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소설은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을 보면 그것은 명확해진다. 첫 번째 장편 <문명, 그 화려한 역 설>은 인문학적이고 종교적이고 문명적인 요소를 갖춘 소설이다. 두 번째 장편 <도피와 회귀>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학적 문체로 쓰여지고, 이성적 이해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세 번째 장편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는 선과 악, 신과 천사, 악마의 이야기이며, 인간이 갖추어야 할 이성과 오성과 명성이 무엇인지 묻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들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들은 인문학 적이고 철학적이지만, 내용은 소설적 재미와 흥미로 충만하다. 즉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짧은 챕터로 나열하면서 철학적 문체로 소설을 썼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늑대의 사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재미를 위해서 전개되고 진행되어 간다. 재미를 갖춘 소설 이지만 주제 또한 뚜렷하다.
<늑대의 사과>는 몇 개의 구성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이 작품은 흡 혈귀 소설이지만 그로데스크하지 않고, 사람의 목숨을 다루지만 잔인하지 않고, 남북 관계를 논하지만 이념적이지 않고, 전개가 가볍고 빠르지만 경박하지 않고, 내용이 무겁고 어두울 것 같지만 에로틱하고, 탈북자 소설이지만 남쪽 인물들이 주류를 이루고, 병든 사회를 적나라하게 표현하지만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이 말을 자문(自問)하면서 오늘을 살아간다. '인간은 무엇으 로 사는가?' 이 자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사랑과 행복과 자유다. 그러나 사랑과 행복은 오염되었고, 자유는 죽었다. 이 책은 사랑, 행복 그리고 죽은 자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 인
본명 최인호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출생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
2002년 1억고료 국제문학상 수상 「문명, 그 화려한 역설」
2008년~2019년 종로에서 <최인소설교실> 운영
2020년 도서출판 글여울 창립
● 발표작품
문명, 그 화려한 역설 (2021)
도피와 회귀 (2021)
돌고래의 신화 (단편집/2022)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2023)
문명, 그 화려한 역설 (개정판/2023)
늑대의 사과 (2023)
판매처|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