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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돼지의 추억 ㅡ
돼지농장이야기
2000년 여름 러시아 개방이후 차이코프스키음악원 유학을 보낸 딸아이는 유학을 마치고 8년만에 돌아오면서 동생하나를 달고왔다. 러시아 고양이 한마리를 데리고 와서는 그게 지 동생이란다. 지가 유학중 외로울 때 얼마나 위로가 되주고 어쩌고저쩌고하여 절대로 두고 올 수 없었다고...
돼지란 이름은 새끼때 자라면서 돼지처럼 살찐 모습을 보고 모스크바대학 사실 난 반대했지만 엄마를 속이고 암튼 비용도 많이들었을 성 싶은 이동장에 넣어 비행기 특수칸에 실어왔단다 근데 저는 부려놓기만 하고 마치 KGB 가 이동한듯 하루종일 전화통이 불나고 안그러면 종일 외출이라 도통 돼지를 돌보질 않으니 천상 재택 근무중인 내가 먹이도 주고 물도 주고 똥도치우고 모래도 갈아주며 돌 볼수 밖에 없었는데 안하던 짓을 하자니 엄청 귀찮더니만 하 이녀석이 가만보니 여늬 고양이하곤 달랐다
의젖한 생김새는 고하간에 뭔가 필요해도 생전 야옹~하는 보통고양이 울음이란걸 내지않는다. 내 일이 바쁜때 는 눈에 띄지도 않아서 때론 둘만 있는집안에서 이 녀석의 존재 자체를 잊는 때도있다 어 너 뭐야 어디로 들왔어? 하고 어느날 주방에 앉은 내 주위를 맴도는 녀석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어디론가 가는 것이었다 나가나 보다 하고 가만 있으니 또 다시 오더니 다리사이를 꼬리를 스치며 왔다 갔다한다 그대로 앉아 있으니 조금 걸어갔다가 또 돌아와서 다리사이를 왔다갔다 하다 가는 듯 하다 멈춰서 날 돌아다 보길래 좀 이상타하고 따라가보니 켓챠우(고양이사료) 놓아둔데 까지 가더니 돌아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 계속 따라가보니 제 밥그릇 둔 대와서 멈추었다 아뿔싸~~!! 빈밥그릇만 덩그라니 놓여있는게 아닌가?...
그제야 딸아이 동생돼지의 존재를 상기해 내고는 "아고고고 밥이 없었네 너 있는줄도 몰랐다야...미안해 미안해" 캣챠우를 가득담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오도독오도독 소리를 내면서 식빵자세로 앉아 한참을 먹는다. 아니 얘가 이게 대체 얼마를 굶은 거냐?...딸 아이는 2박삼일 여행을 갔다 오늘 오는데..... 집에온 딸아이는 응? 난 모래만 갈아주고 엄마가 아들밥은 줄것같아서 따로 더 안주고 갔는디? 한다. 아니?? 야~! 관둬 내가 언제 얘를 낳았어?? 이런 괘씸한 ! 난 고양이엄마는 싫으니까 너나 언니하세요~ 했지만... 세상에나...말못하는 짐승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그래도 어쩌면 고양이가 야옹 소리한번을 안내고 며칠을 조용히 견디고 있었다니... 너무 미안하기도하고 고양이 답지않은 점잖은 묘품에 나는 점점 돼지에게 반하기 시작 했다.
