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다른 종교를 우상이라 하여 배척한다.
불상을 만들어 놓고 절을 하고 상을 차려놓고 경배를 하니
겉이든 속이든 변명의 여지없이 우상에 틀림없다.
확실히 잘못된 것이 있을 때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지적하고 질책하기를
아끼지 않는다. 명백한 잘못에 지적을 아낄 이유가 없거니와,
이런 차이가 바로 기독교의 진리성을 드러내는 기회가 아닌가?
우상이라는 것은 기독교가 가장 경멸하고 경원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깃발을 휘날리며 타종교 비판과 공격적 선교와 최근에는
정치적 발언도 서슴치 않는 이 땅의 기독교회는 자신이 우상이 된 것을 모르고 있다.
우리는 그저 목사가 욕심이 많고 타락해서
장로나 당회가 집단 영광을 추구해서
신앙을 교회 중심으로 가두어 놓고 신자를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사교로도 불리는 그 현상은
교회가 우상이 되었다는 더 깊은 문제의 부스럼에 불과하다.
그런 교회는 한편으로는 신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생긴 교회인 것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더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되기에 발전한 교회인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대안이 되었다.
과연,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이다. 부르심받은 자의 모임이다.
그리고 교회는 피로 사신 바 된 거룩한 교회이며
이 땅에서 진리와 천국을 내어 보이는 문화 공동체이다.
그러나 그것이 간판을 합법적으로 교회로 내어 걸면 그렇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목사가 라이센스가 있고 교단이 이단이 아니라면 그렇게 된다는 뜻도 아니다.
주님의 눈에 그 라이센스나 간판이나 등록증같은 것이 보이실까 의심해야 한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의 행방을 찾으시며, 그들이 모인 곳에 함께 하시며,
그들을 형제라 하시며, 그 모임을 나의 몸이라 하시며, 나의 신부라고 하시는 것이지,
등록증과 규정대로 된 절차를 보고 아하 내 신부로구나 하실 리는 없는 분이다.
심지어 교회가 그 이름으로 다른 교회보다 조금 더 선교를 하고 저금 더 구제를 한다 하여도
행실이 비교적 갸륵하여 커트라인을 넘겼으니 그래서 내 교회구나 하실 리도 없다.
주님의 눈에 안 보이는 것은 단언컨대 교회가 아니다.
그런 경우, 교회개혁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교회'에 선교를 다시 한다는 말과 같아진다.
우상은 무엇인가?
통속적인 대답으로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우상이다"라는 정의를 많이 듣는다.
그러나 하나님보다 조금 덜 사랑하면 우상이 아니라면, 그것은 아무래도 좀 이상한 정의이다.
우상 숭배를 금한 것은 신을 쪼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 조각에 하나님이니 야훼니 엘로힘이니 만왕의 왕이니 하고 이름을 붙인다고 우상이 아닌 것이 아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은 너무나도 중요한 영적 원리이다.
그것을 보고 싶어서, 보이는 것을 만들고, 그것이 하나님이라고 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더 풀어 말하자면, 너에게 쉬운 하나님을 만들어 하나님을 대체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상이 무서운 것은 그것이 우리 마음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빼앗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그것이 신의 이름을 찬탈하기 때문이다.
지금 도무지 하나님의 법이 펼쳐지지 않는 교회 현상을 본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리를 누가 찬탈했길래,
누가 신자들의 마음 속에 하나님 역할을 대신 하길래,
이렇듯 하나님에게서 마음이 유리된 종교가 되어버렸는가 물을 만하다.
아니 물어보고 따져봐야 한다. 우상은 그냥 보면 꼭 신같기 때문이다.
애초에 신 같으라고 만든 것이 우상이니까.
교회에 열심이면 신앙에 열심이라 하고
교회에 순종하면 하나님께 순종한다고 하고
교회의 일은 당연히 하나님의 일이라 하면서
더 이상 신앙의 길을 찾지 말라 하고
더 이상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이 따로 없다 하고
더 이상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없다 한다면
그것이 우상이다.
그것이 모자란 듯이
교회의 지도자면 당연히 하나님의 종이라 하고
교회를 거역하면 하나님을 대적한다 하는 정도라면
죽어서 숭배받는 광물성 우상이 아니라
살아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도둑질하는 동물성 우상이라고 해야 할까.
살아계신 하나님을 뵈러 가는 여정은
쉬운 우상을 먼저 내 눈에서 치우는 날 시작된다.
만일 어떤 지역교회가 있어,
우리가 함께 다 같이 하나님의 나라로 가는 길벗이 되자고 한다면
아마 거기가 예수님의 교회일 것이다.
첫댓글 맑은내님께서 '19.3.6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링크하고 나니 구게시판 글이어선지 본문 수정이 안되는군요.
댓글로 감사와 안내 드립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께서 보내신이를 믿는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 하시니"
(요6:29/개역개정)
하나님일에 전념하게 하지 못하는 하는 육신의 정욕을
사람의 노력으로 끊어낼수가 없고..
역시 주님께 의지 합니다
감사합니다^^
맑은내님의 글이네요.
그만 멈출까 하다가도 멈추지 못하는 것은
한국교회에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싶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미처 보지 못했는데 볼 수 있게 해주신 지기님, 고맙습니다. ^^
댓글과 격려 감사합니다. 만남이 소중합니다. 교류와 변화가 따라옵니다.
사실은 카페에 진정한 만남이 부족한 것 같아 고민입니다.
맑은내님께서 발길을 끊으신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