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은 무속인으로, 점쟁이는 역술가로.
직업 용어는 그 자체가 해당 직업인의 신분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지요. 옛날엔 간호사를 간호부라고 했는데, 이 용어가 해당 직업을 비하하는 느낌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부(婦)는 직업용어로는 잘 쓰이지 않거나, 구시대적 용어로 천직(賤職)에 주로 붙어 왔지요. 해서 나중에 간호원으로 바뀌었다가, 그마저도 '의사'라는 '사'자와 비교할 때 열등성을 드러낸다고 해서 간호사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간호사라는 용어도 나중에는 비하적 요소가 담길 수 있습니다. 용어가 직업의 속성을 설명하는 게 아니고 직업이 용어의 내재적 의미나 가치를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무당이란 용어도 구시대적이어서인지 지금은 사용하기를 꺼립니다.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는 직업인으로서, 점잖은 표현을 써야 한다는 것이지요. 해서 나온 용어가 '무속인'입니다. 점쟁이도 역술가로 바뀌는 추세지요. 물론 점쟁이와 역술가는 뉘앙스 차이가 있지만, 요즘 들어 역술가의 뜻이 확장돼 점쟁이가 가진 뜻을 거의 다 포괄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데, 사전을 찾았더니 무속인은 표제어로 등재되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