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줄 : 상백사, 당백사, 떡줄 등을 쓴다. 상백사는 한국산 명주실로 만든 것이고 당백사는 중국산 명주실로 만든 것이며, 떡줄은 재채실로 만든 것이다. 연실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부레나 풀 끓인 물에 사깃가루나 유리가루를 타서 서슬이 일도록 하는데 이것을 '가미(혹은 깸치)'라고 하며 이를 가미 먹인다고 한다.
얼레 : 연줄을 감는 도구. 모양에 따라 네모 얼레, 육모 얼레, 팔모 얼레, 볼기짝 얼레(납짝 얼레) 등이 있다. 보통 네모 얼레를 많이 사용하나, 경기용으로는 육모 얼레, 팔모 얼레를 많이 사용한다.
(2) 연의 유래
연은 한자로 솔개 연(鳶)자를 쓴다. 솔개는 매과에 속하는 새로서,이 새는 공중을 날개를 편채 빙빙 돌면서 들쥐,개구리,물고기,조개류 따위를 잡아먹고 산다.
연의 옛 이름에는 풍쟁(風箏) 또는 쟁(錚),궤등이었으나 삼국사기에는 풍연(風鳶)이라 기록되어 있고 고려사와 조선조의 여러 문헌에는 지연(紙鳶)은 종이로 만든 연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중국에서는 풍쟁(風錚)이라고 쓰고 있으며 일본은 다코라고 부르고 있다.
연날리기는 우리 나라 대표적인 겨울철 민속놀이 중의 하나다. 가을 일이 끝나고 서릿발이 내리 기 시작할 무렵이면 농촌의 소년들은 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띄운다. 경기 이북 지방에서 보통 늦가을부터 경기 이남에서는 이보다 늦게 섣달에 연날리기를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연을 날리는 시기는 음력 정초부터 보름까지였다.
소년들은 보름이 되면 자기의 생년월일시를 써서 하늘 높이 날린 다음 연줄을 끊어 바람을 타고 한없이 날아가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하면 그 해에 자기에게 다가 울 액운이 연을 타고 날아가 버림으로써 액없이 무병하고 행복한 1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해서 이것을 송액(送厄)또는 액막이연이라고 불렀다.
또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에 이미 연이 있었음을 알 수가 있고 동시에 최초에는 군사적으로 활용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 연날리기가 군사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사례는 전설로도 전해지고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조선시대 중종(1847년) 때에 홍석모가 펴낸 '동국세시기'에 고려 시대 말엽의 명장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최영 장군의 일화가 있다. 최영 장군이 탐라(지금의 제주도)에서 묵호(목축을 하던 몽고인들)의 반란을 정벌할 때 장군이 군 대를 배에 싣고 탐라에 이르니 섬의 사방이 절벽이어서 도저히 상륙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꾀를 내어 사람을 태울만한 큰 연을 만들게 해서 군사를 연에 매달아 적의 성안으로 날려보내 공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섬 주위에 가시덤불이 무성하여 병사가 진군할 수가 없어서 최영 장군은 연 밑에 갈대씨를 담은 주머니를 달아 그 연을 높이 띄워 섬 주변 가시밭에 그 씨 주머니를 떨어뜨렸다. 그 해 가을에 섬 주위는 마른 갈대로 뒤덮였으므로 여기에 불을 질러 가시밭을 태워 마침내 상륙하여 섬을 점령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연을 이용하여 섬과 섬 사이,섬과 육지를 연락하는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였고 또 작전 지시의 방편으로도 사용하였다. 지금도 경남의 통영 지방에서는 통영 전통 비연,충무지방에서는 전통 충무 비연이라고 해서 방패연에 여러 가지 문양을 그려 서 '이충무공 전술 신호연'을 지금도 긍지를 갖고 날리고 있다.
우리 민속놀이로 연날리기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유행하게 된 것은 조선 시대 후기 영조 임금 무렵일 것으로 음력 정월 보름날이 되면 서울의 광교와 수표교 일대에서 연날리기 시합이 벌어졌다 고 하며 이 잔치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온 선비들이 각자의 재주와 기량을 한껏 겨루었으며 지방에서도 마을마다 연날리기 광경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때 영조 임금께서는 연날리기를 즐겨 구경하셨고 또 장려하였다고 한다.
