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가 다 가기전에
나는 오늘도
추억에 못을 한번 더 박고 싶다!
나는
내 일생에 사랑의 추억이 너무나 많다
누구나 그러하듯~
각자 각기 나름대로의 잊지 못할 고운 추억들을
한 둘 정도는 가지고 살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사랑의 추억들이 더 많다....
혹자는 이런 날 두고 바람둥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젊었을때엔~
사랑학 박사라고 별명이 붙었을 정도였었다
어허허허~
난
대학원에
사랑학 박사과정이 없기에~
교육학 석사 학위 만으로 만족 할 수 밖에 없었다...
어허허허~
*(*~~~
888 방랑객 단상 중에서 888
추억
- 이재기-
짧았다 하지 마오
지금의 모습이
추하고 흉한 몰골일지라도
웃음 속에 감춰진
고통을 동반하며
이겨 온 모습인걸
덧없다 하지 마오
바람에 스치는 추억이
이슬에 맺혀 반짝일 지라도
지금의 순간들이
들추기 싫은 추억인걸
누구냐고 하지 마오
이름 석자 있어
불러 줄 이 있지만
기억해 줄 이
오직, 홀로 된 이 밖에
추억에 못을 박는다
이정하
잘 가라, 내 사랑
너를 만날 때부터 나는
네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저문 해가 다시 뜨기까지의
그 침울했던 시간,
그 동안에 나는 못질을 한다.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서둘러
내 가슴에
큰 못 하나를 박았다.
잘 가라, 내 사랑
나는 너를 보내고 햄버거를 먹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돌아 서서
햄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콜라를 마셨다.
잘 가라, 내 사랑
네가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게지.
네가 가고 없을 때 나는 나를 버렸다.
너와 함께 가고 있을 나를 버렸다.
추억이 없다
정호승
나무에게는 무덤이 없다
바람에게는 무덤이 없다
깨꽃이 지고 메밀꽃이 져도
꽃들에게는 무덤이 없다
나에게는 추억이 없다
추억으로 걸어가던 들판이 없다
첫눈 오던 날 첫 키스를 나누던
그 집 앞 골목길도 사라지고 없다
추억이 없으면 무덤도 없다
추억이 없으면 사랑도 없다
꽃샘바람 부는 이 봄 날에
꽃으로 피어나던 사람도 없다
추억 혹은 상처
서린
더 이상 누군가를 기억해도
가슴 시리지 않다면
그는 이미 당신에게
추억이란 이름을 선사한 것
가끔은 그를 부르며 들여다봐도
그대 곁의 사람 질투할 수 없는 것
아직도 누군가를 기억할 때
편안할 수 없다면
그는 지금껏 당신에게
상처란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것
가끔씩 그대 영혼 흔들 때마다
그대 곁의 사람 상처 입을 수 있는 것
추억 밟기
박창기
길 위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의 한 생애, 그건
위대한 추억 밟기
날마다 걷는 나의 길에서
나는 오히려 그리움을 밟으련다
먼 훗날 나의 길을 되돌아볼 때
아름다워서 너무나 서러웠다고 말할 수 있게
오늘 한 발자국에도 예사롭지 않게 하련다
애써 뒤따르다 놓쳐버린
앞서 가는 발자국 하나보다
진흙탕 속에 발 내린
열망의 오늘이 왜 더 사랑스러운 것인지
그날을 위해 준비하는 나의 길이
至純한추억들만 그리며 더욱 따르게 하소서
至高한 발자국만 닮게 하소서
빛살에 쌓인 오늘 하루
그것이 은총임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추억, 오래도록 아픔
이정하
사랑이라는 이름보다도 늘 아픔이란 이름으로 다가오던
그대. 살다 보면 가끔 잊을 날이 있겠지요. 그렇게 아픔에
익숙해지다 보면 아픔도 아픔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
겠지요. 사랑도 사랑 아닌 것처럼 담담히 맞을 때도 있겠
지요. 사랑이란 이름보다는 아픔이란 이름으로 그대를 추
억하다가.
무덤덤하게 그대 이름을 불러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인지
그런 날이 과연 오기는 올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쯤 그대 이름을 젖지 않은 목소리로 불러 볼 수 있을
지, 사랑은 왜 이토록 순간적이며 추억은 또 왜 이토록 오
래도록 아픔인 것인지…
추억
조병화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이 겨울 바다
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사랑스런 추억
윤 동 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추억 태우기
김석주
하얀 연기속에 행복한 우리모습
사라지고 있음이 서글퍼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 소리내어 보이고 말았습니다
옛 추억이 시커멓게 구겨져 재 되고
그때서...
정말 우리는 혼자였습니다
손끝 사이로 저미듯 실려오는 따스함
그대 느껴지시나요
소리내어 우는 그 연유
그대 아시는지요
사진속 그대는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기억을 지우려고 성냥불을 켠건 아닙니다
다만
사랑했는지요
지금 미소짓던 그때 만큼은...
사랑이 한줌 재가되던 오늘은
그대 보내던 날 보다 더욱 가슴 아파
참지못한 눈물 소리내어 보이고 말았습니다
추억
안근찬
추억이 남기고 간 긴 여운...
그리움으로 주병을 앓고
잠 못 이루던
그때가 언제였을까?
그리움이 겹겹이 쌓여
숲을 이루고 그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도 행복했던
그때는 언제였을까?
그리움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그 속에 익사하는 순간의
황홀함을 생각했던
그때는 언제였을까?
그리움이 그려놓은 동화 속에서
하늘 한 자락 깔고 앉아 철학을
인생을 사랑을 이야기 하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당신 안에 숨어든 내 영혼이
당신으로 하여 숨쉬고
자란다고 생각했던
그때가 정말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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