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의 근육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릎의 각도는 110도다. 산을 오를 때 이 각도를 유지하면 가장 효율적이다. 우리 몸에는 순발력은 있으나 피로하기 쉬운 속근(速筋)과 힘은 약하지만 지속력이 있는 지근(遲筋)이 있다. 등산의 비결은 가능한 한 속근을 사용하지 않고 지근만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경사가 있는 산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속근을 사용하게 마련이다. 여기서 한 가지 방법은 노래를 웅얼거리면서 숨이 차지 않도록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다. 이 때 노래는 뽕짝조의 느린 것이 좋다. 그러면 자연히 속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걸을 수 있다. 게다가 지근을 사용하는 운동을 계속하면 근육 속의 모세혈관이 늘어나 몸의 움직임이 좋아진다. 이렇게 등산을 하면 피로가 오히려 줄어든다.
통상 근육은 수축을 하면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하산할 때는 허벅지의 근육이 늘어나면서 체중을 버티는 부자연스러운 현상이 생긴다. 이런 무리한 운동이 계속되면 근육에 작은 상처가 많이 생겨 근육통이 생긴다. 이런 현상을 피하려면 보폭을 줄여 내려가야 한다.
일본의 지카다비 같은 바닥이 유연한 신을 신고 하산하면 지형의 변화를 감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어 자연히 보폭이 줄어든다고 한다. 바닥이 단단한 등산화는 장시간 산행을 할 때 발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이 때문에 발바닥의 감각이 둔해진다. 하산하기 전이나 휴식을 할 때 등산화를 벗고 양발을 신은채 또는 맨발로 몇 번 걸으면서 감각을 되살리면 도움이 된다.
스틱은 등산에 도움이 되지만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하산 시 스틱의 힘을 믿고 보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산하기 전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커피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일본식 된장국 미소시루다. 땀을 흘려 부족하기 쉬운 염분이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불가결한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