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GMM에 출품하려고 만들었으니까 사진을 수정하는 오늘로부터 9년 전이네요.
반다이 HGUC 1/144 스케일 조립키트로 제작했구요 비네트처럼 꾸몄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중점을 둔 곳은 에폭시로 표현한 물입니다.
생각보다 잘 나와줘서 흡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경화제가 적어서 완전히 굳지 않아서 끈적끈적했던 기억이...^^
가조립후 자세를 잡아보았습니다.
구판 하이고그키트 상자에 그려져 있던 일러스트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부품 분할이 좌우로 되어있어서 조립을 하게 되면 가운데 분할선이 쬐금 거슬리죠.
타미야 퍼티를 발라주고 종이사포로 열심히 갈았습니다.
이때는 스폰지사포가 나오기 전이라 종이사포를 사용했구요 600번부터 1200번까지 고루 갈아줬습니다.
어깨 부분의 부품 분할 상태가 영 애매해서 메꿀까 고민하다가 반대쪽도 파주면 되겠다 싶어서 파버렸죠.
이렇게 하면 부품을 분리하고 칠하기가 별로 어렵지 않겠다 싶어 이런 결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조립과 수정작업을 완료한 후 분해하여 세척해줬습니다.
키트에 묻은 먼지나 지문자국을 제거해주기 위한 필수 단계이며 중성세제가 없을 때는 비누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ㅋ
이쑤시개에 꼬치구이처럼 꼽아놓고 색칠 준비를 했습니다.
군제 서페이서 1000으로 골고루 뿌려줬습니다. 이래야 사포질하면서 생긴 뽕빨이 있나없나를 찾을 수 있거든요.
군제락카 블루와 그린을 반반씩 섞은 후 흰색을 섞어 파스텔톤으로 채도를 낮춰줬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때는 명암색칠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냥 칠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깨 커버의 안쪽이 휜히 보이길래 내부는 다른색을 칠해줬습니다.
요즘같으면 오버 디테일을 해넣었겠지만 이때만 해도 건프라를 처음 만들던 때라서 그냥 이렇게 달렸습니다.
마스킹테이프로 기본색 칠한 외부를 덮고 내부를 에어브러시로 칠해줬죠.
물에서 방금 나온 모습을 해야하기 때문에 웨더링을 해줬습니다.
에나멜 블랙을 라이터기름에 묽게 타서 평붓으로 넓게 펴 발라준 후 한시간 이상 건조시켜줬습니다.
그리고나서 붓에 라이타기름을 뭍혀 지저분한 곳을 닦아내고 전체적으로 쓸린 것처럼 표현해줬습니다.
모서리를 위주로 벗겨진 표현을 해줍니다.
이걸 치핑이라고들 하는데 에나멜 실버를 세필붓에 묻혀서 일일이 그려줬습니다.
치핑이 재미있기는 한데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죠...^^
미리 준비해뒀던 나무 베이스와 그 위에 발사나무를 덧대어 기본이 될 베이스를 준비했습니다.
열심히 작업한 하이고그의 위치를 세팅해 준 후 발 부분의 위치를 표시해줬죠.
이래야 어떻게 장면을 만들지 구상하는 것이 쉽거든요.
석고로 베이스가 되는 지형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때는 잘 몰랐는데 석고가 정말 무겁더군요. 아이소핑크나 스폰지를 깔고 해야했는데 그냥 했더니 무게가 상당하더라구요.
왼쪽은 높게 오른쪽은 낮게해서 해변가라는 고저차를 표현해줬습니다.
그리고 바위는 석고가 굳는 시간차를 둬가며 완전히 경화되기 전에 얹어서 표현해줬습니다.
바위부분에만 먼저 이것저것 섞어준 짙은 녹색을 칠했습니다. 큰붓으로 콕콕 찍듯이 발라줬죠.
그 위에 짙은 갈색으로 밑색이 보이게끔 칠을 해줬습니다.
칠하다보면 얘네들끼리 섞이면서 오묘한 색감이 나오는데 이것도 우연의 효과라 하겠죠^^
바위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드라이브러싱을 해줬습니다.
에나멜 흰색을 붓 끝에 조금 묻혀서 콕콕콕 찍어주듯이 발라주면 이런 효과가 생깁니다.
철도모형 만들 때 배운 방식인데 이거 의외로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습니다.
바닥면의 석고 위에 오공본드를 발라준 후 그 위에 모래가루를 살살 뿌려줬습니다.
얕은 바다에 모래가 깔려있는 것에 착안해서 이런 표현을 해넣었습니다.
이 위에다 물과 오공본드를 희석한 접착액을 분무기로 촥촥 뿌려주면 아주 단단하게 붙습니다.
하이고그가 올라갈 자리에 제대로 올려지는지를 확인해봤습니다.
베이스의 고저차가 있기 때문에 다리를 굽힌 자세가 더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죠.
각종 물풀은 화방에서 판매하는 풀재료를 구입해서 붙여줬습니다.
하나하나 끝을 가위로 오래낸 후 접착제를 발라서 군데군데 심어줬습니다.
해초이기 때문에 미역 비슷하게 생긴 녀석들도 붙여줬는데 이놈들이 잘 붙지 않아서 고생했던 기억이...^^
이때만 해도 물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방법을 잘 몰랐던데다 전용 물표현제가 발매되기 전이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에폭시 수지를 부어주면 된다는 말에 주제와 경화제를 구입해와서 섞은 후 부어줬습니다.
섞을 때 클리어블루를 살짝 타서 색상을 내줬더니 훨씬 느낌이 좋더라구요.
그런데 경화제가 부족했는지 완전히 굳지않고 끈적끈적한 상태가 되버렸죠.
결국 표면에 물결 표현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상체를 끼워주고 자세를 잡고 세팅해줬습니다.
미사일 황동선으로 끼워서 발사되는 것처럼 꾸며준 후 솜으로 이걸 덮어줬습니다.
하이고그의 팔이 무거워서 받침대를 세웠지만 이걸 너무 작게 세워서 자꾸 넘어지려 하더군요.
이렇게 해서 완성했습니다.
지금도 갖고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생계 때문에 팔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까지도 물 표현을 했던 에폭시 수지는 여전히 건조되지 않아서 끈적끈적한 상태였습니다 ㅋㅋ
이때만 해도 건프라가 한참 보급되던 시기라 제작에 대한 의욕이 상당했었죠.
게다가 HGUC 키트는 MG와 달라서 손봐줄 곳이 많은 것을 당연시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비네트를 만들면서 역동적인 자세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그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웨더링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시 만들어보라면 개조된 형태로 여러 군데 손을 봐서 제대로 만들어주고 싶네요.
2003년에 처음 만들고 2012년에 사진 편집을 다시 하면서 복원했습니다.
그때가 그립습니다^^
첫댓글 와!!! 오랜만에 다시 보는거지만 이렇게 재작기까지 함께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될꺼 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