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희망버스를 타고서

[최기종]

희망버스를 타고서 / 최기종

타워 크레인 김진숙 만나러

부산역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깔깔이도 날날이도 살살이도 똘똘이도

올라타서 쇼바가 내려앉아도

버스가 좋아라고 한다.

이렇게 든든하게 달려본지

너무 오랜만이라고

신이 나서 쌩쌩 잘도 달린다.

길가던 사람들도 신기한 듯 바라보고

네온사인도 가로수도 가게들도 웃음꽃이었다.

운전기사도 어깨춤을 추면서

가속기를 붕붕 밟아댄다.

맞불집회하는 롯데백화점 지나서

돼지국밥이 오천원인 갈매기집 지나서

원천봉쇄 막아서는 영도대교를 건너서

경계의 경찰차벽을 끼고서 한진투쟁

김진숙 지도위원 만나러 간다.

모두들 엉치뼈에 불빛 하나씩 달고서

달밤 없는 세상 만든다고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