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이제껏 잃은 것과 얻은 것
놓친 것과 획득한 것
저울질해 보니
자랑할 게 없구나.
하많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좋은 의도는 화살처럼
과녁에 못 닿거나 빗나가 버린 걸
내 알고 있으니.
그러나 누가 감히
이런 식으로 손익을 가늠하랴.
패배는 승리의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썰물이 나가면 분명 밀물이 오듯이.
살아가는 걸 장사로 친다면, 나는 이제껏 얼마나 이윤을 얻고 얼마나 밑졌을까요? 나름대로 늘 이윤을 만들어 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했는데 돌이켜 보면 허송세월만 한 것 같고, 빈손만 남았습니다. 좋은 의도는 다 무산되고 자랑할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인생은 새옹지마, 손익을 그 어떤 물리적 방법으로도 가늠하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밑졌다고 슬퍼하면 이득이 오기도 하고, 이윤을 봤다고 기뻐하면 곧 화가 닥치기도 합니다.
그러니 ‘평탄한’ 삶이란 없는 건지도 모릅니다. 때로 밑지는 장사도 하고 때로 공짜로 얻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살다 보면, 썰물이 필연적으로 밀물이 되듯이 좋은 날이 꼭 올 거라고 시인은 자신있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삶은 계속 밑지기만 하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