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 지노빌리는 최근 은퇴하지 않기로 결정한데 관해서 아르헨티나 신문인 La Nacion과 이야기를 나눴다. 스페인어로 이뤄진 이 25분간의 인터뷰는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La Nacion은 또한 인터뷰를 압축해서 신문 지면상에도 게제했다. 다음 글은 그 기사를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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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뛰기로 결심한 후 더 큰 책임을 지게 된 건가요?
아뇨, 정반댑니다.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카와이 레너드가 더 큰 책임을 질 거에요. 지난 몇 년간 일어난 일들과 내 출장시간의 감소를 생각하면 난 좀 더 책임을 줄여야겠죠. 난 이제 23, 4분조차도 뛰지 않아요. 내가 82경기에 출전해서 평균 30분을 뛰는 건 이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내가 얼마나 간절히 그걸 원하든지 간에요. 나는 플레이메이커이자 리더로서 팀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거라고 보지만, 경기에 끼칠 영향이 아주 크진 않을 겁니다. 지금의 나에겐 예전의 나같은 결정력이 없단걸 알고 있기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진 않아요. 3년이나 4년 전에는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내가 아주 중요했죠. 지금은 이런 겁니다. "레너드, 니가 접수해." 아니면 파커나 알드리지나 다른 누구든 간에 말이죠. 세월이 많이 변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이 팀이 굴러가도록 돕는데 있어서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네, 그건 더 쉬워졌죠. 만약 포포비치가 내게 매일밤 30분 이상 뛰면서 20점 이상 넣으라고 한다면, 난 더이상은 그걸 할 수 없어요. 하지만 경기의 다른 측면은 내게 더욱 편안해졌습니다. 13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팝이나 팀, 토니 못지 않게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내 몸에 배어 있죠. 팝이 뭘 생각하는지를 알고, 팝이 직접 말하기 전에 다른 선수들에게 전할 수 있어요. 가끔씩 팝이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려서 너무 심한 말을 내뱉으려고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나는 그를 멈추고 이미 우리도 실수했단걸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서 일이 훨씬 더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돕는 거죠.
은퇴 여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던컨과 포포비치와 대화를 한 것으로 압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해줬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팝이 한 말은 안되고, 던컨이 한 말은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그에게 해준 말과 거의 비슷했죠. 팀이 저보다 더 확고한 자세를 가졌었단 것만 빼구요. 그가 가장 우려한 건 가족이었습니다. 제게도 가족에 관한게 가장 큰 걱정이었구요. 아직은 내 일이 아이들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내가 하는 일과 그 동기에 관해 잘 몰라요. 아들들은 내가 농구를 하고, 티비에 나오고, 하는 것들이 자연스런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태어났죠. 우리가 함께 공원을 걷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냐고 요청을 하면 아이들은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가끔은 왜 사람들이 나한테 사진을 찍자고 하는지 알고 있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애들은 아무 생각이 없어요. 프로 스포츠가 매우 드문 영역의 직업이란걸 모르죠. 내가 정기적으로 4, 5일간 집을 떠나있는건 그들에게 자연스런 일입니다. 만약 제 아내가 그런다면, 완전 난리가 나겠죠.
팝이 무슨 말을 했는지 굉장히 궁금하군요
그렇게 흥미로울 정도의 말은 아닙니다. 냉정하고 요점을 지적하는 얘기였죠. 팝이 언제나 그렇듯이.
그래도 팝이 당신을 돌아오도록 설득하기는 한거죠?
물론이죠. 그가 내게 해 준 말로 인해, 사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는 이미 알고 있었죠, 내가 더이상 이것저것 다할 수는 없다, 예전의 나와는 다르다, 뭔가 다른 일에 흥미를 가져보는게 좋겠다... 일이 달리 풀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팝이 날 설득해보려고 할 정도로 내가 돌아오길 간절히 원했다는 사실은 내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특별한 감독 밑에서 뛰고 계신데, 혹시 장차 코치가 되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아니오. 전 농구를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나 전략과 심리적 측면을 무엇보다도 더요. 하지만 농구 코치는 정말 힘든 직업입니다. 완전한 제정신으로는 못하는 일이에요. 만약 내가 한 해 쉬고 싶어지면 어떻게 하죠? 감독들은 쉬지않고 꾸준하게 일해야 합니다.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어요. 우리들은 나가서 경기를 뛰고, 연습을 하고 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코치들은 언제 어느 때든 필요하면 나와야 해요. 팀을 조직하는 기간에도, 시즌 중에도, 프리시즌에도, 드래프트 기간에도. 진짜 힘든 직업이죠.
최소한 농구와 관련해서 팀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은 있겠죠?
프랜차이즈를 위해 일하는 내 모습을 그리는건 가능하네요. 하지만 책임이 큰 일은 아닙니다. 지금 나는 인생에 있어서 내 시간을 다른 무엇보다도 더 중요히 여길 단계에 와있어요. 7월부터 6월까지 일해야 하는 곳에는 있고 싶지 않습니다. 많은 책임과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팀에서 일하는 걸 고려해볼 수도 있겠죠.
이 시점에서 승리가 당신을 얼마나 끌어당기나요?
