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맑고 푸른 하늘을 보는 날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쉽다
유년시절 파란 하늘을 우러러 꿈을 키우고 좋아하며 산과 들을 뛰어다녔다.
이상기후로 인하여 봄가을이 짧아지는 것 같아 무척 서운하지만
계절의 감각과 수려한 자연 풍광을 볼 수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아니하랴!
어제 보다는 오늘이 더 기쁘고 보람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여
기도하며 꿈을 심는다. 정성과 힘을 기울여 한 알 한 알 생(生)의 씨앗을 심는다.
그리고 세월의 약을 주고 사랑의 거름을 주며 축복하며 가꾸어 간다.
뻐꾹새 노래 소리 은은히 울리는 봄날에 기쁨으로 씨앗을 파종하고
그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곱게 단풍든 숲을 본다.
계절의 빠른 순환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이 주는 생명력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에 감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살같이 빠르게 지나감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세상은 이웃처럼 나라 간에도 거리감이 없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티강국 우리나라는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를 신속하게 접하게 되고 교통의 발달로 어디든 빠르게 세계를 여행하고 다니니 놀라운 일이다.
FTA(Free Trade Agreement) 협정을 체결하여 나라간 무역을 확대하여 주위에서 쉽게 다른 나라 상품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하지만 문제점도 전혀 없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우리농산물이 가격경쟁에서 밀려 농민들은 근심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학자들은 식량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만약에 가뭄이나 전쟁, 천재지변으로 식량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그것이 무기화 될 수 도 있고 결국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도 산발적인 풍수해로 인하여 과일이 태풍에 떨어지고 작물이 피해를 입어 흉작이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채소와 곡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치솟아 있어 근심거리가 생겼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밭이 하나 있어 봄에서 가을 까지는 주말이면 밭에 나가 흙을 벗 삼아 구푸려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아버지, 어머니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흙을 먹고 주무르며 자랐다. 조금씩 농사일을 거들면서 눈여겨 본 것을 이것저것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작년에는 검은 콩을 밭에 조금 심었는데 신기하게도 다닥다닥 꼬투리가 달려 줄기까지 꺾어다가 시월 내내 풋콩을 넣어 밥을 지어먹으면서 아내와 함께 무척 감사하며 행복해 했었다.
올해는 의욕이 앞서 시장에 나가 채소 씨앗도 사고 이것저것 모종을 좀 사서 봄부터 두어 고랑씩 씨를 뿌려놓았다. 쑥갓, 상추, 근대, 아욱, 호박씨도 심었다.
고추, 가지, 토마토, 참외, 수박은 모종을 사다 비오는 날에 비를 맞으면서 심었다. 고향집에서 심고 남은 모종도 가져다가 정성스레 심어 놓았다.
두주정도 사이를 두고 검은 콩과 노란 콩을 조금씩 비어있는 공간에 심어놓았다.
그리고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며 거름을 주며 참아 기다리고 기다렸다.
애쓴 보람이 있어 봄에는 채소를 조금씩 뜯어다 식단을 풍요롭게 하였고, 여름철에는 여름과일을 이것저것 따다 먹으며 소박한 행복감에 즐거워했다.
자신이 심어 가꾼 것을 먹는 다는 작은 기쁨과 무공해에 대한 편안함을 마음 가득 느끼기에 충분했다. 텃밭에 심어놓은 고구마와 땅콩을 캐고 나서 콩꼬투리를 따다 집 거실에 널어 말리는 일을 주말에 하느라 나름 분주하다.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행복을 느끼는 여유가 건강한 삶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심은 대로 거두기 때문이다.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게 한다. 물론 햇빛과 비를 주시고 공기를 주어서 자라게 하시는 이가 없다면 수확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쁨으로 씨를 뿌리고 기다리면 반드시 추수할 때에 기쁨으로 수확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더 부지런히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가꾸면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게으름 피고 잡초를 뽑아주지 않으면 곡식과 채소보다 풀이 웃자라 덮어버림으로 농사를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텃밭을 직접 가꾸면서 농부의 심정을 이해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정성을 쏟아 열심히 일하면 즐거움을 느끼고 소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도 배웠다.
작은 것에 충실하지 않고 소홀하면 큰일에도 실수와 게으름을 피울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틀림없이 좋은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착하고 선함을 심고, 의를 심고 사랑을 심고 믿음을 심고 기다리노라면 언젠가는 심은 것이 자라서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긍정의 언어, 축복의 언어, 사랑의 언어, 칭찬의 언어로 씨를 뿌린다면 그 언어가 나가서 일을 하고 좋은 열매가 되어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부정과 미움과 불평과 저주의 차디찬 언어의 씨를 뿌린다면 주위사람을 불쾌하게 하거나 기분을 나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나쁜 열매로 돌아올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임을 생각하면 뭐 하나 조심스럽지 아니한 것이 없다.
농부가 새벽이슬을 맞으면서 논밭에 나가 일을 하다 어스름 녘 에야 개울에서 손발을 씻고 호미와 괭이를 씻고 집으로 돌아가듯 정성을 다 기울여 애정을 가지고 힘을 쏟아 자녀를 사랑하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농작물을 가꾸듯 성실히 감당해 나간다면 자녀들이 잘되고 형통의 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고 만나고 스치는 이들에게 감사와 친절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 아리랴!
사람은 자기가 타고난 복을 받고 태어나는 지도 모른다.
지혜와 달란트가 다르다. 능력이 다르고 건강과 체질이 다르다. 얼굴모습이 다 다르듯이 성격 또한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다. 사람마다의 개성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수용하는 것이 참으로 평화로운 사회로 가는 방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족과 이웃 간 관계에서 부지불식간에 다툼과 갈등이 생겨나고 제기되고 있음을 어찌하겠는가!
평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이한 사람도 있다. 자기중심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에서 배려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아량이 아쉬운 시대이다.
조물주는 이 지구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나를 세상에 보내시고 가장 존귀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마련해 주었을 게다.
그러므로 나란 존재 하나의 영혼이 세상 모든 것보다 어찌 소중하지 않으랴!
순간순간의 심사와 언어 그리고 행동하는 것은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세상이라는 밭에 언행심사를 심는 것임으로 마치 농작물을 가꾸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서 어떠한 모습으로 무엇을, 어떻게 심고 있는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씨를 뿌리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농부의 심정으로 오늘도 기쁨으로 생(生)의 씨앗을 뿌리는 인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