그러던중 여동생이 놀러와 돼지를 잠시보더니 애가 참 카리스마있고 도도하기도 하고 점잖고 품위가있다며 자기집에 데려갔다 며칠후 전화가왔다 세상에.... 언니 난 돼지한테 뻑 갔잖아 ? 왜?? 돼지는 고양이가 아니야 어쩌면 그럴 수 가있어?... 응??? 먼일?? 진일이 이게 공부를 너무 안하고 게임만 하길래 어느날 사생결단낼 참으로 작심하고 혼 내주고 있는데 갑자기 돼지가 확 내앞에 나타나더니 두발을 떡 뻐티고 눈을 똑바로뜨고 나를 뚫어지게 쏘아보면서 쏼라쏠라 꽐라꿀라뿔라뽈라 뮬라꼴라~@#$%@ 이상한 발음으로 뭐라고뭐라고 계속 지꺼리는거야~ 나 들으라는것 처럼 눈도안떼고 말이야 근데 하도 오래 그러길래 아차 싶어 진일 너 들어가 하고 진일이을 들여 보내니까 그제사 지 자리로 가는거 있지?... 히야~~~진짜....그럴수가... 진일이도 뿅가고 그말 듣고 진일 아빠도 뿅가고 우리식구 다 돼지 팬 됬어~^^ 한다
돼지가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오자 모든 고양이는 위급할때 저를 구해주는 줄로 아는지 진일이는 그 담부터 새끼 길고양이를 만나면 모두 데려다가 베란다에 두고 두마리째 부터는 아빠몰래 기른단다.벌써 네마리나...
이런 고양이는 없다고 열살이나 됬으니 죽기전에 씨라도 받자는 가족회의결과 마침 굶주려 다 죽어가는 2개월된 새끼 길고양이가 발견되어 데려다 두어달 길러서 장가를 들여 국제결혼성공 색시가 너무 작아 제왕절개까지해서 낳은 다섯마리의 새끼중 단 한 마리도 돼지닮은 놈은 없었다..
안해주면 서운해 하지만 우리돼지는 언제나 처자식들 다 먹이고난 후에 저는 먹는다. 화장실도 자식들 다 들어갔다 나오면 가고 물을 먹다가도 자식들이 다가오면 뒤로 물러났다가 식솔들이 다먹고 나오면 그제사 저는 마저 먹고 아내와 자식 들에게 무엇이든 양보한다.
필요한것 있는데로 유인해가서 구해지면 처자식을 위해 공수한다. 마치 모스코비치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상점 앞에서 끝없는 줄을 서고 기다리듯 고양이 특유의 할큄 같은 쫌 스런 태도를 절대 보이지 않고 카리스마있게 가장으로서 엄격한 군기를 잡는다.
돼지아이들 커가는 모습은 참으로 새로운 행복감을 주었지만 딸아이 친구가 데리고 나온 강아지 두마리까지 친구엄마의 반대로 집에는 못데려가고 동물병원에 임시로 맡겼다며 우리집에 데리고온 바람에 집에있던 애완견에 합의 열한마리가 이리저리 날뛰는 우리집은 완전 동물원이 되었고 손님이 왔다가는 질겁을 하며 세상에 아니 아파트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동물을???하며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고 내온 차에 짐승털이라도 빠졌을까 찝찝한지 대게들 안마시고 문간 접견으로끝이다
할 수없이 안방을 비워서 고양이가족이 안방에서만 살게 했는데 안방 장농위에 모두 올라가 고개만 아무래도 짐승들은 시골에서 지 맘것 돌아다니게 하고 기르면 좋을 것 같아서 딸아이를 시집 보내자마자 귀촌하여 곧 봄이되 텃밭농사도 짓게되었다. 돼지는 조용히 다가가 달래는지 혼내는지 같이 데리고 나오기도 하는 등... 마치 농장 지기처럼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휘 채소밭을 잘 지키기에 친지들은 귀촌2년차인 우리집을 돼지농장 이라 부르고 있다.
... 2010년 돼지농장에서...
