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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글 좋은글 우리네 어머니
푸른 돌(靑石) 추천 0 조회 174 22.12.06 17:35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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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12.06 17:54

    첫댓글 1.날씨가 많이 쌀쌀 해졌다.
    언젠가 등산을 한창 다니던 때다. 매주 토요일 아침 6시에 남한산성 입구 느티나무에서 만나 등산을 했다. 많을 땐 20명이 넘었고, 적어도 5~6명이 꾸준히 7~8년을 다녔다. 그러던 어느 금요일 밤에 눈이 펑펑 내렸다. 오랜만에 폭설이 내려 온 산과 들과 마을이 다 하얀 눈 속에 파묻혔다. 밤중에 우리 대장이 문자를 보냈다. '그래도 등산은 그대로 갑니다, 아이젠 준비하시고 따뜻하게 입고 오세요.'
    겨울철 새벽 6시면 아직 깜깜하다. 서둘러 준비해 느티나무 입구로 갔다. 대장 부부와 또 다른 부부도 나왔고 등산에 목을 매는 여성 회원 해서 일곱명이 모였다. 출발부터 아이젠 차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발바닥에서 뽀드득 뽀드득 하고 나는 소리가 발에 느끼는 감촉이 좋고 듣기도 좋았다.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인데 급경사 쪽 등산로를 잡았다. 밤 사이에 바람도 불지 않아 눈이 나무위에 소복이 쌓였다. 소나무 위에 쌓인 눈은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고 작은 철쭉에 앉은 눈은 솜사탕 같았다. 나무를 발로 툭툭 차면 눈꽃이 하얀 벚꽃처럼 날렸다. 눈빛이 어두운 산길을 밝혀줬다. 아이젠을 찼지만 눈이 많이 쌓여 발이 푹푹 빠졌다..=>

  • 작성자 22.12.06 17:54

    2.중간에 항상 쉬는 곳이 있다.
    처음 오를 때는 사방이 숲이라 시야가 막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높이 오를 수록 서울 전역이 점점 넓게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북한산이 하얀 눈산이 되었고 아스라히 남산도 눈 속에 파묻혔다. 한강은 파란 물줄기가 유유히 흐르고, 멀고 가까운 마을도 모두 눈 속에 파묻혀 동화의 나라가 되었다. 눈이 많이 온 날이면 배고픈 동박새가 뭐 먹을 거 달라고 손바닥에 앉는다. 얼른 먹이를 주면 귀여운 녀석은 손바닥에 앉아 한참 먹이를 쪼아 먹는다. 옆에서 사진 찍어도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배도 고프지만 사람이 저들을 해치지 않을 걸 믿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얼마나 조화롭게 사는 아름다운 풍경인가?
    서문 위 휴게소에 나무 의자와 탁상을 몇 군데 만들어 놨다. 눈을 휘휘 쓸어내고 방수 비닐 받이를 깔고 앉는다. 각자 가지고 온 음식을 전부 펼치면 그런 진수성찬이 없다. 막걸리 한 잔 씩 따르고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라 크게 건배를 한다. 눈이 많이 온 날은 오를 때보다 하산할 때가 더 위험하다. 아무리 조심해도 미끄러진다. 아이젠을 차도 거의 소용이 없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작성자 22.12.06 17:55

    3.언젠가 초 가을에 동네 등산팀이 1박 2일로 지리산을 갔다.
    새벽에 양재역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15명이 출발했다. 등산 입구에 도착하면 벌써 정오가 가까워진다. 이번 목적지는 깊은 산중이고 아름다워 신선이 산다는 그 유명한 지리산 '칠선 계곡' 이다. 그러니 모두 기대가 컸다. 그 계곡은 평생 한 번 가기도 어려운 곳이라 한다. 그만큼 계곡이 깊고 급경사라 힘들고 위험하다. 1박을 해야 하니 준비할 것이 많다. 산악 대장이 각자 개인별로 준비할 것을 알려줬다. 먼저 혼자라도 가까운 산을 자주 오르라 주문했다. 그래야 다리 힘을 키우고 몸도 튼튼해 져 산을 오를 때 낙오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같이 등산하다 낙오되면 산을 계속 오르든 내리든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어 한 사람이 더 남아야 한다. 이런 낭폐가 없고 그런 민폐가 없을 것이다.
    아무튼 모두 산악대장 말 대로 가까운 남한산성을 부지런히 오르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리산 정상 노고단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우리 대장이 전국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예약을 했다. 최종적으로 열 다섯 명이 가게 되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지리산 입구 구례 중산리에서 내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작성자 22.12.06 17:55

    4.지리산 천왕봉에서 내려다 보는 장엄한 절경은 잊을 수 없다.
    첩첩 산중의 산이 끝없이 이어지고 산 너머 산 멀리 너울지는 뭉개 구름이 더 없이 멋진 풍경이다. 늦여름이라 짙은 청록색의 산하(山河)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정상에 있는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정상을 둘러봤다. 높은 산 정상에는 어디나 큰 나무는 없고 철쭉이나 억새풀만 무성하다. 남한 제일 명산이요 큰 산의 위용이 대단하다.
    아침 일찍 정상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단단히 준비하고 출발했다. 칠선계곡을 가는 길은 시작부터 가파른 급경사였다. 천천히 걸을 수 없는 경사라 반은 달리 듯 내려갔다. 같이 내려가던 다른 팀 일행 중 한 분이 앞으로 넘어지며 스틱에 부딪혀 안경이 깨어졌다. 그 바람에 눈을 다쳐 한 일행과 같이 등산을 포기하고 되돌아 올라갔다. 다치는 사람을 보고 우리 일행도 바짝 긴장이 되었다. 조심조심 하며 중간까지 내려갔다. 여기 저기서 폭포가 쏟아지고 크고 작은 호소(湖沼)는 수정 같이 맑았다.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고 싶지만 너무 차와서 감기 걸릴까 봐 망설여졌다. 중간 중간에 쉬면서 먹는 새참은 꿀맛이고 같이 마시는 냉 캔맥주는 더 없는 별미다..=>

  • 작성자 22.12.07 20:39

    5.카타르 도하에서 제 22회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새벽 4시에 우리 나라가 브라질과 승부를 겨뤘다. 브라질은 수년간 부동의 세계 1위 팀으로 역시 강했다.4대1로 졌지만 그나마 한 골 넣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웃 일본도 다른 조 1위로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예선 초반에 사우디가 만년 우승 후보 국가인 아르헨티나를 꺾고 일본이 독일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덩달아 한국이 포르투갈에 2대1로 이기며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새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와 꿈이 되살아 난다. 광화문의 붉은 악마는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의 응원 천사군단' 이 되었다. 월드컵이 올림픽 못지않은 열정과 사랑을 받는 세계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16강에 그치게 되어 아쉽고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단의 노고를 무한히 칭찬해주고 싶다.
    '축구공은 둥글다" 는 말 대로 어느 팀이 우승할지 오리무중이다. 초반에 우승후보국이 모두 패하면서 언제 어느 팀이 불쑥 혜성처럼 등장할지 모른다. 전 세계 축구실력이 평준화되어 우승 후보국을 점치기 더 어려워졌다. 땅도 크고 인구 대국인 인도나 중국을 제치고 연속 10회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룬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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