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난Nan에서”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하나님의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니라(히11:8, 10)
부름받아 나선 이 몸
난에 맨 처음 세워진 쁘라씨티펀교회 창 립 125주년 감사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날 부른 찬양 가운데 불후의 명곡 ‘부름받아 나선 이 몸’이 마음에 남습니다. 고3 늦은 가을, 신학교에 가야하는가보다 소명을 확신하고, 꺼이꺼이 목놓아 부르던 찬양 입니다. 가뜩이나 ‘초심’으로 고민하던 차에 태국어로 번 역된 이 한국찬양을 부르며 저는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6년전 세워진 전도처 메싸난비전교회는 조금씩 성장, 성숙하고 있습니다. 자기 교회 사랑하고, 자기 목회자 섬기는 모 습이 참 귀합니다. 믿지 않는 이웃들 사 이에서도 사랑의 본을 보이려 애를 씁 니다. 한편 반땀마을에 새로운 전도처를 개척 중입니다. 자주 모여 구상하고 기 도하고 준비합니다. 앞서 일하는 사람들 에게 지혜와 용기와 열정이 필요합니다.
함께라서 가능한 길
선교사라고 해서 저희가 뭐 항상 기쁘겠습 니까? 쉬지 않고 기도하겠습니까? 범사에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때로는 골머리 썪 고 속 답답한 일도 생기지만 함께라서 갑 니다. 노회 목회자들과 친구먹고, 선후배 삼아 얘기라도 하고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 집니다.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너도 그런 일이 있었 구나,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고 또 한번 버텨봅니다.
마흔 살 동갑내기, 워라웃과 삐야챗. 한 사람은 노회 임원이고, 또 한 사람은 어 느 교회 담임목회자입니다. 아이고, 말 도 많고 탈도 많은 힘든 자리입니다. 그 래도 저렇게 가끔 만나 웃으며 서로 격 려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흐뭇한지 모릅니다. 시골 난에까지 코로나가 여전 히 기승이네요. 우리 사랑스런 장로님이 격리하는 이웃들을 찾아가 물품을 건네 며 사랑을 전하십니다. 얼마 전 당신 아버지를 하나님 품에 안기셨는데, 저렇게 허전한 마음을 달래시는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어찌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KGAM 팀대표 임기를 겨우 몇 달 앞 두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도 참 많 았습니다. 고민하고 신경쓰고 숱한 밤 을 세우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옆에 돕는 손길이 있었고, 하나님이 함께 하여 주셨습니다. 오늘도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며 그래도 이분들이 태국 에서 내 식구란 생각이 드니, 얼마나 다행이지 뭡니까.
무던해질만도 한데 추석 때 보름달 보고 있으면 괜히 싱숭생숭 하거든 요. GMS 태국북부 3지부 사람들이 치앙마이에서 모였습니다. 난Nan 경 계를 반년만에 벗어났습니다. 시속 100km를 오랜만에 밟으려니 떨리더군요. 지난 6월 지부장이 되어 처음 대 면이라 인사도 할겸 설교를 맡았는데, 우리 딴거말고 영 혼 사랑하자고, 초심 회복하자고... 그러고 내려왔습니다. 기도회까지 마치고 식사를 같이 하는데, 한국 잡채와 태 국 쏨땀이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 마음에 힘입어
지난 몇 개월 예기치 않은 채우심을 몰아서 경험했습니다. 1)갑자기 돈이 생겼는데 형이 생각났다며 연락을 해 온 후배, 2)어머님이 선교비에 쓰고 싶다며 돈을 맡기셨 다는 선배, 3)태국 단기선교 후 혼인을 하고 후원을 작 정한 신혼부부, 4)코로나 중에도 교회 재정이 오히려 풍 성하여 이것은 당연히 흘려보내란 뜻으로 여기신다는 남쪽 어느 목사님, 5)노회 목회자들 수고하는데 밥 한끼 사고 싶으시다는 선생님, 6)공부한다고 부모 떨어져 지 내는 어린 학생 돕겠다는 집사님, 7)열악한 환경에서 담 임목회를 하는 여전도사님을 격려하고 싶어하신 미국에 어느 원로 사모님, 8)급기야 이건 제발 선교사님을 위해 서만 썼으면 좋겠다고 돈을 쥐어주셨던 정쌤... 여기 적 힌 분들 저는 얼굴도 한번 못 본 사람이 많습니다. 어떻 게 흘러간 기도편지 한자락을 읽고 후원의 마음이 드신 거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그 마음에 힘입어 오늘도 정신 바짝 차려 일하겠습니다.
<기도제목>
1. 앞으로 3개월 노회에 밀린 일들이 많습니다.
2. 바른 분별력과 지혜,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3. 그런 중에도 사랑과 긍휼의 마음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준호 조선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