2년 전 만큼은 확실히 아닙니다. 2013년 마이애미에게 당한 패배는 나를 크게 바꿔놓았죠. 난 더 침착해졌습니다. 그런 성숙함을 내 커리어와 삶의 후반기에 달성할 수 있었어요. 그냥 패배가 있고, 사무치는 패배가 있죠. 2013년은 가슴을 찢어놓는 패배였습니다.
내가 이걸 다시 한다면, 여기에 다시 매달린다면, 그건 내가 더 편안해지기 위해서나 미국여행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건 내게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며, 내 커리어 최고의 순간들에서 가졌던 그 느낌들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와 잘 어울리고, 언제나 승리의 기회가 있으며, 최고로 멋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크게 도움되는 일이죠.
승리보다 패배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말씀이신가요?
절대적으로 그렇습니다. 패배가 얼마나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 수 있는지,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끔 만드는지를 보면 정말 놀랍죠. 우리 모두가 승리를 추구하고, 승리는 최고의 기쁨을 주지만, 동시에 우리를 풀어지게 만듭니다. 2013년의 패배가 나를 2014년의 승리로 이끌었죠.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난게 그게 처음도 아니구요. 어떤 패배는 아주 깊숙한 상처를 남겨서 다음번에는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지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도록 만듭니다. 행운에 의존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죠.
자신이 NBA에서 14년간 플레이하게 되리라고 상상해본 적이 있었나요?
단 한번도요. 특히나 나는 여기 도착했을때 이미 만 스물 다섯살이었죠. 토니 파커는 자기가 NBA에서 14 시즌을 뛰게 되리란걸 전혀 의심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에겐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나는 국가대표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휴식도 별로 하지 못한 상태로 이미 나이를 먹고서 여기 왔습니다. 샌 안토니오에서 처음 2년을 보낸 후 내 나이와 플레이 스타일, 그리고 오래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것 때문에 지노빌리는 만 32세 이상 플레이할 수는 없을 거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었죠. 하지만 시간은 이렇게 흘러갔고, 지금 팀에서 만 38세의 내가 여전히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아직도 나를 원한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뿐이네요. 내가 팀에 매달려서 플레이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직도 팀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고의 운동 선수라고 부를때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방금 전의 질문과 똑같습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이 대체 어떻게 일어난 건지, 왜 일어난 건지, 그저 놀라울 뿐이죠. 어렸을 땐 나에 관해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커리어를 시작할 땐 다들 그렇게 마련이죠. 내가 NBA에서 뛰게 되리란 것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르헨티나의 그 누구도 NBA에 온 적이 없었죠. 왜 하필 내가 첫번째 경우가 되겠어요? 그냥 일이 그렇게 됐고 한번쯤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면 감사할 뿐입니다. 만 38세란 나이에 난 또 한번 NBA 우승을 노리고 있어요. 만약 누군가가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날거라고 말했다면, 난 그 사람이 미쳤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브루스 보웬이 최근 말하길 당신이 팬들을 대하는 방식은 다른 여러 NBA 선수들의 모범이 된다고 했습니다.
음,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내가 사인해주는걸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겁니다. 누군가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게 나아요. 하지만 나는 사람들에게 그게 소중하다는걸 압니다. 특히 경기장에 오는 사람들에게 말이죠. 그들은 나를 보러 오려고 수고를 아끼지 않고, 와서는 좋은 말을 해줍니다. 그럴 때는 내 시간을 기꺼이 쓸 수 있어요. 내가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와있는데 누가 내게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그건 그닥 좋지 않습니다. 내 아이들과 나눠야 할 시간을 침범받는 느낌이죠.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해주기는 합니다.
당신의 가족들이 은퇴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줬나요?
처음부터 가족들의 의견을 가장 중시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내 아내가 내가 더이상 떠돌아다니지 않고 한 해를 통째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면, 아마도 그건 결정적인 한마디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괜찮다고 해줬습니다. 아내는 심지어 그녀 자신도 아직 내 은퇴에 적응할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했구요. 이런 과정에 오랜 기간 익숙해져 있죠. 은퇴란건 운동 선수에게 아주 심각한 결정입니다. 나는 시즌이 끝나면 얼마간 휴식을 갖고 싶어합니다. 정말로 진지하게 은퇴를 고려했던 때가 있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죠. 은퇴하고 싶은 이유들도 많았지만, 한번 은퇴하고 나면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거니까요.
언젠가는 올 그 때를 지금 대비하고 있으신가요?
네, 대비한지 꽤 됐습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이야 지금도 있으니까요. 난 정신적으로 대비를 완료했어요. 내가 경쟁과 경기장에서의 흥분, 그리고 락커룸을 그리워할 거란건 분명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죠. 그 어떤 것도 내게 NBA 파이널 경기를 준비하면서 얻는 고양감을 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4년전의 나보다는 훨씬 더 대비가 잘 돼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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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http://www.poundingtherock.com/2015/8/8/9121107/manu-ginobili-delay-retirement-contribute
첫댓글 인터뷰 내용이 참 좋네요~ 벌써 마누의 나이가 이렇게 되었군요...
생각이 깊은 분인거 같네요
으... 경기 준비할때의 흥분과 설렘...
알렌옹 보고있나?^^
마지막 질문과 대답이 마음을 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