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보는 한국의 명시 순례] <2>
이조년 / 이화에 월백하고…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三更인제
一枝春心을 子規야 알랴마는
多情도 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Moonlight white on white pear blossoms,
the Milky Way in the third watch,
how could the cuckoo know
that spring suffuses the branch?
Love, too, is like a sickness;
I cannot sleep tonight.
(영문학 교수 케빈 오록 선생님 번역)
낱말풀이: 이화(梨花)=배꽃(청초, 결백 등의 뜻을 가짐).
월백(月白)=환하게 달이 비침.
은한(銀漢)=은하수.
삼경(三更)=밤 11시~새벽 1시에 해당됨. '한밤중'이라는 뜻.
일지춘심(一枝春心)=나뭇가지에 어리어 있는 봄기운, 봄 같은 마음.
자규(子規)=소쩍새, 두견, 귀촉도.
내용: 배꽃에 달이 환하게 비치고, 은하수는 한밤중임을 알려주는데, 나뭇가지에 어리어 있는 봄 같은 마음을 두견새가 어찌 알겠느냐마는, 이렇게 다정한 내 마음이 병인지 잠이 오지 않는구나.
2연의 서술적 묘사는 대단히 상징적이며, 시인의 연인, 임금님, 혹은 조국을 지칭할 수 있다. 대안으로서 이 시는 고려조에 다가온 비탄의 시기를 묘사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조년 (李兆年) 고려 시대의 문신(1269~1343). 자는 원로(元老). 호는 매운당(梅雲堂)˙백화헌(百花軒). 충렬왕 20년(1294)에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1306년 비서승 때 왕유소(王惟紹) 등이 충렬왕 부자를 이간한 사건에 연루되어 귀양을 갔다. 충혜왕 원년(1340) 정당문학에 승진, 예문관 대제학이 되어 성산군(星山君)에 봉하여졌다. 시문에 뛰어났으며, 시조 1수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