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중이다.
새벽 네 시가 담장에 걸터
앉았다.
신경이 예민하고 매사에 의심이 많아 잔걱정을
달고 사시는 어르신 한 분이 잠이 오지 않는다며
어둠 속에 앉아 계신다.
반면에 둔감지수가 높아
모든 것이 두루뭉수리한
난 잠을 쫓느라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있다.
60세 까지 살아보니
알겠다.
정서지수.열정지수.
적응지수.극복지수만 강조되어 왔다.
난 기필코 단언 한다.
가장 높아야 할 지수는
.둔감지수.
송곳처럼 예민하면 스스로 찔린다.
그 어떤 일에도 .그러려니.
이해하는 습관을 기르면
둔감지수가 높아진다.
둔감지수야말로 행복역으로 가는 기차표다.
세상만사 둥글둥글 살아가니 걸림돌이
없다.
그런 성격은 인기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치매 어르신들도 편한 사람을 알아 보신다.
요양원에서 유일하게 3년을 넘긴 장기 근속 근무자가 되었다.
앞으론 다른 동료들도
연달아 홈런을 칠듯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이런저런 일로 수많은 동료들이 퇴사하는 바람에 3년 장기 근속
근무자 1호가 되었다.
난 지금까지 근무한 모든 직장에서 장기 근속을 했다.
주인이 더 있어 달라고
붙드는 바람에 결혼 전
직장인 .교학사.도
결혼 준비를 미루고서라도 더 근무했다.
요양사가 되기 직전까진
건물관리사로 11년간
근무했다.
건물이 팔리지 않았다면
주인과 세입자들의
무한 신뢰를 얻으며
근무 했으리라.
난 스스로 장기 근속 근무자가 된 이유를 무던하고 불만없는 성격으로 꼽는다.
그 어떤 일도 불평하거나 거절한 적이 없다.
뭘 해도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다보니 즐겁게
근무할 수 있었다.
짝꿍이 매일 바뀔 때도
있다.
그조차 즐겁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다보니 그 누구와
짝꿍이 되더라도
즐겁게 근무 시간을
채운다.
근무가 노동이 아닌 소풍이니 지치지 않는다.
특히 야근은 문학에
큰 힘이 된다.
다들 잠든 밤에 홀로
눈을 말똥말똥 뜨고
보초서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수다상도 차리고
독자들의 댓글을 더
찬찬히 읽다보면 감동은
절정에 이른다.
행복 항아리를 비운다.
어제 아침에 야근을 마치자마자 근처 극장으로 갔다.
갓 개봉한 영화 .탄생.을
관람했다.
김대건 신부님의 아픈
일대기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자
수다상 왕애독자이자
댓글계의 대모가 아주
정리를 잘 하여 내게
보낸 것으로 줄거리를
대신한다.
♡탄생 줄거리♡
바람꽃 .탄생.
보길 잘 했다~
나도 며칠 전 .탄생.을 보고 눈물 많이 흘렸지.
우리나라에 들어온 카톨릭 역사와 세계 최초로 신부님 없이 신자끼리만의 신앙생활을 안타까이 여긴 교황청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신부님 양성에 침여시키고 그전에 파리 외방 신부님들을 파견시켜 순교에 이르는
여정들을 영화에 담고
결국은 김대건이라는 젊은 신부를 탄생시켜
우리나라 사람으로 최초 신부가 되었지.
그리고 김대건 신부는 순교로 피의 신부가 되고
최양업이라는
친구 신부는 전국을 돌며 사목 활동한 땀의 신부라 하였지~
낯선 영화를 그래도 봐 주니 우리나라 가톨릭이 어떻게 뿌리 내렸는지 좀 알게 되었제?
아무튼 나도 감동의 영화였어~~♡
같은 영화를 공유하게 되어 기쁘이~~♡ㅡ
비신자이지만 모든 종교의 화두가 사랑임은
잘 안다.
.탄생.후기를 참 신앙인인
댓글계의 대모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여 사족이 필요없다.
