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획실장님의 해명 잘 읽었습니다.
실장님 말씀처럼 ‘3개월이 넘게’ 이곳 아랑과 트위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해명을 요구했는데, 이제서야 겨우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그간 <침묵했던 것은 그 주장이란 것이 너무 사실과 동떨어지고 주관적이어서 대응하지 않는 게 오서님 본인은 물론 다른 당락 지원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셨다는데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경향의 면접태도에 대해 여러 지원자들이 아랑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곧바로 대응해 주셨으면 훨씬 신뢰가 갔을 겁니다. 그때는 미처 합격자 발표가 있기 전이었으니까, 2013년 경우처럼 남녀 성비 5:1이라는 심각한 비율만 아니면 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하셨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이 어린 여자 지원자 혼자서 항의한들 뭘 얼마나 하겠냐는 마음으로 홀대를 하신 건 아닌지 의문도 듭니다. 제가 트위터에서 지속적으로 항의하며 세상에 널리 알리고 연대를 요청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해명을 요구하기 시작하니까, 그때서야 뭔가 위기를 느끼고 대응의 필요성을 자각하신 게 아닌가요? 진정 저와 여러 지원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셨다면, 신속하게 해명하고 오해를 풀려는 노력을 보이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에 와서야 그간의 침묵이 우리를 위한 배려였다고 하시니 허탈할 뿐입니다. 제 항의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동참한 것은, 채용 때의 성차별 의혹 뿐만이 아니라, 항의자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경향의 태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마치 배려에 의한 것으로 호도하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저나 다른 지원자 외의 많은 분들이 그간 트위터를 통해 경향계정에 지속적으로 해명을 요구했는데, 그것들도 모두 묵살하고 단 한번도 대답을 주시지 않은 건 또 뭐라고 미화하실 겁니까...
아울러 제 주장이 ‘사실과 동떨어지고 주관적’이었다면서 제시한 2014년도 합격자 성비가 남녀 3:4 비율이었는데, 그건 편집기자직과 출판취재기자직까지 포함한 비율입니다. 제가 아랑에 처음 문제제기할 때 썼던 글은 취재기자 부문이었고 '최종 면접에 오른 여성비율이 7:3정도로 높았음에도, 결과는 3:2 비율로 남성이 다수입니다(durl.me/7s7ve5)'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글의 근거는 경향신문 채용 페이지에 올려진 합격자명단이었습니다. 그 명단을 보고 성별을 추정한 거고요. 제가 최종합격자 성비가 3:2라고 썼다면 총 합격인원은 다섯인 거고, 취재기자 분야를 말씀드린 거지요. 정말 성차별이 없었다면, 제가 애초 문제 제기했던 취재기자 분야에서의 최종면접에 오른 남녀 총인원수를 투명하게 밝혀 주신 뒤, 그 최종 합격인원의 성비도 제시해주셨다면 훨씬 설득력이 높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아래와 같이 권고하고 있네요.
<마. 입증책임의 배분(안 제30조 및 제31조)
(1) 차별행위의 피해주장자와 그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정보 및 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로 차별의 입증이 곤란함을 고려하여 차별행위의 피해주장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음.>
이왕 해명에 나서신 거, 제가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에 대해서는 경향 측에서 적극적으로 입증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취재기자 부문 최종면접에 오른 남녀 총 인원수와 최종합격자 성비를 요청드립니다.
아울러 이 지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지점은, 경향이 합격자를 발표한 시기는 이미 아랑에서 면접에 대해 여러 불만이 제기되고, 제가 트위터를 통해 면접 당시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난 이후의 일입니다. 면접 직후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2013년 같은 결과가 반복됨을 막기 위한 의도였고요. 즉, 성차별 여부를 가르는 관건은 최종합격자 발표 이전, 면접관들의 태도에 비중을 둬야 합니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성차별은 2014년보다 2013년이 더 심했습니다.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고 외부의 시정권고도 있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합격자 발표 전에 성차별에 대한 항의가 있으니 성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 추론합니다. 2014년도 최종합격자 성비는 성차별이 없었다는 증거라기보다, 성차별 항의의 부수적 성과일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장님께서는 또 다른 주관적 요소로 <“면접 때 면접관들이 2분 동안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아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남성 지원자들을 뽑기 위해 여성 지원자들을 차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서’님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 본사는 면접 중 특정 지원자를 상대로 장시간 아무 질문도 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라고 밝혀 주셨는데, 일단 저 자신이 면접장에 처음 들어선 순간 무관심한 느낌을 받았고 한동안 질문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분여 동안 아무 질문이 없어서 면접관들끼리 서로 눈치보며 ‘누가 질문 좀 하지?’라는 상황을 겪은 것은 제가 아니라 다른 지원자십니다. 그 분이 면접을 보고 나오자마자 그런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었고, 그 얘기를 들은 게 저 혼자만이 아닙니다. 혹시나 그 동안 해명을 않고 시간을 끄시며 그 분들을 만나서 회유를 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면접 직후 나눴던 카톡 대화기록 다 있습니다. 그리고 아랑에 처음 경향 면접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을 때, 동일한 경험에 대해 그 분도 익명으로 토로했던 말들 다 캡쳐 되어 있고요. 설마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그 분들을 동료로서 믿고 여성으로서 존경합니다만, 나중에 증언이 필요할 때 그 분들이 그때와 다른 말씀들을 하신다면 그새 왜 입장이 변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있을 것 같습니다. 취업이 절실한 이들로서 부당함에 항의하기 위해 거대언론에 맞서 증언을 해야하는 상황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에게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정말 단호하게 ‘아무 질문도 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라고 선언하시고 제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라고 확언하셨을 때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어서겠죠. 그 자신감의 근거가 뭔지부터 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겠습니다. 이제 좀 더 단순해졌네요. 경향이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라고 주장하시며 차별은 없었다고 하셨으니, 면접 당시 성의 있는 질문의 기회를 받지 못한 이들이 있었음을 제가 증명해내기만 하면 인정하시겠네요.
