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가 무엇으로 제 길을 깨끗이 보존하겠습니까?
당신의 말씀을 지키는 것입니다”(시편 119[118],9)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에서 펼쳐지고 있는 성(性)에 대한 왜곡은 더욱 교묘해지고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상 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란물과 같은 문제들은 인간의 성에 대한 여러분의 인식을 ‘성의 도구화, 상품화, 폭력화’ 등으로 왜곡시키고 있습니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90항).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이 성의 오남용 예방 차원에 방향을 맞추다 보니, 실제로 성교육은 여러분에게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피임 도구의 사용을 부추기곤 합니다. 그러나 피임은 성으로부터 생명을 거부함을 전제로 자신의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는 자기중심적인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성교육은 성의 오남용이나 피임 중심이 아닌, 혼인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사랑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성은 그 사람이 존재하고, 자기를 드러내는 방식이며, 또한 그가 다른 이와 소통하고 인간 사랑을 느끼며 표현하고 실천하는 방식’(교황청 가톨릭 교육성,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4항)입니다. 무엇보다도 ‘성은 남녀의 부부애를 위해 있는 것’(「가톨릭교회교리서」 2360항)이기에, 성적 결합은 ‘진리 안의 사랑’(1요한 3,18)으로 평생 헌신하겠다는 혼인서약을 통해서만 허용되고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것이어야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정한다면 자신의 성을 자기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식의 세속적인 행복 추구의 권리로서만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이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사랑과 성’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젠더 이데올로기’에서 야기된 도전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젠더에 대한 개념은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남녀 관계의 상호성과 보완성 그리고 성의 출산 목적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이 자신의 성적 성향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만일 창조 때에 남성과 여성의 이원성이 미리 안배되지 않았다면, 가정도 더 이상 창조로 예정된 실재가 아닐 것이요, 마찬가지로 그 자녀도 자신의 보금자리와 존엄을 잃어버리게 되었을 것입니다.”(베네딕토 16세, 교황청에서 한 연설, 2012.12.21.) 그렇다면 우리 또한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현세적인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여러분의 인생길을 깨끗이 보존하도록 성모님의 특별한 전구를 청하며, 여러분의 신앙 여정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5월 2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정 순 택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