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공유되고 있는 화제의 영상 속 주인이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으로 유학가 Northeast Louisiana University 에서 맹활약했던 이은정 선수.
영어 표기론 Eun Jung Lee였지만, 미국인들은 그녀를 주로 E. J. Lee라고 불렀습니다.
한국에 있을 청소년 시절 당시, 그녀의 플레이를 한 농구 해설자가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여자 김동광!"
그리고 미국에선 이러한 닉네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Korean Magic Johnson".
미국에서 4년 동안 대학시절을 보내며, 소속 학교를 1985년 파이널 포까지 올려놓았고,
4년 동안 총 2,208득점을 하며 평균 18.8점, 7.5어시스트, 2.5스틸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죠.
2학년 시절엔 여자농구에선 보기 힘든 어시스트 10.3개를 평균으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3년 연속으로 NCAA 최우수 선수들에게만 주어지는 All-American 팀에 선정이 됐습니다.
졸업년도인 86년엔 미국 대학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Naismith 상 최종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1. 화려한 패스로 코트를 장악
어쩌면 이은정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은 미국농구에 더 맞았던 것 같습니다.
정형화된 시스템 농구를 강조했던 한국농구의 시각으로 보면 그녀는 이단아였습니다.
자유롭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위험부담이 큰 패싱 플레이를 즐겼으니까요.
바로 이 특이한 패싱감각과 쇼맨쉽이 당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수비진 사이로 날카롭게 넣어주는 사이드암 패스라든지, 노-룩 백도어 패스들 말이죠.
2. 속공 패스의 귀재
그녀가 '한국에서 온 매직 존슨'이라 불리운 이유죠.
속공이 시작되면,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와 뛰어난 상황판단, 그리고 넓은 시야로
적재적소의 팀원들에게 완벽한 킬 패스를 넣어 줍니다.
괜히 여자농구에서 두자릿수 평균 어시스트가 나온 게 아니죠.
대학 4년 동안 기록한 어시스트가 천개에 육박하는 978개였습니다.
3. 독특한 투핸드 오버헤드 점프슛
이은정 선수는 신장이 168 밖에 안 됩니다. 아마 실제론 165~6에 가까웠을 겁니다.
그래서 농구를 처음 배울 때부터 두 팔을 위로 주욱 올리고 던지는
아주 특이한 자신만의 슈팅 폼을 완성시켰죠.
오픈 점프슛이든, 돌파에 의한 더블 클러치이든, 두 손을 사용해 던지던
이 앙증(?)맞은 모습을 당시의 미국 농구팬들은 사랑했습니다.
4. 이은정 선수의 전매특허 - 레이업
과거에 김동광 선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은정 선수는 돌파를 즐겨 했습니다.
여자선수로선 보기 드물게 손이 큰 편이어서 농구공을 다루기가 좋은 신체였고,
탄력과 체공력까지 좋아서 다이나믹하고 멋진 슛들이 많이 연출되곤 했습니다.
특히 속공 상황시 한 손으로 공을 휘젓듯 하며 던져 올리는 레이업이 일품이었죠.
정확하게 어떠한 상황 하에서 미국 유학이 결정됐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시로선 거의 가능성 제로였던 길이 그녀에겐 열렸던 것이고,
그녀는 그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았으며 또 성공을 했습니다.
외국에 나간 선수는 (차범근 포함) 조국을 배신했다고 보던 당시의 국민적 정서 때문에...
우리가 그녀에 대해 소식을 자주 접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하더라도, 강현숙, 최애영, 박양계, 최경희 같은 기라성같은
역대급 포인트 가드들 사이에서 그 실력을 꽃피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주일 전, 그녀의 소속 대학이 학교사상 처음으로 그녀의 등번호 5번을 영구결번해줬습니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은 루이지아나 주 명예의 전당에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19세 나이로 미국에 건너가 당당하게 코트를 호령하며 한국의 이름까지 드높인 이은정.
영구결번과 명예의 전당 헌액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첫댓글 7년 전에 애니메이션/GIF 게시판에 올렸던 게시물인데, 이 회원의 시선 게시판에도 공유하면 좋겠다는 건의가 들어와서 퍼왔습니다. 즐감하세요.
머여 매직존슨인줄;; 패스 소름돋네요. 제가 왜 이런 선수를 모르고 있었을까요;;;;
얼마 전에 알럽에서도 한국 여자농구 역대 올타임 팀 얘기가 오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은정 선수 이름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안타깝지요. 농구 본고장에 가서 한 획을 그었던 전설인데요.
@Doctor J 닥터 제이님께서 이전에 올리신 본 게시물을 보고나서 국내여자농구 전설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일화나 성적등을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찾아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한국 여자농구 역대 올타임 팀은
박신자 박찬숙 정은순
정선민 조영란 성정아
김화순
최경희 정미라
강현숙 이은정 전주원
로 봅니다.
