈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내에서 그 돈을 인출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해외 송금하는 절차를 걸쳐야 한다. 국내 계좌에서 해외로 바로 돈을 빼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국내 보이스피싱 알바나 대포통장이 필요한 이유다.
초기에는 보이스피싱 알바나 대포통장 대여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으로 처벌됐고 그 처벌 수위도 낮았다. 그런데 점점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어나자 형량이 낮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아닌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방법으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보이스피싱 알바들은 보이스피싱 사기범과 같은 공범으로 처벌받게 되었다. 보이스 피싱 알바들은 사기 총책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신이 하는 일이 보이스피싱 사기범행인지도 알지 못하지만 그들을 처벌하는 논리를 역시 미필적 고의와 약할 분담에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게 보이스피싱 사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속마음이 있었고 대포통장을 운반한다거나 돈을 인출하는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언제부터인가 보이스피싱 알바들은 사기범의 공범이 되었다. 그리고 형량도 주범과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심지어는 멋모르고 대포통장을 운반한 퀵서비스 기사도 공범으로 처벌받기도 한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피해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년에서 3년의 실형을 받는다. 만약, 피해금액을 배상한다면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다.
돈이 적다면 최대한 갚을 수 있을 만큼 갚는 것이 형량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적어도 보이시피싱 피해자들은 합의를 무척 잘해준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사실을 인지한 후 돈을 못받을 가능성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자포자기 한다. 그런데 어느날 보이스피싱 알바생이 일부라도 갚는다고 연락한다면 얼마나 반가울 것인가. 그래서 합의를 잘 해준다.
그러니 최대한 돈을 마련해서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일부라도 배상하는 편이 훨씬 낫다. 나는 보이스피싱 범행인지 몰랐다고 아무리 외쳐도 판사들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중형을 때린다. 이럴 때는 정말 법이 냉정하다는 썸뜻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취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아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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