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선물

[첫눈사랑]

할머니의 선물

허기진 낮 달이 갯벌 위에 폐선처럼 떠있고, 혼절의 가난 앞에 거미 줄 앞에 하루살이 같은 흔적 없는 바람만 들고 날 뿐입니다 

“여보 어떡해.. 오늘 수술 못하면 수미가 죽는데..” 

 “...........” 

 “어떻게든 해봐..” 

눈 한 번 감았다 뜨니 빈 하늘만 남은 아내의 통곡 어린 비수가 남편의 가슴을 뚫고 지나 갑니다 

지나는 바람 한 점 주머니에 담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며 병실 문을 나선 남자가 갈 수 있는데라고는 포장 마차 

그저 아픔의 시간 안에서 혼자 외로이 견뎌내는 슬픈 원망 앞에는 소주 한 병과 깍두기 한 접시가 놓여 있었습니다 

빛 한 톨 머물 수 없는 마음으로 술을 마신 남자가 어둠이 누운 거리를 헤매 돌다 담배 한 갑을 사려고 멈춰 선 곳은 어느 불 꺼진 가게 앞...

술김에 문 손잡이를 당겼더니 문이 삐그덕~ 소리내며 열렸습니다.

가게 안을 두리번 거리던 남자의 눈에 달 빛에 비친 금고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여보 어떻게든 해봐.."

낮에 들은 아내의 부서진 말이 그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 갔습니다 

엉겹결에 아무 생각없이 금고 문을 열고 주머니에 닥치는대로 돈을 주워 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서 계셨습니다 

밥 그릇이 배 고픔에 뒤집어지듯 남자는 정신을 차리고 주머니에 담았던 돈을 금고에 다시 되돌려 옮겨 놓고 있을 때 말없이 다가선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잔돈 푼을 가져다 어디에 쓰려고.... 무슨 딱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데 그 이유나 한 번 들어 봄세.. “ 

할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무 말도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하는 남자에게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자네가 말 안 해도 알겠네 오죽 힘 들었으면... 쯧쯧~

힘을 내게... 살다 보면 뜻하지 않는 일들이 생기는 게 인생 아니겠나?“ 

할머니는 남자의 손에 준비한 듯 무언가를 쥐어 주었습니다 

“부족하겠지만 우선 이걸루 급한 불은 꺼질 걸세" 

가게 문을 나서 저 만치 걸어가는 남자가 어둠 속에 서있는 할머니를 자꾸만 뒤돌아 보면서 울먹이고 있을 때...

“열심히 살아~ 그러면 꼭 좋은 날이 올 거야..“ 라고 위로하셨습니다 

똑같은 가을이 세 번 바뀌어 가던 어느 날, 할머니 집 가게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 섰습니다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라며 묻는 젊은 여자는 외면한 채 두리번 거리기만 하던 남자가 물었습니다.

“저어,, 여기 혹시 할머니.... 

“아 저의 어머니를 찾으시는군요.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 가셨습니다”

얼마 후에 물어 물어 남자가 찾아간 곳은 할머니가 묻히신 산소였습니다. 

“할머니가 빌려주신 돈을 잘 쓰고 돌려 드리러 왔는데... 제가 너무 늦게 찾아 왔네요. 그 때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통한의 눈물을 흘리던 남자의 눈에 할머니 묘비에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

그 이후 사 계절이 두어 번 오고, 간 후 해맑은 하늘에 사랑 비가 간간히 뿌려지는 날 오후에 공원에 작은 푸드 트럭 한 대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무료 급식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밥은 남편이 국은 아내가 반찬은 딸 수미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맛있는 음싯을 나눠주는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럭 지붕 맨 꼭대기에 깃발 하나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그 깃발에는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 “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뷱하세요~

[굴이 김종대]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 깊이새길 지혜를 볼 수 있게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강건하세요.

[첫눈사랑]

베푸는 것은 곳간이 아닌 마음에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고운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