다만 인간적인 면으로 본
김대건 신부는 팔방미남이라 아무리
순교라지만 아깝기 짝이 없는 죽음이었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그의 해박한 지식과
세계를 두루 다닌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을 살렸다면 크게 국익을
도모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임금과 몇 명의
신하는 안목이 있어 신부를 살리자고도
말했다.
하지만 철옹성 같은
반대파들이 많아 신부이기 전에 알토란 같은 삶의 소유자였던
푸른 남자를 하늘나라로
보낸 것이 못내 안타깝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그런 명언을 위로 삼으며
극장을 빠져 나왔다.
혼밥도 즐긴다.
한번 쯤 다시 먹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던 일본 라면을
먹으러 갔다.
.탄생.을 본 직후라 국제적인 음식을 먹고
싶었다.
외국 문물을 못 받아들인
쇄국 정치가 나라를 망친
경험도 역사에 있은데다
종교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것을
받아 들인다.
일본 라면과 만두를 맛있게 먹고 소화제로
걷고 싶었다.
가까운 두류산까지 걸어
갔다.
봄이 쫙 깔려
인산인해다.
조붓한 산길로 들어섰다.
바람도 달고 심신은
더없이 평화로웠다.
박인희 .노래 모음집.을
들으며 홀로 산길을 걸으니 행복한 방랑자가
된 기분을 만끽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서예전.그림전은 나를 흥분시킨다.
내가 못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땀방울에 찬사를 보내며 감상을
했다.
가슴북 치는 글귀엔 멈추어졌다.
낭독한 후에 사진을 찍어
독진들과 공유했다.
다들 발품 팔지 않고
전시품을 보게 해 주어
고맙단다.
야근의 피로탑을 무너뜨리는 건 내겐 잠이
아니라 문화와 자연이다.
힐링의 끝을 본 후에
귀가했다.
물론 헐리우드 배우 뺨치는 바람꽃 연기혼을
펼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포시라운 여자들은 두손 두발 든 요양 일을 혼자
다 하고 온 듯 리얼한
연기를 펼친 후 내 방으로
쏙 들어간다.
완벽한 연기에 자화자찬 후 한 시간 남짓 꿀잠을
잔다.
남편 윤장금이 방문 앞에
햄버그 한 개와 피로회복제를 얌전하게
놓아두고 내 눈치를
고양이처럼 살핀다.
♡야근의 힘! 댓글꽃♡
ㅡ시낭송가.시니어 모델.마음밭 고운 독자ㅡ
작가님!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동료와 맘이 찰떡같이 맞아 행복하게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은 참으로 오랫만에 보기 드문 사람도 있구나 싶습니다.
존경의 마음 듬뿍 듭니다.
세상살이가 바람꽃님 처럼 긍정 마인드로 살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이 평화로울겁니다.
작가님의 글!
마음 설레며 읽습니다.
ㅡ댓글계의 대모.
시낭송가.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쪽집게 ㅡ
바람꽃~
암튼 혼자서 문화생활 알토란처럼 즐기고
틈틈히 살갑게 지인들을
맞이하며 글밥 꽃밥 사랑밥 감사밥 까지 너나들이 하는 모습들이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군~
어쩜 댓글로 바람꽃의 수다상을 더욱 꽃피우게 하는 팬들이 있기에 수다상의 진가는 빛이
나는것도 같애~
더불어 댓글들도 수준 향상~^^
시간도 돈도 정성도
쓸 때 쓸 줄 아는
타이밍의 귀재!
올 한 해 마무리 하며 수고한 자신에게도 늘 아낌없이 투자하는 바람꽃은 나에게 참 많이 힘을 주는 보배같은 존재야~
오늘도 어느 곳에서
문화와 문학인들과
활화산으로 꽃피울지 궁금하기도 하네~^^
그리고 친언니의 댓글이 수준급이 되어버렸어.
잠자고 있는 언니의 문학성을 벌떡 일으켜 세운 동생의 저력
높이 인정~~♡
소개한 댓글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고 날 때 부터 시인이라는 말 정말 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