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3일(금) 화평하게 하라
성경말씀 민수기 27:1-11
찬송 425장
한국 사회를 ‘분노 사회’라 규정하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곳곳에 도사린 분노의 강도와 양상이 점점 증폭되어 우리 사회 기반을 흔들 만큼 위험수위에 다다랐습니다. 개인이건 집단이건 ‘불공정하다, 내 몫을 더 달라,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때때로 그 외침은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분노와 갈등의 소리는 점점 높아가는 반면, 화해와 조정과 상생을 향한 목소리와 몸짓은 이내 묻혀 버리고 맙니다.
종과 노예로 살던 애굽을 탈출하여 자유와 평등의 나라를 향하는 이스라엘 공동체에도 이런 갈등이 있었습니다. 장차 가나안에 들어가 얻게 될 기업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이 기업 분배법과 당시 관례에 따라 억울한 처분을 받게 될 지경에 처했습니다. 아들 없이 죽은 아버지의 이름과 혈통이 사라질뿐더러, 기업 분배에서도 제외될 상황인 것입니다.
모세와 이스라엘 공동체가 이런 불평등과 갈등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주목해 봅시다. 모두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이 과정에 폭력과 생떼, 억압과 독재는 아예 자리하지 않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공동체 앞에서 문제를 자세하게 진술하고, 모세와 공동체는 경청합니다. 그리고 완전하신 하나님께 소상히 아룁니다. 완전하신 하나님의 계시와 언약법이 허물 많은 인간 세계에 그대로 실현되지 못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모세와 공동체는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새로운 규례를 만들고, 그에 따라 슬로브핫 딸들은 아버지의 기업을 당당히 물려 받았습니다. 자칫 갈등과 분노로 악화될 뻔한 상황을 평화와 상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역시 하나님은 ‘평화의 왕’이시며, 그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따르는 그들도 화평케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공동체 안의 작고 소외되고 연약한 자의 소리와 몸짓에 귀를 열어 크게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을 다해 구체적으로 반응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분노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평화와 상생의 세상’을 이루는 걸음을 함께 내딛자고 세상에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노 사회를 화평케 하는 걸음을 옳기고 있답니까?
화평케 하시는 하나님, 무엇보다 먼저 무지와 아집을 버리고 하나님과 진정한 화평을 누리기 원합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여전히 갈등과 분노가 가득한 이 땅에 화평을 전하기 원합니다. 우리에게 은혜와 능력을 부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황규선목사/은광교회
첫댓글 아멘! 우리에게 화평할 수 있는 은혜와 능력을 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