늘 이렇게 윗사진처럼 편안한 얼굴을 하고 아래 사진처럼 식빵자세로 앉아 돼지농장을 평온하게 분위기를 주도 하지만 밤에 사진을 찍으면 눈에서 레이져광선 같은게 찍힌다
식빵덩어리처럼 앉아 있다가도 혹시 쥐나 두꺼비 참새라도 발견하면 이런 눈빛으로 슬슬 움직이기 시작 그러다가 사정거리안에 들어오면 비호같이 달려가 참새도 잡고 쥐도 잡곤 하는데 딴엔 선물이라는데 전리품을 현관문앞에 갖다놓곤 한다
참새를 잡을때는 나무위로도 올라가는데 순식간이라 동영상을 찍을 틈이 없어 찍지못한것이 참 아쉽다 동영상자료가 없어 누구도 이아이가 참새나 쥐를 잡는다는걸 믿지 않으니. 이제는 전설로나 남게 되었다
ㅡ 돼지떠난 쓸쓸한 돼지농장에서ㅡ
이 성묘군자 돼지가 하늘로 떠난 오늘 마치 이태전 어머니 가실때나 같은 심정이다.그래도 그 때는 밥은 먹히던데.. 오늘은 왠지 종일 먹을수가 없다 딸아이 때문에 개와 고양이를 엉겹결에 기르면서 나는 동물이 인간보다 더 소통이 잘 된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천길 물속보다 한길 사람속을 알 수 없다는 인간에 회자되는 이 격언을 실감 하게되는 때라면 인간세상을 좀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ㅡ어느날의 고해성사 ㅡ
며칠전 박제를 보냈다 그러나... 아직도 난 돼지를 보내지 못하고 해매고 있다.아니 벌을 받고 있다. 병원에 다녀온 그날 새벽4시 까지 근 12시간 영양제수액을 다 맞고 바늘 빼고 이불덮어 주니 잠들길래 돼지가 움직이는 소리를 4시간동안 듣지 못했다.
여보여보 빨리 나와봐 돼지가 이상해~ 양반의 울부짓는소리에벌떡일어나 나가보니 화장실가려고 움직였는지 이불은 차버리고 화장실 앞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작은몸에 12시간동안 맞은 500그람의 수액이 과했던지...온몸이 오줌에 젖어 체온이 떨어져서 였는지... 곧 젖은털을 닦고 차가운 몸을 따듯하게 해 주었지만.... 영양제 수액을 꽂아주며 이거맞고 소생하면 한 일년 더 살 수도 있고 소생 못하면 다른병이 든 것이라 했는데... 여러날 지나면서 상황정리가 되니 역시나 또 마지막까지도 보호를 잘못한 내 탓이 드러난다. 미칠지경이다.데리고 같이 잠 들었더라도 갔을수도 있지만...품에안고 재우다 라도 보낼것을...
되던 안되던 병원드라마에서 처럼 숨이 멋는 순간 인공호흡이라도 해 볼 것을,... 심폐소생술이라도 해 볼 것을... 그 순간에 왜 그런생각을 못했는지 그렇게 허망하게 보냇는지.... 밤마다 자리에 들면 습관처럼 나즈막히 돼지를 불러본다. 몇번이고 불러 보아도 돼지의 빈 자리는 내 눈물만 젖는다
미안해 돼지야 엄마가 잘못했어 용서해 줘,돼지야 엄마가 벌 받을께... 너무 보고싶은 우리돼지야...ㅠㅠ ㅠㅠ ㅠㅠ
아....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 내 죄가 너무 크다. 날이 갈 수록 더욱 가슴 아프고 죄책감에 고통스럽지만.... 나는 좀 더 벌을 받아야 할 것 같다.
...... 2013년 .1월을 보내며 ..... |
첫댓글 돼지에대한 사랑의 감동글 잘 읽었습니다.
제 딸아이도 16년된 검은고양이 한마리를 하늘나라에 보냈고
현재, 죽은놈과 꼭 닮은 검정색 고양이를 키우고 있답니다.
아주 의젓하게 생긴놈이 딸이 컴퓨터를 하면 자판기에 떡 버티고앉아
있는 아주 영리한 고냥이랍니다.^^
얼떨결에 딸때문에 견냥이들을 길러보니,,,,
사람보다 충직하고 진심교감 되던군요...
사람처럼 영리한놈 감성적인놈 까탈스런놈
소심한놈 대범한놈 등 각양각색의' 말만 못할뿐이지 각 개체가
사람의 성품다름처럼 성품들이 다 다르고 개성이 있더군요
말못한다고 짐승을 무기체 처리해 버림은 절대안된단 교훈을 얻었습니다
느낌다있고 감정도 눈물도 웃음도 있고 사람보다는 견냥이 들에게서
오히려 삶의 위안을 얻게 되던군요,,,