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파리의 창공
L’Heure Bleue
뢰르 블뢰(L’Heure Bleue, 1912)는 “푸르른 시간”이라고 옮겨지는데, 그 이름의 유래는 제1차 세계대전의 끔찍한 바람이 불어오기 전의 평화로운 파리 세느강 가의 해질녘 풍경, 짙푸른 파리의 하늘은 아름다웠다. 좋은 시절의 상징이라고 설명 된다. 이 정경은 크레망 세루보 (Clement Serveau)의 삽화에 멋지게 표현되어 있다.
여름 해질녘에 콩코드 광장에서 샹젤리제 대로 방향의 하늘 모습, 깊은 청색이다. 이 색의 이미지는 훗날 파리의 저녁이라는 이름을 가진 Soir de Paris 의 용기 색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크리에이터 쟈크 겔랑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 릴리(Lily)에게 줄 선물로 L’Heure Bleue를 창작했다고 한다.
L’Heure Bleue는 프랑소와즈 코티의 L’Origan(1906)에서 힌트를 받았지만 겔랑과 달리 코티는 조향사 출신이 아니었다. “코티는 코르시카 사람으로, 직관적이다. 그에 반해 세련된 부르주아 환경에서 교육 받고 자란 쟈크 겔랑은 이지적이다.”고 로샤스에 있던 조향사 니콜라 마무나스(파리 교외의 베르사이유에 있는 향료 학교 ISIPCA의 창립자이자 현재는 프리랜서로 독립한 조향사)는 말한다.
또 프랑스 조향사 협회장이었던 Guy Robert는 “코티의 L’Origan 창작은 빛나는 구상이었지만 그 강렬하고 중후한 임팩트는 과장되었다. 이에 반해 L’Heure Bleue는 신선한 꽃과 같다.”고 말했다. L’Heure Bleue의 향기 구성에 대해서는 카네이션과 아니스 씨드 어코드의 미묘한 조합, 오리스(붓꽃의 뿌리를 2~3년 말려서 향료를 추출)와 바닐라의 부드러운 파우더리 향기가 무스크의 진하고 풍부함, 카네이션의 따뜻함과 합쳐진 전체 효과는 매우 독특하다.
그것은 L’Heure Bleue를 따뜻하게, 관능적인 느낌을 주며, 특히 농밀하여 여성의 피부에 빌로드를 감은 것 같은 감촉을 준다. 또한 역사적으로 L’Heure Bleue는 알데하이드를 넣은 겔랑의 최초의 향수이다. 알데하이드는 단순히 적은 천연 향조를 강하게 하기 위해 넣었는데, 소량이어서 들어간 것인지 아닌지 알지 못할 정도였다. L’Heure Bleue의 용기는 레이몬 겔랑에 의해 디자인 된 것으로, 덧붙여 말하면 용기보다도 내용물로 승부를 내는 겔랑의 전통적인 배경이 있지만, 아르 누보 스타일의 최초의 디자인이며, 그것은 용기의 어깨 부분에 반영되어 있다. 겔랑은 320 종 이상의 독특한 향수를 창작하였지만, 뒤이어 나온 Mitsouko(1919) 용기 디자인과 똑 같은 경우는 아주 드문 케이스이다.
광활한 우크라이나의 해바라기 평원에서 흐트러진 옷차림으로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걷던 대스타 소피아 로렌. 영화 “해바라기”에서 세계의 영화 팬들에게 애수(哀愁)에 젖은 모습으로 각인 된 그녀가 애용하던 향수가 L’Heure Bleue였다. 푸르른 파리의 창공을 담은, 한 폭의 추억과 같은 향수이다.
*출처 : 불후의 명품 향수 이야기(신광출판사)
첫댓글 오~소피아로렌이쓰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