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난Nan에서” 2022. 1.
새해와 성탄
난 지역도 겨울이 되면 아침 기온이 5-6도까지 내려갑니다. 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후아이핫 전도처에 서 성탄 설교를 맡았습니다. 제가 말 씀드렸었죠? 우리 지역은 12월 중순 부터 1월 말까지 계속 성탄절이라고... 이 날은 신년예배 까지 겸하느라 그 전날 올라가 심방도 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했습니다. 까맣고 차갑고 맑은 하늘에 영롱한 별 들이 다이아몬드처럼 촘촘히 박혔습니다. 얼마만인지, 겨울철 별자리들이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합니다.
장로님 댁에서 하룻밤 잤습니다. 그 집에서 가장 두꺼운 이불을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추워서 추리닝까지 껴입어 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벼르던 일출을 보고자 새벽 부터 서둘렀습니다. 이윽고 찬란한 햇빛이 온 세상을 새 해로 물들였습니다. 커피와 토스트를 먹고, 새해 첫 설 교도 잘했습니다. 올해의 시작이 참 감사했습니다.
며칠 후 메싸난교회에서 예배가 있 었습니다. 작년에 태국기독교총회 전도사고시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요나단 전도사님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쾌청한 목소리가 시원시원합니 다. 시험 과정이 어려웠던만큼이나 설교가 딱 잡혔습니다. 그날 모인 80여 명의 성도들이 많은 은혜를 받았습 니다. 아멘이 여기저기 나왔습니다. 이내 곧 임명식을 하고나면 총회의 파란 목회자 가운을 입게 됩니다. 지금 보다 할 일도 많고 책임도 무거워집니다. 잘 할겁니다.
5노회 난지역의 마지막 성탄예 배는 후아이러이 전도처에서 있 었습니다. 읍내에서 가장 먼 곳 에 위치한 루아족의 교회입니다. 노회 많은 사람들이 같이 축하 하고 격려하고자 많이들 찾아주셨습니다. 손님들의 그런 마음을 아셨는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성도들이 식사와 선물을 일일이 준비하였습니다. 산에서 본인들이 직접 채취한 나물과 채소, 밭에서 나는 쌀, 그리고 칡뿌리 같 은 것들입니다. 건물이 세워지고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 태 미자립교회입니다. 그래도 성도들이 조금더 힘을 내 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전도처에서 교회 로 승격이 되고 자립 또한 하리라 기대합니다.
많이도 가셨다
12월 말부터 기도편지를 쓰고 있 는 지금까지 정말 많이 돌아가셨 습니다. 오전에는 성탄예배를 하 고 저녁에는 초상집에 가서 위로 예배를 드리기도 여러날이었습니다. 대개 4-5일 장을 하 는데, 코로나 상황이라서 사흘로 줄어든 것은 그나마 다 행입니다. 매일 밤 예배가 있거든요. 노회 목회자들이 참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힘든 내색 하 지 않고 슬픔을 당한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병환, 노환, 사고, 자살. 죽음의 이유도 다양합니다. 혼자였으면 어찌 이걸 다 했겠습니까. 노회의 일원이 되어 이곳 목회자들과 더불어 하나씩 순서를 맡 고 서로 돕고하니 가능한 일입니다. 그 런데도 불구하고 어제는 약간 지치더이다. 당분간은 장 례가 좀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어찌 사람 마음이겠습 니까. 일하라고 보내셨으니 하나님이 힘도 주시겠지요.
태국북부 3지부
GMS 태국지역 북부 3지부에 15가정의 선교사님들이 있습니 다. 자주 만나야 하는데 코로나 상황인데다가 지부장인 제가 덩 그러니 난에 살다보니 모임을 온라인으로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앙마이에 사시는 다른 임원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참 아늑한 지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작년 추석에 이어 설모임을 갖습니다. 이번 에는 치앙마이에서 대면으로 합니다. 윷놀이도 하고 떡 도 먹을 것 같습니다. 항상 붙어살면 잘 몰랐을, 그 정 이요. 사람 간의 정(情). 오랜만에 얼굴보고 이야기하고 놀고 떠들면 그야말로 한 식구 같은 느낌이라니까요.
<기도제목>
1. 두 사람의 영혼과 육체가 더욱 건강하여 사역 잘 감당하도록
2. 난의 24개 교회와 전도처들이 점차 자립할 수 있기를
3. 난 목회자들의 필요(자녀, 건강, 물질, 역량)를 채워주소서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니라(히11:8, 10)
2022년 1월 25일 이준호, 조선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