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경기는 팀 순위가 걸린 경기였으나 허망한 끝내기패에도 불구하고 덤덤했습니다. 순위가 역전 되리라는 기대도 별로 없었고 오히려 144경기 중 하나고 그 경기로 혹은 김서현 때문에, 감독 운영 때문에 코시 직행 기회를 놓쳤다고 하기엔 앞선 142경기들도, 가까이는 엘지 문동주 1이닝 6실점 경기도 있었으니 그 한 경기를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경기 직후 금방 덤덤해지더라구요.다만 큰 경기를 앞둔 선수단 사기와 누가 뭐래도 우리팀 최고마무리인 김서현의 멘탈이 걱정됐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승패와 관계없이 선수들이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분위기를 다잡는 경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더구나 선발이 박준영이라, 엔씨든 케이티든 순위 결정은 니들이 알아서 하고, 나는 박준영이 군에서 얼마나 성장해 돌아왔는지 그걸 보는 재미로 경기를 지켜보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선발 대결, 라인업에서 이미 한 수 접었다 생각했는데 1회에 오원석을 강판시키더군요. 그런데 그 이후 공격은 역시 내 한화였습니다. 질 수도 있겠다 싶었죠. 솔직히 박준영 승투 날린 건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틀전 경기에서 그런 믿기지 않는 역전 끝내기패를 당했으면도 오늘 똑같은 위기에, 오히려 그제보다 투교 기회가 더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산흠을 그대로 뒀다는 건 도대체 이해를 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경험이 있었기에 바꾸겠지 생각했지만 결국 모든 부담을 선수에게 떠맡기더군요. 선수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닙니다. 선수가 헤맬때 삽질할때 대책을 세우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 아닐까요?이런 경기마저 선수탓만 한다면 코칭스태프의 존재 이유는 뭘까요?직전 경기의 잔상이 선명한데 똑같은 상황을 반복한다면 큰 경기를 앞둔,그것도 가을야구 경험이 경쟁팀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선수단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리란 걸 모르는 걸까요?이런 경기를 시즌 마지막에 연속해서 두 경기를 보여주는 게 선수단에게, 팬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요?도대체 얼마나 깊은 뜻이 있어서일까요?저는 모르겠습니다.
전임감독때 감독 경질을 강하게 외쳤던 1인이었지만 막상 감독이 경질되니 마음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야구가 뭐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한 사람에게 나쁜 마음을 먹어야하나 싶어서요. 그래서 현감독만큼은 임기를 다 채웠으면 합니다. 김경문감독은 나름 성과가 있는 감독입니다. 제가 비판한다고 해서 그가 무능력한 감독은 아니죠. 얼마전부터는 미운털 때문에 제가 괜한 트집도 많이 잡는다 생각하니 제 비판이 비판이 아닌 비난 같다 싶어 싫은 소리 그만하자 결심했죠. 그런데 오늘은ㅜㅜ
길게 주절거렸지만, 어쨌든 가을야구 진입 자체가 목표였지만 기대를 넘어 2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팀의 전력 자체도 예년에 비해 확실히 단단해지고 버티는 힘도 생겼습니다.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의 공이 분명 있습니다. 감독 '때문'에 1위를 못한 게 아니라 감독 '덕분'에 2위를 한 걸 수도 있습니다.
다시 차분한 마음으로 이제 가을야구를 생각합니다. 분노와 실망과 비난은 다 접습니다. 얼마남지 않았네요. 어떨결에 치뤘던 2018년과는 느낌도, 기분도, 분위기도, 공기도 다릅니다. 진짜 싸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단의 필승 의지와 각오,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신들린 운영을 기대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아자아자 이기자!!!
첫댓글 2위 한 것 때문에 김경문을 욕하면 안된다?
저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5위 6위 7위를 하더라도 엊그제 오늘같은 경기는 나와서는 안되죠.
개인적으로 김경문 진짜 쌍욕 나옵니다.
개막 13연패 할 때도, 10위 9위 할 때도 이 정도로 감독 욕 하진 않았습니다.
김경문은 제발 좀 그만 꺼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내년까지 봐야겠지만...
욕하면 안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욕 먹을 짓하면 욕 먹어야죠. 그냥 제가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아마 조만간 또 욕할지도 모르죠ㅎ
2위도 대단한성과 맞긴하죠
다만 고집불통 운용이 많이 아쉬운거죠
자존심이 굉장히 쎄신분이라 기자들도 두려워하는 감독입니다
생각이 좀만 더 유연해진다면 정말 좋은감독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냥 독불장군식 명장이라고 봐야죠
김성근 스타일과 조금 다른 그런느낌입니다
김경문감독을 겪어보니 그가 명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권력을 상당히 즐기지만 그걸 믿음의 야구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팀에서 경기 출전과 기회의 기준이 실력과 성적이 아니라 절실함이 되는 게 그 예라고 봅니다. 내 눈에 절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보이면 기회를 줄게. 내 맘에 들게 해봐.. 이게 저는 너무 싫더라구요.
1년 김감독 야구를 보면서 느낀건 사람 안바뀐다, 특히 나이 많은 사람은 더더욱 안바뀐다입니다
포시때는 변화를 줄지 모르겠지만 이젠 그냥 그러려니, 그 고집이 맞아주길 바랄뿐입니다
안바뀔겁니다. 바뀐다면 지금까지 이어온 자신의 선택을 부정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가 명장이라는 호칭을 받을 수 없는 이유죠. 진짜 리더, 진짜 명장이라면 환경탓, 부하탓, 조직원 탓 보다는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먼저 살피고 실패를 복기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죠. 제자리에서 단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리더의 1000승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두산왕조의 김태형이 롯데에서 실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겠죠. 그저 팬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아 우주의 기운이 한화에 쏟아지길 기원할 뿐입니다.
좋은 글이네요. 동의합니다~
응원방에서 자주 뵐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마음털고 플옵 때 더 신나게 함께 응원합시다용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