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과 수도원
루르드에 있는 동안 고성과 수도원 그리고 오래된 성당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그중에 성당 두 곳과 수도원 한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피레네 국립공원 (Parc national des Pyrénées)을 가는 도중 약간(?) 비켜서 마사비엘 동굴로부터 17 Km 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한 시골 마을의 생사뱅 수도원 교회 (Abbatiale de saint-savin-en-Lavedan)입니다.
수도원의 역사는 945년부터 시작되었고 성당은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 외관은 오래된 성당이구나 하는 느낌 정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좁은 문의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세상에 이런 곳이 남아있다니- 숨이 멎을 것 같다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낡음에 대한 놀라움이 아닌 아궁이가 있는 부엌의 느낌을 받으면서 천 년 전 그때에 내가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벅찬 감정이 밀려들었습니다.
바티칸이나 유럽의 웅장한 대성당이 인스턴트 라면 이곳은 진한 청국장 같은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치 아무리 훌륭한 작가가 찍은 화려하고 컬러풀한 김치 사진이라도 겨울에 시골 할머님 댁에서 먹은 김장김치 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라면 이해가 되려나?
생사뱅 수도원 교회 (Abbatiale de saint-savin-en-Lavedan)
이곳을 지나 자동차로 1분 정도를 더 들어가면 작은 언덕 위에 노트르담 피에타 예배당(La chapelle Notre-Dame de Pietat)이 있는데 이곳은 문이 닫혀있었고 개방하는 날짜가 아니어서 들어갈 수 없었고 출입구나 창문을 통해 내부를 볼 수도 없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른 한 곳은 베타람 동굴(Grottes de Betharram)을 다녀오는 길에 들렀던 마사비엘 동굴에서10 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생피에르 수도원(성베네딕트 수도원 (L’abbatiale saint pierre)입니다.
1022년에 성베네딕트 수도원이 건립되고 이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1096년에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에게 봉헌된 성당의 제단이 덧붙여 지은 성당입니다.
1569년에 개신교와의 종교전쟁을 통해 요새화된 성당으로 변모하였고 1660년 대지진으로 황폐화되고 1794년에는 가톨릭 예배가 금지되는 파란만장한 시간을 지내왔습니다.
역시나 한편에 있는 최초의 성당은 사뱅 수도원 교회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부엌의 느낌이 있었고 덧대어지은 성당보다는 훨씬 감동적이었지만 가뱅 수도원 교회만큼의 큰 흥분이 있지는 않았었습니다.
1022년에 지은 성당 (출입문으로 들어와서 왼편에 위치)
에스칼라디외 수도원(abbaye Escaladieu)은 마사비엘 동굴에서 30 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도원의 이름은 Occitan Escala a Diu 라틴어 Scala Dei , 즉 "신에게 이르는 사다리"를 의미하는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1130년경 시토회 수도사 그룹이 상류 계곡에 정착한 후 Pierre 백작 , Béatrix Guillaume 백작부인 및 Tarbes 대주교의 영지에 시토(Citeaux) 수도원과 본퐁 수도원(Bonnefont Abbey)을 설립했지만 가혹한 기후를 견디지 못하고 덜 황량한 땅을 찾아 1142년 Bigorre 백작의 근처에 정착하여 에스칼라디외 수도원을 설립하였고 오랜 기간 번성하였으나 이후 프로테스탄트 군대에 의해 파괴되기도 했고 국가 재산에서 개인에게 매각되어 사냥 모임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1939년 법령에 의해 역사적인 기념물로 되었다가 1997년에 오트-피레네 총평의회에서 구입하여 매 여름마다 콘서트가 열리고 콘서트, 전시회, 컨퍼런스, 연극 등을 통해 모두가 즐겁게 머물 수 있는 쾌적하고 활기찬 문화 공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도원은 문을 닫았고 입장료를 받는 영혼 없는 모양새 좋은 건축물로만 남아있는 ...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도 미술 전시회가 크게 열리고(굉장합니다) 뒤편 잔디밭에서는 예술가들의 파티가 있었습니다.
수도원에 있어야 할 그분들은 보이지 않았고 왠지 모를 마음 아픔이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