(3) 연을 잘 날리기 위한 조건
연날리기에 가장 적합한 풍속은 초속 5m정도이다.
연체의 구조에 있어서는 살이 제자리에 붙어 있는지를 살펴보고, 납짝연이 아닌지도 조사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연을 바닥에 놓았을 때, 방구멍 중앙 부분(4개의 살이 만나는 부분)의 높이(경상도 지방에서는 '고'라고 한다)는 지면에서 2-3cm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연이 납짝해서는 안되고 곱사연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바람이 강하게 불어 연을 날리기가 곤란할 때에는 고를 더 높여 굽은 정도가 더 큰 곱사연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곱사연은 납짝연보다 연체에 닿는 바람이 적고 바람을 많이 흘려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방법은 머릿줄을 윗귀에 한번 더 감아 머리살을 더 휘게 하면 된다.
정확하게 매어진 목줄은, 연체에 맨 목줄이 모여진 부분의 매듭을 눕혀보면, 정확하게 양귀에 닿거나 아랫줄 구멍에 닿아야 한다. 또 연체와 45°의 각이 되어야 한다.
연을 날릴 때의 자세는 연과 날리는 사람의 앞가슴이 늘 직선으로 맞보고 있어야 한다.
연실도 직선에 가깝도록 팽팽하게 되어야 날리는 사람이 연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가 있다.
(4) 연날리기 기술
연날리기의 기본 기술을 알아야 상대방의 연에 접근해서 연실을 얼키게 하기도 하고 감겨 있는 연실을 풀어 내기도 하며, 따라 오는 상대방의 연을 피해 도망갈 수도 있다.
① 통줄 주기
- 연날리기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이 '통줄 주기'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실을 감다가 갑자기 풀어 주는 것을 '통줄 준다'라고 한다. 연의 머리가 위로 향하고 있을 때 연실을 감다가 통줄을 주면 연의 머리가 조, 우, 거꾸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이 때를 이용하여 모든 연의 묘기와 곡예가 이루어진다.
② 얼레질
- 얼레질이란 연실을 때에 맞춰 빠르게 또는 천천히 풀어주거나 감아 들이는 기술을 말한다.
③ 튀김질
- 튀김이란 얼레를 이용하여 연을 고정하는 기술을 말한다. 얼레를 잡고 있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탁 쳐서 연을 상, 하, 좌, 우로 움직이고 급회전 등의 기술을 부릴 때 필요하다.
④ 높이 올릴 때
- 위로 서 있는 연을 높이 올리려고 할 때는 실을 감아 주거나 튀김질을 하면 된다.
⑤ 거꾸로 서게 할 때
- 위로 서 있는 연을 거꾸로 서게 할 때에는 연줄을 감다가 통줄을 주면 된다. 통줄을 주면 연의 머리가 좌, 우, 거꾸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연의 머리가 거꾸로 될 때 연실을 감으면 연은 아래로 곤두박질 친다.
⑥ 거꾸로 된 연을 위로 서게 할 때
- 거꾸로 내려가는 연에 실을 감다가 사르르 풀어주면 연 머리가 위를 향하게 된다. 이 때, 줄을 감으면 위로 올라간다.
⑦ 왼쪽으로 가고자 할 때
- 위로 서 있는 연에 실을 감다가 통줄을 주면 연의 머리가 좌, 우, 거꾸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연의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 때에 실을 감아주면 연은 왼쪽으로 간다.
⑧ 오른쪽으로 가고자 할 때
- 위로 서 있는 연에 실을 감다가 통줄을 주면 방향을 바꾼다. 연의 머리가 오른쪽으로 기울 때에 실을 감아주면 연은 오른쪽으로 가게 된다.
