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필 시집 <몰랐으면 그만인데> 포엠포엠시인선046 (올컬러 하느카바양장본)
최성필의 이번 시집을 지탱하고 있는 다수의 시편은 원형 세계의 공간을 호출하는 전략을 경유한다. 이때 원형 세계란 완결된 유년의 이상향이라기보다는 삶이 아직 분화되기 이전의 감각과 욕망이 작동하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라캉(Jacques Lacan)의 개념에 기대어 말하자면, 그것은 상징적 질서에 완전히 포섭되기 이전의 ‘상상계(Imaginary)’적 세계에 가깝다. 그 세계는 회귀의 대상이라기보다 현재의 삶이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되살려내는 정서적 기반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런 선언이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자, <몰랐으면 그만인데> 의 '마음’이 아닐까.
- 해설에서 박성준(시인, 문학평론가)
최성필 시집 <몰랐으면 그만인데>에서 시편들은 티 없이 맑은 무소유를 지향하는 애잔함이 선명하다. 시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삶의 깊이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현재의 시간은 환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여정은 아름다운 기억의 파동으로 번져서 시집 곳곳에 스며있다.
최성필 시인의 개인적 기억의 서사는 단순한 감정이나 회상의 차원을 넘어, 우리가 살아온 지난 시절의 결핍과 삶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하며 이어왔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체험은 시적 소재로 새롭게 태어나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독자의 가슴을 적셔주듯이 마치 무언의 메아리처럼, 절제된 언어로 시편들을 채워간다. 이 시집에는 새소리와 빗소리, 바람소리 같은 자연의 음향과 함께 보리밭, 숲, 국화, 앵두꽃, 도라지꽃의 향기, 그리고 뒷동산과 변치 않는 친구가 어우러져 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감성으로 짜인 최성필 시집 <몰랐으면 그만인데> 는 독자의 가슴으로 고향의 향수처럼 따뜻하게 스며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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