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1 (화) 가장 아름다운 심방
성경 누가복음 1:39~45
찬송 85장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에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부르는 '편지 이중창'이 나옵니다. '산들바람의 노래(Canzonetta sull’aria)'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곡입니다. 두 소프라노가 짧고 유쾌한 대사를 아름다운 멜로디에 담아 주고받다가 절묘한 화음으로 어우러져 함께 노래합니다. 따뜻한 봄바람처럼 다가오는 아름다운 듀엣곡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소개하는 오늘 본문에서도 새 생명의 역사를 노래하는 화사한 여성 이중창이 들려옵니다. 그 시작은 마리아의 신속한 움직임입니다. 마리아는 천사를 통해 친척 엘리사벳의 소식을 듣자마자 일어나 길을 떠납니다. '빨리'라고 번역한 헬라어 '메타 스푸데스'는 '열심히', '열정적으로'라고 옮길 수도 있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는 '열정'이 마리아의 발걸음을 재촉한 것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 문안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사람을 찾아가 문안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말이 세 번이나 반복됩니다(40, 41, 44). 문안이 일으킨 효과도 세 가지입니다. 먼저 엘리사벳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뛰놀기 시작합니다. 문안을 받은 사람 안에서 생명이 약동하는 것입니다. 둘째,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습니다. 인간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하나님의 일에 나를 맡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끝으로 엘리사벳의 입에서 축복의 말이 폭포수처럼 쏟아 져 나옵니다.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42).",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45)."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만남, 곧 심방이 이와 같기를 바랍니다. 심방은 '찾을 심(尋)과 찾을 방(訪)이 결합한 말입니다. 찾고 또 찾는 겁니다.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사는 사람은 '열정적으로' 믿음의 벗을 찾아갑니다. 그에게서 실현되고 있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대하며 '문안'합니다. 그럴 때 우리 안의 생명이 기쁨으로 약동합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이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서로를 진심으로 축복하면서 믿음의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우리 일상에서 이러한 '심방' 만큼 필요한 것이 또 있을까요?
심방을 하는 나의 마음, 심방을 받는 나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주님, 마리아와 엘리사벳이 서로를 향한 간절함으로 만나 문안하고 축복하는 모습을 우리 마음에 그려봅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도 서로 안에 있는 생명을 약동하게 하는 만남, 서로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만남이 될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손성현 목사/창천교회)
첫댓글 아멘! 오늘도 모든 만남이 서로를 진심으로 축복하는 만남이 될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인도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