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막상 현실로 다가온 20대 대선 결과를 종일 곱씹어봐도 쓴맛을 지울 수 없는 하루입니다.
언론인을 꿈꾸는 카페 아랑은 세월도 흐르고 플랫폼의 변화로 소소한 취업 정보만 간간이 공유되는 것으로 지나가네요.
20대 초반에 이 카페를 알고서, 20대 중반에 정회원이 돼, 30대 초입에 공공기관 홍보 담당자가 돼 약간은 언론계와 연을 맺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나이 먹은 만큼, since 2003의 인장을 찍고 있는 '아랑'도 곧 20년이 다 돼가네요.
여기를 통해 언론인의 꿈을 꾸신 분도, 저처럼 뭔가 맴도는 분도 나이가 있다면,
약 20년 전 아랑이 시작했을 때의 20대와 제가 언론인을 꿈꾼 10년 전과는 다른 오늘의 20대의 모습에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누구를 탓하려는 것도 아니고, 제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헌법에 근거한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에 근거해 지금의 20대가 그리고 특정 성별이 추구하는 바는 존중받고 보장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서늘함을 넘어 무서움이 밀려오네요.
군사 독재 정권 시대의 '빨갱이'가 '페미니즘'으로 치환돼 낙인이 되고, 그것을 철두철미하게 반(反)하는 세력의 후보가 당선자가 되는 선거 결과 앞에 아연실색하게 됩니다.
동년배로 묶일 나이의 남자로서 도대체 무엇이 그리 억울하고 분한지 아무리 생각해도 공감이 되지 않고 면구스럽습니다.
같이 미래를 만들 동지이며 후배인데, 상호 건널 수 없는 스틱스강의 양편에서 비방과 힐난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이미 대선 결과는 나왔고, 돌릴 수 없는 오늘이 되었네요.
부디 일말의 희망이 이어져, 무탈하게 새로운 행정부가 잘 마무리하길 바라야겠지요.
힘을 내보자고 쓰고 싶었습니다.
수상한 세월의 시작 앞에, 어쩌면 우리는 다시 한번 '안녕'을 묻고, '민주주의'를 되물어야 할 운명을 맞이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니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그 힘이 모여, 혐오가 부끄러워지고, 연대가 자랑스러워지며, 정의와 공정 상식이 특정 정치 세력에게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절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변화되는 날이 오길 희망해봅니다.
갈 길이 멀지만,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이곳에 계시는 많은 이들이, 각자의 위치와 현장에서 그 힘을 모아주시길 빌어봅니다.
첫댓글 암흑기가 찾아왔네요 조중동 지원하시는 분들은 호재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위로가 되네요
위안과 격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글 잘 쓰시네요. 한 자 한 자 곱씹어가며 읽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자주 읽으러 올게요. 위로가 되는 글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dhdjd76 늘 주의하고 조심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으나, 글에서는 부족한 부분으로 해석할 여지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 21대 총선 결과를 보면서 상대 진영이 느낄 절망감에 대해 잠깐 생각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2012년 19대 대선 결과를 보면서 느낀 절망감과 비슷하리라는 추측만 하고 넘어갔었지요.
저를 포함한 많은 시민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커가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작금의 현실은 상대방의 존재 자체가 타도와 부정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시대가 돼 무섭습니다. 그러니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힘을 내봅시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략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지만.. 걱정이 좀 과하신 것 같네요. 또한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의견을 무조건 공감할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좀 그렇고요. 물론 저도 그들의 의견을 100%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고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표출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님이 정말 그분들의 선택과 의견을 존중한다면 이런 류의 글보단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부터 갖추는 게 먼저일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이 걱정이 기우이길 바랍니다. 더불어 이 글이 상대 진영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아집이나 선언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로 현실에서 행동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저 종국엔 모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적 절차로 뽑힌 민주적 대통령입니다.
그러니 '안녕'을 물을 일도, '민주주의의 미래'를 물을 일도 없습니다.
그쪽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오만한지 모르겠네요.
간판에 '민주' 적시하고 있다고 해서 '민주'가 그쪽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
작성해주신 글을 보니 힘이 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떨어진 결과를 민주주의의 후퇴라 보고 누군가의 주장을 무작정 혐오로 낙인 찍으시는 걸 보면 글쓴이께서 한쪽 진영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는 거 아닐까요?
공감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공감합니다
뭐라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