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중이다.
새벽 3시가 담장을 기웃거린다.
내리 사흘 째 야근이다.
각자 성향이 다른 동료와
밤을 지새는 것도 좋다.
통하는 동료와는 언니.친구.
독자로 이어진다.
오늘은 월례회까지 있어
인복.식복이 터졌다.
야근 전에 전직원이 회의 후에 회식이 이어졌다.
그저 사람이 좋다.
쫄로리 앉은 동료들이
대부분 수다상 독자다.
눈빛만 봐도 안다.
일터에서도 소풍을 셀프하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회식 후 남는 건 모두 뚱뚱한 내 차지다.
다들 내가 소화 기능이
좋다며 부러워 한다.
동료들에게 콜라 한 잔씩
건네며 덕담을 아끼지
않는다.
야식은 순간적으로
즐겁다.
곧 후회하더라도 먹는 쪽이 더 행복하기에
야식을 먼 길 보낼 수가
없다.
언니라고 부르는 동료와
짝꿍이 되었다.
너나들이가 잘 되니 즐겁다.
수다꽃이 활화산이 되어
내가 먼저 잘 수 있는
시간까지 기꺼이 썼다.
잠자리에 누워 있는데
반가운 전화가 온다.
곧 만날 생각에 한껏 고무된 상태다.
초등.중학 동창이니 터진
물꼬를 막을 수가 없다.
60세에 다시 만나 마음은 동심에서 논다.
화수분 기억력이다.
추억을 데리고
한참을 수다 떤 후에야
추억놀이는 끝냈다.
전직 교사인 친구가
조곤조곤 구체적으로
칭찬보따리를 안긴다.
"맹숙아!
넌 어릴 때 부터 긍정적이고 친화력이 대단하더니 아직도
여전하네.
넌 천연기념물이야."
진짜 비행기는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다.
남이 태워 준 말비행기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나를 지켜 본 지인들이
붙여 준 수식어들!
바람꽃이 시발점이다.
바람꽃ㅡ천연기념물 ㅡ
인간문화재 ㅡ숭어 등
그냥 살뿐인데 늘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니
자존감 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감씨 자매들과 친하면
만사형통이다.
감사.감동.감화.감격.
자신감이 어우러질 때
부모격인 자존감이
뿌리를 내린다.
행복 항아리를 비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1호
언니의 생일이다.
한 그루가 아니라서
늘어날 때 마다 호수를
붙이곤 했다.
힘들 때 물심양면 도와 준 적이 많아 맘빚이 태산이다.
쌀 한톨 없던 시절도 있었다.
가난은 쌀자루를 자꾸만
작게 만들어 갔다.
수십 킬로씩 재놓고
먹다가 가장 작은 단위인
1.6킬로까지 내려 갔다.
기가 막혔다.
하루치 양식도 안되는
쌀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갔다.
단돈 얼마도 모자라 외상으로 가져 온 적도
있다.
그 돈이 걸려 갚으려고
장부를 보라고 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마트라 어떻게 외상 장부에 적었을까 궁금했다.
사람 이름을 모를 때라
이렇게 외상 장부에
적었단다.
.1.6킬로 쌀 미수금.
난 그 순간 참으로 슬펐다.
그 후 밝은 인상으로 그 주인과 친해지면서 웃으며 그 순간을 회고했다.
그렇게 바닥을 헤맬 때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언니는 시댁에서 주는 쌀을 내게 가져다 주곤
했다.
부창부수다.
언니의 남편은 나를 어여삐여겨 직접 쌀을
가마니째로 우리집 거실까지 들여놔
주었다.
그 당시 우리 남편은 저질러놓은 일을 수습 못해 정신이 가출한
상태였다.
지인의 남편들이 올곧은
정신으로 바라 본 나를
감동받았다며 내편이
되어 도움을 주곤 했다.
학모로 만나 30년을 지속한 아름다운 인연이다.
8살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서로 좋아하여
내가 사돈하자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반듯하게 잘 성장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우린 행복한 시어머님이 되어 며느리 자랑 릴레이를 펼쳤다.
단아하고 지적인 올리비아 핫세 닮은
언니는 곧 할매가 된다.
이 언니에겐 할매 축하턱이란 명목으로
행복값을 치렀다.
그래도 되는 깊고
고마운 인연이다.
이 언니들에게 집밥을 긴 세월 대접하며 살았다.
만날 때 마다 메뉴를 달리하여 푸지게 밥상을
차렸다.
내 인생이 술술 풀린 건
집밥에 비례한 것 같다.
내 지인치고 집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가장 귀한 분 초대는
대구수필가협회장님인
소진 박기옥 선생님이다.
정성을 고봉으로 담아
차려 드렸더니 아주
달게 드신 후
극찬보따리를 안겨 주셨다.
사랑은 품앗이다.
내가 갑상선 항진증
포로가 되어 기운마저
바닥을 헤맬 때 선생님은
집밥을 먹여 주셨다.
찰밥.된장찌개.슴슴하게
찌진갈치조림.
조기.물김치 등.
선생님의 사랑밥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새삼 목이 메인다.
지금의 행복이 있기까지 내게 보약이 되어 준
은인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참 잘 살았다고 스스로도
감사패를 수여 한다.
실제로 감사장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
제일 감동지수를 높였던
감사 편지가 불쑥 떠오른다.
전업주부 시절 매일이다시피 집밥을 대접한 공로가 크다며
감사편지와 함께 빨간
내복 한 벌을 건넨
언니가 올리비아 핫세다.
언니는 곧 할매가 된다.
그 깊은 사랑을 아기에게 주면 얼마나 인품이 훌륭할까.
태어 날 준비를 하고 있을
언니의 손녀에게 바람꽃의 백만 불 짜리
기를 보낸다.
영차영차 힘껏 세상 구경하러 나올 아기 천사에게 미리 축하를
보낸다.
비단도 울고 갈 마음밭
고운 언니들과 30년
너나들이 한 세월이
재산이다.
생일밥을 맛있게 먹고
단골 카페로 갔다.
.성당못 빌 까페.
그 곳에 가면 늘씬한
자작나무들이 배꼽 인사를 한다.
카페에 들어서면
미소가 예쁜 카페 주인이
버선발로 환영 한다.
분위기와 인정미에 압도되어 내 사람으로
만들었다.
카페주로 만났다가 수다상 독자에서 친구가
되었다.
다정다감한 친구는 내가 가면 덤이 푸지다.
미니 딸기 케잌을 앞에
놓고 축하곡을 불렀다.
친구가 치즈케잌까지
선물로 보탠다.
분위기가 꽃등이었다.
친구는 얌전하게 깎은
사과와 박카스 두 개를
내 앞에 놓는다.
"바람꽃 친구야.
야근 할 때 피로회복제
마시거래이!
너무 무리는 하지 말거래이!
수다상 읽을 때 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엔
안 나와.
알게모르게 내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친대이!"
첫댓글 내가 올해 할 일중에서 <성당못 빌카페에 가기> 꼭 달성하여 인증샷 보내드릴깨요.
언니 글 읽을때마다 저 카페 은근히 끌려요~~
저에게도 늘 긍정 열정 주셔 감사장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