실장님께서는 <면접은 엄격하고 공정하게 실시됐으며, 남녀 차별은 없었습니다.>라고 분명히 말씀을 하셨는데, 위 문단에 언급했듯 면접 직후 여러 지원자들이 아랑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전원 여성지원자들이셨고요. 그리고 최초로 의문을 제기했던 분은 지금 경향에 재직 중이신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해당 글을 지우셔서 다른 댓글들도 다 지워졌는데 다행히 캡쳐를 해놓았습니다. 굳이 왜 지우셨을까요? 자기 글을 지우면 다른 이들의 댓글까지 다 지워지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분께서는 그런 선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셨습니다. 지원자 신분에서는 의문스럽기만 했던 면접관들의 태도가, 합격해서 경향 기자가 되면 단 번에 납득할만한 태도로 수긍되는 걸까요?
<하지만 ‘성차별이 있었다’고 자의적으로 단정짓고, 경향신문과 소속 기자들을 겨냥한 악성 발언을 온라인 상에 지속적으로 전파하는 명예훼손 행위는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 경향신문과 구성원들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을 자제해 주기 바랍니다.> 네. 저는 성차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향에 해명을 요구했던 거고요. 차별이라고 느꼈던 상황에 대하여, 나름의 정황근거들을 제시하며 해명을 요구해서도 안되나요? 제 근거가 부족했다면 일찍이 지적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오해를 풀어주셨으면 명쾌했을 일입니다. 아직도 경향의 관건은 ‘성차별 의혹 해명요구에 대한 대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원자로서 차별을 느꼈다고 근거를 제시하며 해명을 요구했고 그것에 오류가 있었다면 즉각 지적하고 오해를 풀었으면 됐을 일을, 지금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많은 분들에게 분노를 사고 항의를 받으니까, 이제서야 해명요구 자체에 근거가 없다는 반박만 하시는 걸로 보입니다. 아직도 경향에게 중요한 건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여성들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여론이 아닌지요? 소위 진보언론으로서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지난 시간을 부디 성찰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오서’님이 일방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이 주장에 대해 진위를 가릴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 또는 단체에 엄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안합니다. 여성 단체, 인권 단체, 노동 단체, 국가인권위 또 다른 어디든 좋습니다. 기관이나 단체는 ‘오서’님이 신뢰할 만한 곳으로 정해주십시오. 경향신문은 여하한 조사든 성실하게 응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제안 감사하게 받아드리겠습니다. 조만간 적절한 기관을 선정해서 제안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 덧붙입니다. 아랑에서나 트위터에서나 아래 글 내용 갖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으셔서 명백히 밝힙니다. <본사는 그동안 ‘오서’님을 한때 경향신문 문을 두드렸던 지원자로 보고 선의를 가지고 인내해왔습니다. 하지만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는 제안도 거부하고 일방적인 명예훼손 행위를 지속할 경우 부득이 수사의뢰와 형사. 민사 등 법적 대응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힙니다.>
위 내용 중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는 제안도 거부하고'는 아마도 이번에 경향 측이 제안하신 제3기관의 조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향 측의 제안을 왜 거부하셨냐고 질문하시는데 지난 석달간 그 어떤 제안도 없었음을 분명히 해둡니다. |
첫댓글 여성지원자 채용에 관한 dumu님의 문제의식 당연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여성차별에 대한 보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과 dumu님이 겪은 일이 성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보입니다. 1. 님께서 겪으신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있지 않습니다. '면접과정에서 무성의함을 느꼈다'는 말씀만으로는 부족해보입니다. 다른 지원자의 카톡대화 캡처본이 아니라 본인이 겪으신 일이 궁금하네요. 그 대목이 잘 안보입니다.
