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젠싱다녀온 후 제대로 일상에 그라운딩하기 위해 머리로, 글로 정리하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리 노력하는 내가 있었다. 작년 8월 젠싱1기 참여를 시작으로 올 2월까지 빡세게 달려와서 한 점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삶에서 젠싱의 효과가 빨리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잊은 채로... ㅠㅠ
8월 젠싱.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의도가 앞섰다. 그래서 말은 많은데 막상 내 장이 펼쳐지면 멍때리고, 끊어지고... 그러니 은빛늑대가 '품고 있어보세요.'라고 했고, 근데 그것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전달되어서... 그리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그림을 그렸는데 거기에 내가 통과해야 할 문이 보였다. '아~ 이거구나! 이 사건은 얘기도, 치유작업도 참 많이.. 했던 거라 넘어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라 두 번째 젠싱에 갔다.
10월 젠싱.
첫 번째 체크인 시간에 노래를 불렀다. 젠싱 가기 전날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문득 떠오른 노래. 20대 후반에 양심수를 위한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처음 들었던 노래 '파랑새' 이다.
'퍼덕 퍼덕 나~는 새. 푸른 하늘 좋다고 높이 높이 날-더-니 왜 날개 접었을까. 퍼덕 퍼덕 날고 싶어도 날 수 가 없네.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새야. 못 다 한 사랑이 못 다 이룬 약속이 못 다 핀 청춘이 애-닳-퍼. 파랑새는 울-어 예으리.'
노래 부른 뒤에 엄마와 나 그리고 언니의 아픔이 겹쳐져서 불렀고 엄마는 울지도 못하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두 번째 장에서 내가 중학교 때 쓰러졌던 얘기를 했다. 그리고 가족세우기를 했다. 감사하게도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둘째 오빠를 만났으며, 오빠가 물놀이 사고로 죽은 이후 내가 둘째오빠의 역할을 하며 살았음을 가족세우기의 '에너지 장'에서 경험했다. 둘째오빠가 ,혼자 가족들 감당하느라, "외로웠지!"라는 말을 했을 때 울음이 나왔고 가슴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이어 둘째 오빠를 기억하겠노라는 그 치유의 문장을 내가 말할 때 오빠가 엄마에 대해 화났던 게 풀렸다고 한다. 이 부분은 직접경험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대역 섰던 친구에게 들었다. 이도 감사하다.
아버지 대역 섰던 이는 비로소 내가 어린아이로 보였다고 얘기했고... 이도 감사하다.
글을 쓰는 지금 젠싱에서 은빛늑대가 얘기했던 말씀을 떠올리며 눈물 흘린다. 어떤 사건을 넘어서서 존재하는 부모의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아버지가 딸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셨다'고 한 말씀이다. 남자아이들이랑 놀다가 늦어졌다는 말을 듣자마자 아버지가 '너 같은 건 공부할 필요가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내며 내게 책가방을 내던졌던 것이...둘째오빠처럼 나를 잃을 까봐 놀라서 그러셨던 것이었음을 이제 알며 울음 운다. 암으로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당신 손으로 둘째오빠 사망신고를 못하셨던 아빠. 내가 중학교 때 쓰러진 이후 나를 병원 데리고 다니며 전적으로 나를 돌보셨으며, 아픈 아빠한테 골질하며 다락방에서 내려오지 않던 내게 손 내밀어 주셨던 아빠. 그 사랑을 전체적으로 만나며 내가 풀어진다.
우리 아빠. 사랑합니다.^^~~~~~~~
첫댓글 풀녀의 젠싱. 응원합니다. 하나씩 풀려서 함께 기뻐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 사랑에 경의를.
아버지가 딸을 지키는 사랑에 두 손 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