⑨ 왼쪽으로 가는 연을 오른쪽으로 가게 할 때
- 왼쪽으로 가는 연에 실을 감다가 통줄을 주면 머리를 상, 하, 오른쪽으로 돌리게 된다. 연의 머리가 오른쪽으로 돌 때 연실을 감으면 오른쪽으로 간다. 연의 머리가 오른쪽으로 되어 있을 때 왼쪽으로 가게 하는 법도 이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⑩ 곡예
- 연실을 급히 감다가 왼손을 놓고 얼레를 잡고 있는 오른손을 앞을 향해 뻗으면(통줄을 주면), 연은 물구나무서듯 거꾸로 서서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쳐 내려오는데 이 때 간헐적으로 감았다, 풀었다하면 연이 마치 절을 하듯 꾸벅거리는데 이것을 '절 시킨다'고 한다. 또는 떠 있는 연이 내려오도록 줄을 풀어 주면 연체가 바람을 적게 받기 때문에 좌, 우로 기운다.
⑪ 병 잡기
- 연체의 구조가 잘못 제작되어 연이 바르게 뜨지 못할 때 잘못 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을 병 잡는다고 한다.
㉠ 연이 한쪽으로만 갈 때 병 잡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방법은 연이 돌아가는 방향의 반대쪽의 귓살 윗 부분을 뒤쪽으로 휘어 준다. 둘째는 돌아가는 방향에 있는 귓줄을 약간 늘여 주는 방법도 있다.
㉡ 연이 빙글빙글 돌 때에는 도는 쪽 반대쪽 귓살을 많이 휘어준다.
(5) 연놀이의 종류와 방법
① 높이 띄우기
- 연을 얼마만큼 멀리 높이 띄울 수 있는 가를 겨루는 놀이로, 연을 500m이상 띄우면 연의 무늬가 보이지 않고, 연을 약 1km가량 높이 띄우면 눈에 보일락 말락하고 그 이상이 넘으면 보이지 않는다. 연은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을 세차게 받기 때문에 연이 파손되거나 연실이 끊어질 우려가 있다.
② 재주부리기
- 글자 뜻 그대로 연의 재주를 보이는 놀이다. 날리는 사람의 손놀림에 따라서 연은 왼쪽, 오른쪽으로 또는 급전(急轉), 급강하(急降下), 급상승(急上昇) 등 다양한 궁중곡예(空中曲藝)를 부린다. 이는 연날리는 솜씨에도 달려있지만 그 보다도 우리 나라 연만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 특징이 다양한 기동성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③ 끊어먹기(연싸움)
- 대표적인 연놀이로 2개 혹은 그 이상의 연이 서로 교차하여 서로 연실을 비벼서 끊어먹기를 겨룬다. 끊어먹기 연놀이에서는 연실의 질기고 약함이 다소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다음의 조건들이 갖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첫째, 정확한 구조로 연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연실에 사기를 고르게 먹여야 한다. 세째, 연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끊어먹기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바람의 흐름을 최대한으로 이용한다.
연과 얼레의 각도는 항상 45°를 넘지 않도록 한다
상대편의 연이 바람을 잘 타고 떠 있을 때는 될 수 있는 한 상대편의 연에 접근하지 않는다.
상대편의 연이 접근하여 공격할 때는 바람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이편의 연을 재빨리 상대편의 연실에 거는 것이 유리하다.
이 때 상대편 연이 머리를 돌려서 물러갈 때 거는 것은 이편에게 불리하다.
연이 서로 얽혀서 약500m이상 풀어 주었다고 생각되면 될 수 있는 한 연실이 땅에 닿지 않도록 조금씩 풀어서 조종한다.
- 연줄 끊어먹기 놀이에서 우리 조상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이긴 쪽이 진 쪽을 위해 한 턱 내는 것이 그것이다, 진 편의 연이 이긴 편을 위하여 먼 하늘로 길보를 전하러 갔다고 여겨 진 편에게 한 턱 내는 아름다운 미덕의 풍습인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와 반대되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것은 진 편에서 이긴 편을 위해 한 턱 낸다는 것인데 이는 진 편(연줄이 끊어져 날아간 연)은 이긴 편(끊은 연)이 자기를 위해 연을 끊어 주어 자기의 액땜을 대신 해 주었다고 해서 한 턱 낸다고 한다. 여하튼 우리 조상은 옛부터 모든 것을 양보하고 남을 생각하며 빼앗고 침범하기 보다는 남을 대접하고 도와 주기를 좋아하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