@버나드 킹 동의합니다. 조영란 선수가 살짝 아쉽네요. 조영란 대신 슈팅가드 이형숙을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이형숙은 LA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이었고, 국내에서나 국제대회에서나 탄탄한 수비력과 과감한 슈팅으로 항상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줬던 선수죠. 여자농구 역대최고의 허슬플레이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Doctor J 조영란 선수가 79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의 주역, 보기드문 원핸드 슈터, 이탈리아 프로무대 진출 등이 인상적이여서 올려봤는데 이형숙 선수도 엄청난 분이셨군요.
@버나드 킹 조영란은 70년대 당시엔 180이 넘는 여자선수가 많지 않았기에 좀 더 뜬(?) 케이스인데, 빅맨으로서 리바운드나 골밑수비, 포스트업 플레이, 어느 것도 딱히 잘 하진 못했던 선수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미드레인지 슈팅력이 좀 있는 파워포워드였다고 볼 수 있는데, 79 세계선수권 때도 준우승의 주역은 사실 박찬숙, 강현숙, 정미라, 홍혜란, 이 4인방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조영란도 한국농구사에서 빠질 수 없는 위대한 선수였지만, 올타임 팀 12명에 끼기엔 0.2% 정도 모자른 듯 해요.
이형숙은 LA 올림픽 은메달 뿐 아니라, 84년, 88년 아시아선수권 백투백 우승의 주역이었기도 하고, 성정아와 함께 9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팀의 리더였기도 합니다.
아니면 둘 다 빼고 박지수 선수를 넣는 것도 상식적인 선에서 괜찮겠죠.
@Doctor J 아버지께서 서울 사실 때 시간나실때마다 장충체육관에 가셔서 말씀하신 기라성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셔서 참 부러웠지만 정확히 기억하시지 못하셔서 아쉬웠는데 닥터님 덕분에 또 하나 배워가네요.
항상 훌륭한 게시물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버나드 킹 네, 고맙습니다.
@Doctor J 유영주가 없네요. 정은순,전주원에게 유영주가 올타임급으로 밀리는 선수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조영란보다는 조문주가 좀 더 우위로 판단합니다. 위 라인업에서 저는 유영주를 넣고 싶네요. 근데 라인업 보니까 가드진은 정말 세계 올스타급이네요. 박양계,이형숙,정미경,김지윤,변연하같은 레전드들도 들어갈 자리가 없네요.
저시대에 저런스타일이
한국농구계는 아무래도 지나치게 보수적이라 이은정 선생님에게는 답답하고 좁았으리라 생각해요!
넓고 창의적인 코트비전에 감탄사가 나올 패싱에 마치 번개와 같은 속공능력까지~ 위대한 농구인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octor J 선생님~
지금도 보수적인거같습니다. 조금더 어린친구들이 농구를 받아들이게 해주면 좋을텐데요..
오마이… 레이업 환상이네요!!!!
환상적이네요👍👍👍
와.. 한국여농에 이런 선수가 있었네요
와 첫번째 움짤 맨 처음의 노룩패스 육성으로 감탄 터졌네요 ㄷㄷ
이런 분도 있으셨군요.
올려주신 영상만봐도 폼 나네요!! 특히 노룩 백도어 패스 멋있습니다!!
와… 지금 wkbl에 오셔도 리그 초토화 시키실거 같네요. 현재 가드 중엔 돌파와 슛, 리딩, 패스 골고루 다 되는 선수가 없어서 ㅠ
전주원 선수가 포인트가드 중에 제일 잘한줄 알았는데 상대가 안되겠네요.
진심 대단하네요!
전주원은 강현숙 정미라부터 넘고 와야죠. 심지어는 정미경이나 박양계 이형숙 같은 선수도 전주원이 넘었을까 솔직이 의문입니다. 워낙에 전주원ㅇ 여농 전성기의 뒷자리에 위치하다 보니 실력이 더욱 출중해 보인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전주원이 대한민국으 역대급 가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현 국대에 전주원만 있어도 판도가 달라졌지 않았을까 해요
진짜 지금봐도 세련된 플레이네요.
졸업후에도 미국에서 계속 활약하셨을까요 ?
대한민국 국가대표로도 활약하셨을지도 궁금합니다
당시엔 WNBA 이전이라 유럽에서 잠시 프로생활을 했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지도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시 국내정서가 외국으로 가 선수생활을 하던 선수까지 포용하긴 좀 힘들었었고, 또 동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들도 많았죠. 국가대표엔 뽑힌 적이 없고, 본인도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Doctor J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몰랐던 레전드 분들 새로 알게되는 재미와 기쁨 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와 이런 선수가 있었군요 ㄷㄷ
와...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정말 엄청난건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