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한 때가 그립다. **
풍경속의 여인처럼
그렇게 앉아서 상념의 나래를 펴 본다.
흘러간 시간들 속에서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거칠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모두 망각으로 끝내고
아름다웠던 어린 날의 초상화만
그리고 싶다.
사진속의 풍경 같은 곳이 내 과거에 있었다.
기억의 일기장에는 넒은 잔디밭이 있었고
잔디 밭 뒤쪽으로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었으며 잔디밭에는 그림 속에서
처럼 긴 의자가 네 귀퉁이에
놓여 있었다.
잔디 밭 앞에 장미 꽃이 한참 피어서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그윽하고 달콤한
향기는 간간히 부는 바람에도 우리들의
코를 감미롭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난 어렸고 아이들과 함께
그곳에서 마냥 즐거운데....
눈이 파란 사람과 우리나라 신사분이
와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주고받으니
어리기만 하던 우리는 얼마나 신기 했던지...
우리나라 사람이
나를 부르더니 장미꽃 밭에 들어가란다.
그리고 눈이 파란 사람이 사진을 찍었다.
독사진을 찍어 주었으니 얼마나 우쭐했던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고
햇살은 더욱 눈이 부신것 같았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 아이들과 합동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리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내게 뭐라고 말을 하기에
우리나라 아저씨를 빤히 처다
보았더니 너가 참 예쁘데...
지금 알고 보니 통역을 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슴이 부푸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 이었다.
다시 한번 우쭐해서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카메라는 구경하기도 어려운 시절에
생전처음 보는 분들이 나를 특별대우
해 주었으니
얼마나 흥분했을까?
구경하기도 쉽지 않은 과자를 주는데
내게는 더 많이 주는 것이다.
나는 요새말로 뻥을 쳤다 저 아저씨
우리 아버지 친구야.
아이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말로 나에겐
특별한 대우를 해 주었으니...
찍기만 하고 주지 않은 그 사진이
어떤지 지금도 궁금하고 가슴 설레게 한다
사진을 찍기만 하고 주지 않았으니 내 상상 속에
아이는 눈이 큰 예쁜 아이일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갔어도 난 꿈속에서
자주 기억속의 잔디 밭에서 또 다른 꿈을
키워 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평생을 내 기억 속에서 지워 지지 않는 한 가지
이유는 돌아오지 않은 사진 때문일까?
순수 했던 거짓말도 통했던 어린시절이 그립다.
과거로 돌아 갈수도 없으니 괜히 눈물만 글썽 인다
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바람처럼
그런 아름다움이 다시는 돌아 오지도 않았고
올수도 없으니 내 기억 속에서만 살아서
상상하게 한다.
어느
여행자의 사진첩에 꽃여 있을까?
이름도 모르는 나를 기억이나 할까?
아니면 이미 하늘나라!
그렇지 않으면 백발이 성성한 노인!
나는 아직도 그 짧은 순간을 기억하는데...
한국에서의 봄날에 어느 귀여운 아이라고...
그리고 한국의 아이들이라고.
꿈이었을까?
나는 꿈이 아닌데...
긴~~~ 세월이 지나도 도무지 꿈이 아닌데
다시 6월이 오면 그 곳에 가볼까?
근심 걱정이 전혀 없던 순수했던 시절이
너무 많이 그립다.
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