응원합니다. 홀로 상대하느라 심적 부담이 많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경향 측에서도 까고(?) 나온 마당에 궁금했던 내용, 억울했던 사항 모두 뱉으시고 답을 듣길 바랍니다.
한가지, 오서님이 거부했다던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는 제안"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던건지 궁금합니다.
2. 최초로 올리신 글과 오늘의 글 등을 보면 '필기통과자 성비'와 '면접위원 성비'를 맞춰야한다, 나아가 최종합격자 성비가 필기통과자 성비와 같거나 비슷해야 한다, 그래야 성차별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신데요, 필기통과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으시는 이유가...? 저 역시 당연히 여성이 지금보다 많이 뽑혀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동시에 필기시험이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과연 큰 포션을 차지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있거든요. 필기에 통과하지 못했지만 기자 자질이 충분해보이는 이들도 분명 많이 있고요.
작성자가 필기통과를 합격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필기통과자 전원에게 최종면접 기회를 줬으니 불가피하게(?) 필기통과자 숫자 기준으로 셈한 것 아닌가요?
@함함홈홈 글쎄요, 필기통과자 전원에게 최종면접 기회를 줬다는 이유로 필기통과 성비와 최종통과자 성비를 맞춰야 '성차별' 혐의를 벗을 수 있다는 논리가 저로서는 잘 수긍이 되지 않아서요...ㅠㅠㅠ
채용 과정에서의 여성차별 근거가 촘촘하지 않다는 지적엔 어느정도 동감입니다만, 그것이 경향의 무대응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근거 없는 의심이라면 충분히 설명해서 그 의심을 불식시키면 되는 일이었죠. 솔직히 힘없는 언시생에게 명예훼손이니 형사고발이니 운운하는 경향이 쓰레기같아 보이는데요... ;
'촘촘하지 않다'고 표현하셨는데 저는 dumu님께서 '당하신' 구체적인 상황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쪽이고요. '자신이 겪으신' 얘기가 진짜로 궁금합니다. 이번 글엔 그 내용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여하튼 그건 그렇고. 무대응과 성차별이 있었느냐는 또 다시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글만으로는 성차별이 있었다고 확신은 못하겠어요. 최종면접 전형을 치르기 전과 후의 성비가 너무 다르고, 전형위원이 무성의했다는 증언이있으니 그렇게 심증이 가는 것 뿐이죠. 저 역시 성차별 여부와는 별개로 경향의 이번 대응이 실망스럽다는 거에요.
@함함홈홈 네 그부분(대응부분)은 공감합니다ㅠㅠㅠ그런데 1.무성의 대목은 당락과 직접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사례로 드러나서, 힘이 좀 빠지는 문제제기로 보이고요(명백하게 심각한 상황을 당하셨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그래서 궁금한 겁니다)
2. 성비대목은, 글쎄요. 해결 촉구가 필요하고 만연한 문제이지요. 그러나 '내가 떨어졌고, 남녀성비가 최초와 달랐다, 그러므로 나는 차별당한 것이다'....는 좀.
그리고
dumu님도 맨 첫글에서 언급하셨는데 당시 성차별 의혹 제기하시니까, 다른 언론에서 취재 요청이 왔는데 응하지 않으셨다고..왜 그러셨는지 그점도 궁금하고요.
@귤많이먹어 면접에 갔다가 질문이 거의 없어서 낙담하고 있었는데 합격했다는 어느 분 얘기를 예전에 들은 적 있습니다. 이분이 성차별을 당했다고 말할 수 일을까요? 그리고 면접에 불만 가진 분들이 전원 여성 응시자였다는 얘기는, dumu님 글에서만 접할 수 있을 뿐 어디에서 확인을 해야할지... 전형절차를 거치면서 점점 성비가 달라지는 문제는 물론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떨어졌다, 확인해보니 필기통과 때와 성비가 달라졌다 -> 고로 나는 성차별당한 피해자다. 그러므로 나에게 사과하라' 이 논리가 저는 너무 거칠게 느껴져요.
@귤많이먹어 네..저는 '다른 지원자들 얘기 캡쳐해놨다, 증거로 쓸 것이다' 이 대목도 걸립니다. 면접 보고나면 불만족스럽죠. 하고 싶은 얘기 다 못한 것 같고...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자신이 처했던 상황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 정리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dumu님처럼 '나는 명백히 차별받았다'로 결론짓고 온라인에서 나서지 않았던 걸 두고 '용기없는 자'들로 낙인찍는 게 과연 적절할까요.그분들에 대한 우회적 흠집내기 아닌가요. 그리고 성비 문제는 구조적 차원에서 비판하고 파고들어갈 이슈인데, 최초 글 보면 면접위원에 대한 감정 쏟아내기가 두드러져서 그게 과연 적절한지...
글쓴이의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글쓴이가 지난 수개월간 분노와 억울함에 잠 못 이뤘을 밤들을 상상하며 위로를 전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진위를 밝히는 과정과 별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시고 그에 따라 좋은 결과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